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호

펀드 이동제로 불붙은 2차 펀드 대전

“펀드가 홍어냐, 3년이나 묵히게”

  • 김지은│신동아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입력2010-04-01 18: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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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전문가’ 소리만 믿고 대책 없이 맡겼던 펀드가 반토막 났을 때의 참담한 기분을 느껴본 투자자들은 이제 ‘전문가’도 전문가 나름이라 말한다. 현명한 투자는 제대로 된 전문가를 만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입을 모으는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금융계가 반응하고 있다.
    펀드 이동제로 불붙은 2차 펀드 대전
    급변하는 경제상황과 잇단 경기침체 속에서 방황하는 것은 거대자본만이 아니다. 가계의 여윳돈을 어떻게든 굴려보려던 소규모 투자자들의 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증시가 되살아나면서 펀드 수익률 역시 간만에 플러스로 돌아서 ‘반토막’ 불명예를 벗어던질 기세였지만 판매사들의 경쟁은 이전보다 더욱 치열해졌다. 기다렸다는 듯 줄줄이 환매에 나서는 투자자들의 조바심을 잠재울 뾰족한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펀드가 한창 잘나갈 때야 투자자나 판매자 모두 투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고 신이 났지만 끝도 없이 추락하는 펀드 수익률 앞에서 투자자들의 비난은 당연히 판매사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처럼 예측이 어려운 시기라면 금융계는 더더욱 섣불리 입을 열기 어렵다. 금융계가 내심 펀드 이동제를 경계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나마 위축된 투자심리를 자극, 자본의 대거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증권사로

    펀드 이동제가 실시된 첫날인 지난 1월25일, 은행과 증권사 창구는 의외로 한산했다. 이후로도 펀드 이동제의 영향으로 대규모 자산 이동이 있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펀드 이동제 실시 이후 한 달간 자본 이동 규모는 약 1000억원. 하루 평균 300건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액수도 하루 평균 51억원 정도로 2010년 3월2일 현재 펀드 이동이 가능한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116조원 중 겨우 0.01%만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외의 소규모 이동인 셈이다. 금융계의 모습 역시 침착하고 담담하다. 펀드 이동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펀드판매사 이동제도는 휴대전화의 번호 이동처럼 보유 중인 펀드를 환매수수료, 선취판매수수료 부담 없이 다른 판매사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제도다. 위탁판매계약이 맺어진 모든 펀드 판매사로 이동이 가능하되 해외펀드나 온라인 펀드, 지방은행이 운용하는 펀드나 운용사와 판매사가 같은 자체 펀드 등을 제외한, 자본시장법의 적용을 받는 공모펀드로 그 대상이 한정된다. 따라서 펀드판매사를 갈아타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펀드 계좌가 이동이 가능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그런 다음 기존의 판매사를 방문해 펀드판매사 이동에 필요한 계좌확인서를 발급받고, 계좌확인서 발급 후 5일 이내에 이동할 판매회사를 방문해 새로운 계좌를 개설, 이동 신청을 해야 한다. 한번 판매사를 이동하면 3개월 내에 재이동은 불가능하다.



    펀드 이동제로 불붙은 2차 펀드 대전

    업계 최대 규모인 164개 지정망을 갖고 있는 동양종합금융증권.

    이 제도의 도입으로 타격을 입은 것은 증권사보다 은행권이다. 비록 적은 규모이긴 하지만 판매사를 갈아탄 펀드 자산 대부분은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겨갔다. 한창 펀드 열풍이 불 때는 너도나도 좋다더라는 말만 듣고 가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은행권이 증권사에 비해 펀드 관리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고객관리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은행에서 판매한 펀드에 불만을 가진 고객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러 갔다가 아무것도 모른 채 창구직원의 말만 믿고 덥석 가입했다가 낭패를 보았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익이 한창 날 때야 은행예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이득을 챙길 수도 있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태에서 가입한 펀드는 증시가 조금만 어려워져도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펀드의 ‘펀’자도 모르던 고객들이 한창 펀드 열풍이 불던 때 예금 대신 가입했던 펀드를 이제야 제대로 관리해볼 요량으로 증권사로 옮겨가는 식이다.

