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인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만나 정치, 안보, 경제, 통상 등 5개 분야의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120억달러 제철소 추진
“인도 날씨는 딱 둘로 나뉩니다. 골프 치기 좋은 날과 골프 칠 수 없는 날. 골프를 칠 수 있는 때는 11월부터 2월까지 4개월뿐입니다. 인도 날씨는 간단합니다. 3월에는 30℃, 4월에는 40℃, 5월에는 50℃.”
인도는 ‘기회의 땅’이다. 수출과 해외투자에 의존하는 한국에는 더 그렇다. 더운 날씨, 제도적 이질감 등이 발목을 잡지만 그걸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장점이 있다. 먼저 인도에는 풍부한 자연자원이 있다. 일본과 중국의 위협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인도 사람들은 자신들과 오랫동안 전쟁을 했던 중국에 여전히 감정이 안 좋다. 약속 좋아하고 딱딱한 일본과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다. 인간적이지만 글로벌하고, 적당히 엉기는 문화가 살아있는 한국이 인도사람들과 잘 맞는다.
1991년 시장을 개방한 이후 인도는 매년 6% 이상의 성장을 해왔다.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닥친 지난 2~3년 동안에도 성장동력은 꺼지지 않았다. 극한의 인내를 요구하는 환경이지만 12억 인구가 뿜어내는 구매력과 성장잠재력은 우리 기업들의 도전정신에 기름을 부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철강기업 포스코가 이런 시장을 놓칠 리 없다. 흔히 철강업계에서 시장잠재력을 측정하는 척도로 보는 인구 1인당 철강소비량만 봐도 ‘왜 인도인가’라는 물음에 답이 나온다. 현재 인도의 1인당 철강소비량은 40㎏. 1인당 1t을 소비하는 우리나라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산술적으로만 봐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것이다. 현재 인도 인구는 대략 12억명 정도다.
인도에 짓는 제2 광양제철소
포스코는 인도 동쪽 벵골만에 접한 오리사주에서 일관제철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명 ‘포스코 프로젝트’. 제철소 설립을 맡은 포스코 인도 현지법인 ‘포스코 인디아’는 오리사주 주도인 ‘부바네스와르’에 자리 잡고 있다. 오리사주는 인도 28개 주 중에서 경제수준이 가장 열악한 곳이다. 4000만명의 인구에 면적은 우리나라의 1.7배 정도 된다. 포스코는 2005년 인도 정부와 1200만t 규모의 제철소를 짓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투자규모는 120억달러(약 14조원). 인도에 투자한 전세계 기업이 벌이는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포스코가 인도 오리사 주정부와 맺은 MOU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철광석 6억t 탐사권 및 채굴권 부여 ▲제철소 지역 특별경제구역 지정 및 세제 지원 ▲제철소 부지 유상제공 및 주민 이주 ▲전용항만 허가 및 철광석 운송용 철도라인 건설 등.
포스코가 지으려는 제철소는 철광석 원료공급에서 제선, 제강, 압연 등 전 과정을 동시에 처리하는 일관제철소다. 규모나 생산능력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광양제철소와 비슷한 수준이다. 포스코는 이 사업을 위해 자본금 1억달러를 들여 법인을 설립했다.
양질의 철광석이 풍부한 인도는 전통적으로 철강 수출국이었다. 조강 기준으로 2010년 6000만t, 2015년 1억t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인도 전체를 볼 때, 철강재 수요 증가율은 6~7%이지만 자동차용 냉연재 등 고급철강 산업만 보면 매년 10% 이상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철강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