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호

“무죄 추정” vs “보수 죽는 길”…尹 절연 놓고 쪼개진 보수, 민심은 어디로

尹 ‘무기징역’에 장동혁 국힘 대표 ‘무죄추정 원칙’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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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6-02-20 13: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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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안과 미래, “윤어게인 세력과 절연 공식 선언하라”

    • 한동훈 “장 대표는‘윤 세력 숙주’”

    • 지도부, 당명 개정‧MZ 공관위원 임명…이미지 쇄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법원이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무죄 추정”을 주장하면서 당이 혼란의 소용돌이로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20일 기자회견에서 ‘계엄은 곧 내란이 아니며, 내란죄에 대한 공수처 수사가 위법하다’는 기존 주장을 상기시키며 “1심 판결은 이러한 주장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1심 판결”이라며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무죄 추정” vs 한동훈 “보수와 국힘이 죽는 길”

    장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당 일각에서 터져 나오는 ‘尹 절연’ 요구와 확연한 온도 차가 난다.

    국민의힘 내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19일 법원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윤 어게인’ 세력과 즉각 절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제 우리 국민의힘은 뼈를 깎는 성찰과 반성을 통해 ‘탄핵의 강’을 건너 통합과 혁신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공식 선언하고,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직후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공화국에서 주권자를 적으로 삼은 권력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며 “보수의 위기는 감옥에 간 대통령이 아니라 아직도 그 대통령의 언어로 말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을 겨냥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20일 SNS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내란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다음 날, 장 대표가 '우리가 윤석열이다'라고 윤석열 노선을 분명히 선언했다"며 "보수와 국민의힘이 죽는 길"이라고 썼다. 이어 "장 대표는 단지 '윤석열 세력의 숙주'일 뿐,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그러니 장동혁은 윤석열 끊으면 보수는 살지만 자기는 죽으니 못 끊는 것이다. 자기만 살려고 당과 보수를 팔아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 ‘尹 절연’ 또는 ‘윤 어게인’ 세력과의 결별 요구가 터져 나오는데도 장 대표가 이들과 결이 다른 주장을 폄에 따라 지방선거 전 범야권 통합은 물론 중도 표심 잡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 피고인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 피고인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는 ‘계엄=내란’이라고 규정한 1심 재판부 판단에 동의하는 국민이 많은지, 장동혁 대표가 주장하는 ‘무죄추정 원칙’에 동의하는 국민이 많은지를 가르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尹 절연’이란 본질을 외면하고서 국민의힘이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데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尹 절연뿐 아니라 윤 어게인 세력과도 과감히 결별하는 특단의 대책 없이는 이번 지방선거에 국민의힘이 계엄과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부장판사는 19일 “헌법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킬 목적으로 한 비상계엄 선포는 내란죄가 성립한다”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의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1심에서 ‘사형’은 면했지만 재판부가 ‘계엄=내란’이란 점을 선고를 통해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향후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심에서 어떤 판결이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당명 개정, 인재 영입으로 이미지 쇄신?

    ‘국민의힘은 현재 당명 개정과 인재 영입을 통한 이미지 쇄신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당명 공모를 통해 현재 2개의 새 당명 후보로 압축한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 보고를 거쳐 3월1일 새 당명을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또한 尹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직전에는 6‧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주도할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구성을 마쳤다.

    공관위는 이정현 공관위원장을 포함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공관위원에는 경기 성남 중원 당협위원장인 윤용근 변호사를 비롯해 김보람 한국 정책학회 이사(여성·1983년생), 송서율 정책연구단체 Team.Fe 대표(여성·1989년생), 이동건 국민의힘 중앙당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위원(남성·1990년생), 이하나 성균관대 겸임교수(여성·1984년생), 황수림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이사(여성·1991년생) 등이 합류했다. 윤 변호사를 제외하고 모두 1980·90년대 생이다. 부위원장에는 당연직인 정희용 사무총장이,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서지영 홍보본부장과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이 위원으로 임명됐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공관위원장은 “당내와 외부 인사를 각각 50%로 구성했고 현역 국회의원 참여는 당연직 사무총장을 포함해 3명으로 최소화했다”며 “인선에서 계파와 지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지 혁신공천을 함께할 수 있는지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사과와 절연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고, 그에 따른 변화와 혁신의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와 절연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지키려 한다면 국민의힘에 팔다리를 잡고 서로 끌어당기려고 하지 말고 국민의힘 깃발 아래 모여 힘을 합쳐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이 당명 개정을 추진하고 쇄신 공천을 위한 공관위 구성을 마쳤지만, 그 정도 노력으로 등 돌린 민심을 돌릴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명 개정은 박근혜 탄핵 이후에도 한차례 시도했던 일 아니냐”며 “새누리당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꿔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를 치렀지만, 결과가 어떠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높은 정치의식을 가진 우리 국민은 당명 개정이란 얕은수에 넘어가지 않는다”며 “본질적 변화 없이는 재기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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