2005년 5월호

관리자의 ‘외로움’ 이겨내기

  • 글: 김현섭 취업 전문가· 스카우트 대표

    입력2005-04-21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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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의 ‘외로움’ 이겨내기
    40대 초반의 K부장은 최근 전화 업무를 주로 하는 고객관리팀을 맡게 됐다. 팀 특성상 20대 젊은 여직원이 대다수이고, 30대 초반의 남자 직원이 두어 명 있을 뿐이다. 처음에는 젊고 발랄한 직원들과 일한다는 게 반갑게 여겨졌으나, 한 달도 채 안 되어 자신이 그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사실에 고립감과 소외감을 갖게 됐다.

    휴식시간은 물론이고 업무시간에도 그들은 메신저를 통해 시시각각 대화를 나누는 듯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자신이 가까이 가면 금세 대화를 중단하고 잠잠해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회식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팀원들은 술자리에서 모두 하나가 됐지만 자신만 그 자리에 동화되지 못했다. 노래방을 가도 다들 자신의 노래에는 무관심했고, 랩을 섞어가며 분위기를 돋우는 다른 부하직원들의 노랫가락만 흥에 겨워했다. 직원들과 나이차가 많은지라 그들의 대화나 문화 속에 깊이 끼여드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 무덤덤해지려고 했지만, 몇 달 동안 반복되는 생활 속에 K부장의 외로움은 고조됐다.

    K부장처럼 직책이 높아질수록 외로움을 토로하는 관리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어떤 팀원들을 만나냐에 따라 그 강도가 다르지만 대화를 나눌 동료가 적다는 것, 직원들과 함께 즐길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는 모두 동감한다.

    아무리 마음 맞는 선후배가 있다 하더라도 연배의 동기만큼 편하지는 않다.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는 비슷한 경험을 하고 그 고민을 나눌 입사 동기들이 주위에 있어 좋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직책이 높아지면서 함께했던 동기가 하나 둘씩 떠나고 주변에는 경쟁자들만 남게 된다. 젊은 시절 자신이 또래문화를 누리던 것처럼 이제는 후배들이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직장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젊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부하직원들과 동화하는 지름길이다. 메신저를 깔고 그들의 대화에 동참하거나 미니홈피, 블로그 등을 통해 업무 외적으로 교류하는 것도 좋다. 또한 다른 부서의 관리자와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관리자간 업무 공유를 위해서뿐 아니라 서로의 애로사항을 가장 잘 아는 사이인 만큼 공과 사를 구별해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



    대개 윗사람이 되면 가장 보고 싶은 사람으로 자신의 옛 상사를 꼽는다. 직장인들은 대부분 자신이 그 위치가 되고 그 상황에 놓였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는 어리석은 구석이 있다. 가장 보고 싶은 그 사람을 지금 당장 찾아가 조언을 구해보는 것은 어떨까. 상사는 분명 기쁜 마음으로 당신을 반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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