    펀드판매사 달라져도 운용수익은 동일

    펀드 이동제로 불붙은 2차 펀드 대전

    신한은행이 내놓은 ‘신한 kids&teens club’.

    하지만 펀드에 무지한 일반인이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이 한 가지 있다. 펀드 상품은 운용사가 은행이나 증권사 등 여러 판매처에 판매를 위탁한 형태의 금융상품이므로 판매사가 바뀐다고 운용사까지 덩달아 바뀌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펀드 이동제는 운용사가 아닌 판매사만을 갈아타는 것이므로 펀드를 해지할 때 판매사에 지급해야 하는 환매수수료의 차이에서 오는 이익 등을 챙길 수는 있어도 펀드의 본질인 운용수익 면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고객들이 이제라도 그때나 지금이나 알아서 관리해주는 주식과 펀드는 세상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면 다행이지만, 무턱대고 수익이 나지 않았다고 판매사만 믿고 옮길 작정이라면 이후에도 그리 실효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 말한다. 더군다나 판매사들은 펀드 이동제가 실시된 지 두 달이 다되도록 환매수수료 인하 등 실질적으로 펀드 이동제에 불을 댕길만한 전략을 노출하지 않은 채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펀드 이동제에 대처하는 두 금융권의 반응도 각기 다르다. 최근 들어 펀드 판매에 더욱 미지근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은행권과 달리 증권사들은 펀드 이동제를 기점으로 광고와 홍보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반해 실효성이 크게 드러난 것은 아니다. 고객 처지에서 수익에 큰 변동을 기대할 만한 카드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펀드 이동에 따른 절차가 펀드 가입에 비해 그리 간편하지 않다는 점부터가 문제다. 펀드 가입은 온라인으로도 가능하지만 펀드 이동을 위해서는 처음 펀드에 가입했던 원래 판매사까지 직접 방문해 확인서를 발급받고, 다시 이동할 판매사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어차피 펀드 수익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판매사를 이동한다고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한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수고다.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높여보고자 수수료가 싼 펀드사로 옮기려고 해도 막상 창구직원의 회유와 지연작전에 휘말려 다시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펀드판매사들의 불건전영업행위와 고객피해 사례가 접수됨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최근 모든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에 공문을 보내 펀드 이동 관련 과열경쟁 자제를 지시하기도 했다. 일반 고객들이 펀드 이동제 자체를 몰라서 혹은 어느 판매사가 나은지 판단 기준이 없어서 못하는 게 절반의 이유라면, 알면서도 선뜻 나설 만큼 대단한 매력을 가진 제도가 아니라는 것도 크게 한몫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금융계의 두드러진 변화는 자산관리사(PB)들의 진화된 모습을 통해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본격화된 PB들의 변화는 펀드 이동제와 투자일임업법 완화 등 다양한 제도적 변화를 거치면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단순한 고객 관리와 상담 수준에 그치던 PB들의 자산관리 형태는 각종 파생상품의 상담과 판매는 물론 세무 상담과 유언신탁, IB 영업 등 자산관리의 범위와 규모 면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PB들이 갖춰야 하는 자격증의 수와 난이도도 훨씬 높아졌다. 과거 CFP 등 단순한 자격증 한두 개면 PB 행세를 할 수 있던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매월 개최되는 ‘강남 PB 포럼’은 업무에 더욱 실질적인 도움을 얻으려는 PB들로 언제나 만원을 이룬다고 한다. 이들이 이렇게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놓이게 된 데는 투자자들의 변화도 한몫했다. 고객 상담을 요청하는 고액투자자 중에는 이것저것 따지고 분석하는 수준은 물론 각종 정보와 경제지식 수준이 어지간한 PB 뺨치는 이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중견기업 CEO 고객들의 IPO 업무 상담까지 응대해야 하는 경우도 상당해 고객들의 요구에 맞는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PB들도 수험생 못지않게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똑똑해진 것은 고액자산가들만이 아니다. 최근 증권가에서 포착된 개미투자자들의 움직임 또한 예사롭지 않다. 그간 지수 등락에 일희일비하며 휘둘리던 투자자들이 비록 정보나 자금 규모면에서는 뒤처질지언정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사들이거나 판 뒤 끝물을 마시고 손해를 보는 과거의 무지에서는 점차 탈피하고 있다는 것. 적어도 떨어질 때 사서 오를 때 팔아야 한다는 투자의 대원칙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판단력은 한층 진보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대형증권사들은 고액 투자자들이 밀집해 있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지점을 늘리는 것은 물론 우수 자산관리사 영입경쟁에 돌입해 최우수 고객들을 위한 차별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1월 공채를 통해 강남지역에만 우수 PB를 120명 이상 배치하겠다고 밝혔으며, 대우증권은 PB 분야를 특화한 초대형 지점을 강남 곳곳에 신설할 방침이다. 특히 대우증권은 금융전문가 외에도 세무사와 변호사, 부동산 전문가 등을 대거 영입해 초대형 ‘PB CLASS 갤러리아’를 청담동에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똑똑해진 투자자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한 금융계 나름의 자구책인 셈이다.

