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산업 궁극적 목표, 사람 같은 로봇
사고방식, 인체 구조 익히는 중
[Gettyimage]
프랑스 작가 미셸 투르니에의 말이다. 그래서일까. 인간은 늘 대신 일해 줄 존재를 갈망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사람이 할 일을 대신 해주는 기계, 로봇이다. 이는 ‘로봇’이라는 이름에서부터 드러난다. 로봇은 체코어 ‘robota’(일하다)에서 온 단어다.
로봇은 20세기 중엽부터 산업 현장에 등장했다. 초기 로봇은 일을 대신 해 줬지만 사람과 닮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최초의 산업용 로봇은 1954년 미국 발명가 조지 데볼이 개발한 ‘유니메이트’. 사람의 팔만 떼어놓은 모양새다. 외양 때문에 유니메이트 계열 로봇을 ‘로보틱 팔’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사람의 팔을 닮은 로봇은 빠르게 중공업 현장에 도입됐다. 자동차업계가 대표적이다. 자동차 공장 제조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로봇 팔이 유니메이트의 후예다.
팔로 시작한 로봇산업의 목표는 사람과 더 닮아가는 것이다. 애초에 인간이 처음 상상한 로봇이 인간과 닮아 있어서다. 로봇이라는 단어는 체코 극작가 카렐 차페크의 ‘로섬의 만능 로봇’이라는 희곡에서 처음 쓰였다. 이 극의 로봇은 사람과 같은 외양을 하고 있다.
사람 닮아야 진짜 로봇
최근의 로봇은 사람의 외양보다 사고 구조를 먼저 닮아가고 있다. 로봇이 인공지능(AI) 및 IT기술 발달로 사람처럼 생각하게 된 셈이다. 작금의 로봇은 센서로 보고, 들은 뒤 AI로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한다. 지능형 로봇 개발이 주류가 된 것.한국정보과학기술연구원(KISTI) 정의에 따르면 지능형 로봇은 시각·청각 등 감각 센서를 활용해 외부 정보를 입력받고 스스로 판단해 적절한 행동을 하는 기계다. 산업 현장에서 지능형 로봇은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조립만 하던 로봇이 이제는 공정 전반을 점검하고 관리한다. 항공, 자동차, 반도체 등 다양한 업계에서 완전 자동화 공장이 들어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돌봄 서비스 등의 분야에도 지능화 로봇이 진출하고 있다.
1990년대 공상과학 영화의 개조인간처럼 기계의 힘으로 사람의 움직임을 돕는 로봇도 나오고 있다. 흔히 ‘웨어러블 로봇’이라고 불린다. 장애가 있던 사람은 로봇의 도움을 받아 걸을 수 있고, 로봇의 힘을 이용해 더 쉽게 일하기도 한다. 관련 학계와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웨어러블 로봇을 통해 로봇산업은 기계공학과 인체의 관계를 배운다. 기계의 힘으로 사람을 도우며 어떻게 하면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 수 있는지 공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2017년부터 적극적으로 로봇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 등이 대표적이다. 로봇 개발에 직접 나서는 업체부터 세계 각국의 로봇 회사와 교류하며 실력을 쌓는 곳도 있다. 로봇에 관심이 적던 일부 AI 개발사도 성장 가능성을 실감하고 로봇 개발에 뛰어든다. 한국 기업들은 얼마나 사람에 가까운 로봇을 만들고 있을까. 이어지는 기사에서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의 로봇 산업을 자세히 살펴본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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