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호

이국종 교수 비망록 관련 ‘신동아’ 기사 화제

삶과 죽음에 대한 치열한 기억 담겨…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7-11-24 18: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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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3일 총탄을 맞은 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의 수술을 맡은 이국종 아주대 교수의 비망록 내용이 다시 세간의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이 교수는 2016년 9월 '신동아'와 인터뷰를 하며 비망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그가 책으로 출간할 생각으로 작성한 비망록은 A4 용지 101장(10만9000자) 분량에 달한다. 그의 비망록은 ‘이 글은 삶과 죽음에 대한 치열한 기억으로서 읽히길 바란다. 의료진은 모두 실명이며 환자는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가명으로 처리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실명으로 등장하는 일부 인사들의 '너저분한 행태'와 ‘병원 내 정치’와 관련한 내용도 담겼다.
    당시 그를 인터뷰하기 전 비망록을 입수한 기자는 "이 비망록은 책으로 출간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책이 나오면 그가 일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라며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비망록에 나온 부조리한 일에 대한 설명을 부연해 들었으나 기사에는 다루지 않기로 했다"라고 기사에 밝혔다. 당시 '신동아' 기사에서 이 교수가 비망록에 대해 언급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비망록에 ‘지하2층 하수가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창고 방에서 5년을 지냈다’고 써 있더군요. 격세지감이 있겠습니다.

    “방이 아니라 창고예요, 창고. 그냥 뭐 괜찮았어요. 조용하고 좋았어요. 혼자 지냈으니까요. 2004년 이후 단 한 번도 의과대학 교수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파견 용역직원이라고 여겼죠. 동료, 후배들과 비교하지도 않았고요.”

    그가 쓴 비망록 4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씌어있다.

    ‘2004년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외상외과를 계속할 마음이 없었다. 언제나 다른 전공을 찾아 도피할 생각만 했다. 외상외과라는 이상한 전공을 벗어버리고 그럴듯한 틈새 전공을 찾아 지속 가능한 직장생활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했다. 그렇게 지내던 중 2011년 1월 오만에 갔고 그때부터 갑자기 유명한 의사가 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병원 적자의 주범이자, 적정 진료의 방침과도 맞지 않고, 대학병원에서 가장 쓸데없는 전공이라는 취급을 받으며 사직(辭職)과 전직(轉職)만 생각했는데 ‘명의’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취재를 나온다고 하자 어이가 없었다. 병원에서는 거의 예능 프로그램에 가까운 방송에까지도 출연을 지시했지만 하지 않았다.” 



    이 교수의 인터뷰 전문은 신동아 2016년 9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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