    증권사의 공격적인 전략

    펀드 이동제로 불붙은 2차 펀드 대전

    대우증권은 PB분야를 특화한 초대형 지점을 강남 곳곳에 신설할 방침이다.

    펀드 이동제에 대한 각 증권사의 전략은 표면적으로는 꽤나 적극적이다. 삼성증권은 ‘펀드가 홍어냐? 3년이나 삭히게. 옮겨, 옮겨’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우며 단도직입적으로 펀드 이동을 제안하고 있다. 펀드 진단이나 자산관리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는 증권사도 많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두드러진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은 대신투자신탁의 ‘빌리브 서비스’. 지난해 10월 ‘금융주치의 서비스’를 도입한 대신증권은 ‘빌리브 서비스’를 통해 대신증권으로 주식형펀드를 이동할 경우 2000만원 이상 고객에게 CMA 금리를 최고 9%까지, 펀드담보 대출금리는 최저 1%까지 혜택을 제공한다. 경쟁사 대비 최고 2배의 CMA 금리와 최저수준의 담보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대신증권 측의 설명이다. 혜택 한도 역시 최대 60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며 혜택 기간 역시 1년으로 늘어났다. 신한BNP봉쥬르 차이나 주식형펀드, 슈로더브릭스 주식형펀드, 미래에셋 차이나솔로몬 주식형펀드, 한국투자삼성그룹 주식형펀드, 미래디스커버리 주식형펀드, KTB마켓스타주식형 펀드 등 국내외 대표 주식형펀드 190여 개가 그 대상이다. 또한 ‘펀드투자건강 서비스’라는 명칭으로 펀드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 투자하고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진단과 시장대응 방안, 리스크관리, 시장핵심변수 분석자료 등을 제공한다. 펀드투자건강 서비스에는 펀드 만기와 입금·출금·이자지급·담보관련 사항 등 업무정보에서부터 기념일, 명절 선물 등 고객 관련 감성정보까지 포함된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스타 PB서비스를 도입, 사내공모를 통해 자산관리 실력을 검증받은 자산관리 웰스 매니저와 트레이딩 매니저 등 분야별 대표 PB를 전면에 배치, 수준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들 자산관리 매니저들은 업계 최고수준의 교육과 투자자문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증권과 펀드 투자는 물론 세무와 부동산, 생애 전반에 걸친 재무설계까지 다방면에 걸친 자산관리가 가능한 역량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업계 최대 규모인 164개 지점망을 갖고 있는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이미 2008년부터 동양 WMS(종합자산관리 시스템)와 컨설팅 프로세스를 도입해 고객 개인별 맞춤형 자산 구성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수 있는 투자제안 서비스를 실시해왔다. 또한 월간수익률과 지정수익률, 로스컷, 만기일 등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이벤트 알리미 서비스로 고객 관리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 절대성과 하락, 상대성과 하락, 펀드 규모 감소, 소액펀드화 등 펀드 운용성과나 설정액 등에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 고객에게 자동으로 안내문을 발송하는 펀드검진 서비스를 추가해 고객관리에 더욱 힘을 실었다. 또한 지난 2월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라임 존’서비스를 통해 고객 등급에 따라 스타 PB와의 재무 컨설팅, 공연과 외식 등 문화, 교육, 쇼핑, 골프부킹 및 할인, 여행 등 다양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IBK투자증권은 국내주식형펀드에 가입하거나 펀드 이동제를 통해 이동해온 고객에게 무상으로 코스피200풋ELW(주식워런트증권)를 제공하는 ‘펀드백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에도 이익이 나는 상품을 덤으로 얹어주어 고객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나름의 묘안이다. 대우증권은 투자자의 투자성향에 따라 대안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대우 X-RAY 서비스’를 개설, 고객 스스로 새로운 포트폴리오 구상에 나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펀드 GPS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해 200개 이상의 국내 대표펀드의 운용 스타일과 투자는 물론 펀드에 편입된 종목까지 개별적으로 분석, 주식시장과 연계해 펀드 수익을 예측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들의 반격

