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미신> 1638~40년경, 나무에 유채, 221×181㎝,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소장
숲 속 광장에서 벌거벗은 세 여신이 손과 팔로 서로를 잡고 서 있다. 나뭇가지에는 여신들이 벗어 놓은 옷들이 걸려 있고 나팔을 안고 있는 큐피드 조각상에서는 물이 쏟아져 내린다.
전통적으로 삼미신의 가운데 한 명은 뒷모습을 보이고 나머지 두 신은 앞쪽을 바라보는 구도로 그려지는데 이 같은 구도는 폼페이 벽화에 나타난 것으로 후대의 화가들이 이 구도를 차용했다. 뒷모습의 여신은 사랑을, 앞을 보는 여신은 미를, 옆을 보는 여신은 쾌락을 상징한다. 이 작품에서 여신의 서 있는 방향은 인간의 사랑을 암시한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는 이 작품에서 뒷모습을 보이는 여인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두 번째 아내 헬레네 푸르망을, 오른쪽에는 첫 번째 아내 이사벨라를 그려 넣어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을 한 화폭에 담아냈다. 루벤스는 가장 이상적인 여인으로 자신의 아내 두 사람을 모델로 한 것이다. 루벤스의 누드화는 뚜렷한 선으로 묘사된 것이 아니라 명암에 의해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살로메> 1906년, 캔버스에 유채, 115×62㎝, 뮌헨 시립 렌바흐 미술관 소장
성서에 나오는 살로메는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헤롯왕을 유혹해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한다. 약속 때문에 헤롯왕은 어쩔 수 없이 요한을 참수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오스카 와일드는 살로메가 세례자 요한을 사랑해 참수한 후 그의 입술에 키스하는 것으로 내용을 바꾸어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살로메는 엉덩이에 옷을 걸쳐 입고 요염하게 춤을 추면서 시선은 아래 쟁반에 담긴 세례자 요한을 향하고 있다. 화려하고 이국적인 장식물은 살로메의 벌거벗은 상체를 강조하고 있으며 춤을 추기 위해 입은 스커트는 치골에 걸쳐져 있지만 음모가 살짝 보여 마치 벗겨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살로메가 춤을 추면서 치골에 손을 얹은 자세는 육감적인 허리를 강조하면서 시선을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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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오른쪽 하단에 살로메 뒤로 세례 요한의 목이 있는 쟁반을 들고 있는 못생긴 남자가 그녀를 흠모하는 눈빛으로 보고 있다. 그의 못생긴 외모는 살로메의 미모와 대비돼 강조되고 있다.
프란츠 폰 슈툭이 이 작품에서 배경을 어두운 밤하늘로 선택한 것은 죽음과 파멸을 상징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