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청장 비서 때 경찰·시민 수차례 폭행하고 자해
판결문엔 “정치 관련 견해차”만…피해자 “5·18 기억 없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995년 10월 11일 벌인 ‘주폭 사건’에 대해 담겨있는 양천구의회 속기록(왼쪽)과 서울지법 판결문. 양천구의회,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그러나 1995년 10월 20일 열린 양천구의회 회의 속기록에 당시 상황이 종래 알려진 것과 달리 적시돼 파장이 커졌다. 해당 발언은 구정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공식 회의록에 기록됐다. 제3자의 전언이나 추측 형식이 아니며 면책특권이 없는 구의원이 직접 상세히 진술한 것이 특징이다.
당시 장행일 구의원(무소속)은 “비서실장(김석영)과 비서(정원오)가 카페에서 술을 15만 원 상당을 마신 뒤 카페 주인에게 여종업원과 외박을 요구했으나 주인이 이를 거절했다”며 “그러자 비서실장과 비서는 ‘앞으로 영업을 다 해 먹을 것이냐’ 등으로 협박하면서 주인과 말다툼을 하던 중 옆 좌석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모 의원의 비서관이라는 손님이 이를 만류하자 폭행을 가하여 2주 진단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관 2명이 말리려 하자 김 비서실장과 정 비서가 폭행을 가했다”며 “정 비서는 그 자리에서 자해 행위를 했고 경찰관의 공무집행방해를 했으며 김 실장은 약 50m 정도 도주하다가 붙잡혔다”고 말했다.
이듬해 7월 10일 선고된 재판 판결문에는 구체적 언급 없이 “정치 관계 이야기 등을 나누다 서로 정파가 다른 관계로 언성이 높아지면서 다퉜다”고만 적시돼 있다. 관련해 공범이었던 김석영 씨는 5월 14일 “6·27지방선거와 5·18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 끝에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폭행을 주도했다”고 부연했지만, 피해자의 증언은 엇갈린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날 공개한 피해자 육성에는 “5·18 때문에 논쟁을 한다든가 또 그 이후에 사과를 받았다는 그런 기억이 전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피해자는 과거 박범진 민주자유당 의원실 소속의 이모 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해 폭행 직전 해인 1994년 5월 17일 당시 박범진 민자당 대변인이 “5월 희생이 이 나라 민주주의 터전이 됐고 문민정부 탄생이 광주 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상기한다”며 “민자당은 정부와 함께 민주화운동의 복원과 명예 회복, 그리고 그 상처와 아품을 치유하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성명을 낸 사실도 5·18 견해차설에 의구심을 키우는 요소다.
주폭 사건의 발생 장소를 둘러싼 해석도 엇갈린다. 정원오 후보 측은 “당시 장소는 목동 아파트 단지 인근의 일반음식점 형태 카페로, 접대부나 2차, 외박 요구가 가능한 업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속기록에서 정 후보의 상관이던 양재호 양천구청장은 “관내 유흥업소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해 시시비비를 떠나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 후보 측은 “속기록에 기록된 구의원의 일방적 주장을 객관적 근거인 것처럼 제시하며 악의적 흑색선전을 했다”며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을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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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주간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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