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혜
앞서 1월 4일 미국이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할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사진과 함께 내건 문구는 ‘까불면 혼난다’는 뜻의 속어 ‘FAFO(Fuck Around and Find Out의 약자)’였다.
이란 공습으로 ‘FAFO’라는 경고가 핵 보유와는 상관없다는 게 확인되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 억제력’ 신화도 흔들리고 있다. 미국이 ‘핵 위협 제거’를 명분으로 이란 공습에 나서면서 김 위원장의 ‘대(對)트럼프 셈법’도 복잡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북한 김정은이 마주할 미래의 예고편”이라고 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에는 북한이다’라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맞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쿠바도 무너질 것(Cuba's going to fall, too)”이라며 세 번째 목표로 쿠바를 언급했지만, 그의 예측 불가능한 ‘미국 일방주의’를 감안하면 동맹국과 교감 없이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여전하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공습할 경우, 북한 미사일은 주한미군 기지(평택·오산·군산 등)로 날아들 가능성이 크고, 전술핵 카드를 꺼낸다면 한반도는 통제 불능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물론 북한은 이란과 달리 50기 안팎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동시에 겨냥할 수도 있다. 미국이 ‘김정은 참수 작전’을 감행할 경우 감수해야 할 부담은 이란과는 차원이 다르다.
연일 북한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 이재명 정부도 이제는 ‘핵이 있어도 다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지구촌 지정학적 리스크를 검토하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때다.
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
1932년
선진국 회사도 ‘까불면 혼난다’

1932년 9월 19일, 경성 정동의 씽거미싱회사(Singer Sewing Machine Company) 본점과 분점 점원들은 회사 대표에게 처우 개선과 임금 삭감 반대 등을 담은 진정서를 내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씽거 재봉틀은 아이작 메릿 싱어(Isaac Meritt Singer·1811~1875)가 발명해 설립한 회사로, 발로 동력을 일으키는 페달식 장치로 유명하다. ‘신동아’는 이 사건을 놓치지 않고 만평 한 장에 재빨리 담아냈다. 당시 분쟁은 10월 4일 회사가 점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일단락됐다.
이 사건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이 재봉틀을 만드는 노동자가 아니라 재봉틀을 팔던 점원들이었다는 점이다. 소비자와 회사를 잇는 이들이 임금과 처우 문제를 내걸고 함께 움직였다는 사실은, 식민지 조선의 근대가 공장 안에서만이 아니라 상점과 거리 영업 현장에서도 흔들리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왜 하필 재봉틀 회사의 분쟁이 주목받았을까. 당시 재봉틀은 조선 여성의 일상을 크게 바꾸는 새로운 기계였다. 손으로 한땀 한땀 홈질하고 박음질하던 바느질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품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재봉틀은 그 수고를 크게 덜어주었다. 옷을 짓는 속도는 빨라지고 바느질 부담은 줄게 됐다. 조선 여성에게 재봉틀은 단순한 수입품이 아니라 여성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작은 혁명’이었다.

1932년 9월 21일 ‘동아일보’ 석간 2면. 서울 정동의 ‘씽거미싱회사’ 직원들이 처우 개선과 임금 삭감 반대 등 14개조의 진정서를 제출하고 동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본점 직원 52명, 분점 직원 1041명, 간부 44명인 대기업으로, 사원을 압박하고 강제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래서 이 만평은 더 의미심장하다. 여성의 일손을 덜어주는 선진국의 첨단 기계를 팔던 사람들도 정작 자신들은 임금 삭감과 처우 문제 앞에서 집단으로 맞서야 했다. 근대의 상징이자 ‘머스트 해브 아이템’인 재봉틀을 팔던 조선인 점원들 또한 차별과 긴장, 저항의 한복판에 서 있었음을 보여준다. 웃음거리처럼 보이는 이 그림 한 장에는 식민지 조선 노동자의 불안한 현실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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