    펀드 이동제에 대한 은행들의 반응은 대부분 외강내유형으로 표현된다. 내부적으로는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겉으로는 대범한 척,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일부 은행은 별다른 대책이 논의된 바가 없다는, 의아하기까지 한 답변으로 속내를 감추기도 한다.

    물론 모든 은행이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펀드관련 서비스를 개발, 펀드 이동제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변화에 폭넓게 대처하겠다는 각오를 대외적으로 밝힌 대표적인 케이스다. 특히 국민은행은 PB센터 내 증권점포를 개설·운영하는 복합점포 형태로 전환해 사모펀드나 대안 투자상품 등 고객의 투자 성향과 자산규모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국민은행의 PB고객은 국민은행 GOLD·WISE PB센터를 통해 기존 은행 서비스와 펀드 투자 상담 외에도 주식 직접투자, 채권, 랩어카운트 등 증권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받는 등 한층 향상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본부와 PB센터의 듀얼 시스템을 강화해 본부의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 컨설팅 기능을 PB센터와 연결,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더욱 세분화된 자산관리 전략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PB사업본부에는 소속 분야별 전문가와 PB팀장의 듀얼 관리 시스템으로 상담 서비스를 통해 거시경제 현황과 전망에 관한 브리핑은 물론 고객 개개인의 자산운용 현황 진단, 자산관리 관련 이슈에 대한 처방을 제시하게 된다. 고객이 사전 요청하면 세무나 부동산 상담까지 가능하다. 그야말로 은행 업무를 뛰어넘는 전방위 자산관리 시스템 체제에 돌입한 셈이다. 여기에 현재 운영 중인 자산운용 성과보고서의 e메일 발송 서비스 외에도 국내외 전문기관으로부터 수집한 시장현황 및 주요 이슈들을 정리한 주간 글로벌 시장동향, 월간 투자전략 리포트 등의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해 투자자 스스로 자산관리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의 경우에도 기존 증권사에서 시행하던 다양한 펀드 관련 서비스를 다각적으로 반영해 폭넓은 정보를 제공한다. 일별, 주별, 월별로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펀드별 주요 이슈 사항을 점검해 e메일로 발송하는 ‘리서치 자료 이메일 제공 서비스’를 비롯해 개인별로 보유한 펀드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내 펀드 통합 케어’ 서비스와 투자설명서를 비롯한 보유펀드 규약 등을 보고서 형식으로 발송하는 ‘보고서 통합 케어’ 서비스, 펀드 전문가와 1대 1 상담이 가능한 ‘1대 1 전화상담 신청’ 서비스, 펀드별 목표와 위험상황 그리고 정기적으로 수익률과 잔고를 통지하는 문자메시지 알림서비스도 제공한다. 신한은행만의 부가 서비스도 흥미롭다. 상품에 따라 신한은행 펀드에 가입하면 동부화재의 상해보험 무료 가입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펀드 수수료도 수익의 일부

    요즘처럼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들고 장의 변동성이 큰 때는 수수료 1%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최근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펀드는 한동안 투자자들이 눈독 들였던 액티브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최대 1%포인트 저렴하다.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운용 능력에 따라 수익이 천차만별로 달라지지만 인덱스펀드는 증시의 영향에 따라 오름세와 내림세가 결정되므로 남이 다 수익을 얻고 있을 때 혼자 잃을 염려는 없다.

