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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자동차 테마파크’ 교육·관광·홍보 1석3조 마케팅

독일 자동차시티를 가다

도심 속 ‘자동차 테마파크’ 교육·관광·홍보 1석3조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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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와 아우토반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포르셰 박물관은 TV를 통해 자동차 경주에서나 보았음직한 차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포르셰로 우승한 역대 자동차대회 우승컵과 우승 주역의 면면이 담긴 대형 사진이 눈길을 끈다. 경주용 스포츠카 내부를 들여다볼 수도 있고, 직접 타볼 수도 있다.

박물관을 걷다보면 헬멧을 쓰고 마음에 드는 차를 하나 골라 곧바로 자동차 경주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다. 규모는 비록 크지 않지만, ‘더 빠르게’를 목표로 진화해온 경주용 차라는 특화된 영역을 전문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색다른 체험 공간이다.

독일은 벤츠, BMW, 폴크스바겐 같은 세계 명차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덕에 자동차로 먹고사는 인구가 많다. 일례로 폴크스바겐이 위치한 도시 볼프스부르크는 폴크스바겐에 종사하는 인구가 도시 전체 인구의 70%에 달할 정도다. 벤츠와 폴크스바겐, BMW 박물관 등 어디를 가든 한국인과 중국인, 유럽 각국의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기관이나 단체에서 견학을 온 경우도 많았다.

굴뚝 없는 산업으로 고용유발효과가 큰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세계 각국이 사활을 걸고 뛰는 가운데, 독일은 자국이 강점을 가진 자동차를 매개로 다양한 박물관과 테마파크를 만들어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한다.



자동차는 이제 인간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인류 문화 발전에 중요한 축을 담당해 온 자동차는 누구나 보고 느끼고 공감할 많은 콘텐츠가 담긴 재미있고 유익한 소재다.

그런 자동차를 테마로 한 박물관과 전시장은 세계 각국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관광상품이 된다. 독일이 자동차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자동차를 잘 만들어 많이 팔 뿐 아니라 박물관과 테마파크 등을 통해 미래 고객까지 선점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에도 시민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적극 소통할 수 있는 자동차 테마파크가 절실한 시점이다.

현대차그룹, 한전 부지에 자동차 테마파크 건립 계획

“문화·컨벤션 랜드마크 우뚝 세운다”


도심 속 ‘자동차 테마파크’ 교육·관광·홍보 1석3조 마케팅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전경.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자동차 테마파크를 조성하려 한다.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의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립해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한 그룹사를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 기능을 확보하고, 동시에 문화와 생활, 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를 만들겠다.”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활용 방안을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룹 본사인 양재사옥 근무 인원이 5300명에 육박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그룹 계열사가 수도권 여기저기에 산재해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임직원의 소통과 업무 조율 공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딜러와 고객 초청 등 280여 회에 달하는 행사를 해외에서 치렀고, 기아차 역시 연인원 2만 명이 참여한 각종 행사를 외국에서 치렀다. 본사는 국내에 있지만 숙박과 컨벤션 등을 일괄 처리할 충분한 인프라가 없기 때문. 현대차 측은 “서울 삼성동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세우면 그동안 해외에서 진행해온 크고 작은 행사를 국내에서 소화할 수 있어 매년 수백만 달러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한전이 삼성동 부지를 최고가 경쟁 입찰에 부쳐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현대차그룹의 인수계획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해외의 대규모 자본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입찰 가격을 높일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 지금까지 중국의 녹지그룹과 미국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 등이 삼성동 한전 부지 입찰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부지 매각과 관련, 일각에서는 “해외 자본이 한전 부지를 인수하면 국부 유출 논란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제2의 론스타 사태와 같은 ‘먹튀’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삼성동 한전 부지는 7만9342㎡(약 2만4000평) 규모로 서울에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린다. 국부(國富)와 마찬가지인 이 땅이 누구 손에 넘어가 어떻게 활용될까. 과연 현대차가 삼성동 한전 부지 인수에 성공해 우리나라에도 독일 폴크스바겐의 아우토슈타트나 BMW의 BMW벨트와 같은 자동차 복합문화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신동아 201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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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투트가르트·뮌헨·볼프스부르크 = 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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