    상장지수펀드는 인덱스펀드를 개별 종목처럼 거래소에 상장시켜 매일 거래하게 만든 펀드다. 5~10년 적립식으로 장기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인덱스펀드를, 분산 투자를 원하는 기존 펀드 가입자는 상장지수펀드를 고려해볼 만하다. 1% 미만의 수수료 차이가 별것 아닌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단순히 10년간 10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인덱스펀드는 15만원, 헤지펀드는 250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발생한다. 펀드는 짧은 기간에 사고팔기를 반복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투자 상품을 결정할 때는 수수료 부분도 반드시 따지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펀드 이동제로 불붙은 2차 펀드 대전

    국민은행 명동 PB센터 상담 장면.

    같은 이유로 펀드판매사를 결정할 때 반드시 알아보아야 할 것이 펀드수수료다. 일시에 투자금을 묶어두는 거치식 펀드라면 처음 투자시 수수료를 미리 떼어가므로 펀드 이동제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적립식이라면 투자시점마다 수수료가 발생하므로 장기적으로는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올초 특판 예금상품을 대거 선보이며 짭짤한 예금 보유고를 마련한 은행들은 벌써부터 하나둘 다시 예금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금리가 저축은행들의 6~7%대 고금리 저축상품 출시로 차츰 높아지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급락세를 보이는 것이다. 예전에 들어놓았던 적금의 만기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은행 예금상품에 관심을 가졌던 투자자들에게는 속상한 일이지만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의 대출 수위 역시 그다지 높지 않은 요즘 같은 상황에서 무작정 높은 이율로 현금 확보만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것이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낮은 수익률에도 딱히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지 못해 펀드 수익률 하나로 외줄타기하던 투자자라면 펀드나 주식보다 안정적이면서 은행 예금에 비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귀띔한다. ‘무조건 은행에 저축’이라는 단순한 방식으로 재테크 플랜을 짜는 투자자는 더 이상 찾기 어려워진 만큼 은행 예금상품도 지금까지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를 모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낮은 금리의 틈새

    최근 금융권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수익상품으로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주가연계(Equity Linked)’상품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주가지수 연동상품으로는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 은행권의 주가연계예금(ELD), 자산운용사의 주가연계펀드(ELF, ELS펀드) 등이 있다.

    이미 1월 한 달에만 총 1조7124억원이 팔린 것으로 집계되는 등 날로 뜨거워지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에 힘입어 이와 비슷하지만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예금(ELD)의 판매율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ELD는 원금 중 일부를 원금이 보장되는 이율로 정기예금에 넣고 나머지는 주가지수 옵션 등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투자상품이다. ELS는 투자금의 대부분을 국공채에 투자하고 나머지 일부만을 파생상품에 투자해 최악의 경우라도 약정한 금액은 보장하고 주가가 오르면 증권사가 보장한 수익률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주가지수에 따라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금을 보장해주는 은행 저축의 장점까지 갖추고 있어 지금과 같이 금리가 높지 않고 주식시장의 등락폭이 일정한 상황에는 오히려 펀드 이상으로 매력적일 수 있다.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 변동성 장세에서는 주식형 펀드의 리스크 관리는 물론 지수 변동에 따른 보합권에서의 수익추구가 가능한 자동분할매매펀드로 안전성을 꾀하는 것도 방법이다. 초기 설정시 20∼50개의 우량종목을 최대 주식편입한도의 50% 정도 편입하고 종목별로 일정비율 이상 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을 매수하고 상승할 때 정해진 비율만큼 분할 매도해 수익을 누적하는 금융공학펀드 구조로 단기간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 보유가 가능해 여윳돈을 투자하기에는 나쁘지 않다. 코스피지수가 30.83% 상승한 2008년 10월24일부터 2009년 1월7일까지 자동분할매매펀드의 수익률은 20.12%로 지수 대비 부진한 성과를 보였지만 코스피지수가 횡보세를 보인 2008년 10월21일부터 2009년 3월23일까지는 2.72%의 수익률을 보여 코스피지수 상승률 0.28%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금융전문가가 올해의 투자 전략을 안전성에 둘 것을 권하는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산의 50% 이상을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되 시장변동을 예의주시하면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유동적으로 굴릴 수 있는 자산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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