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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층 탈북자들이 전하는 ‘김정일 네 번째 부인’의 진실

“언론에 난 사진은 다른 사람, 진짜 김옥은 바로 이 여자”

권력층 탈북자들이 전하는 ‘김정일 네 번째 부인’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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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의 아들, 있나 없나

김옥에 대해 후지모토씨와 권력층 출신 탈북자들이 전하는 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한 가지 지점에서는 크게 엇갈린다. 후지모토씨는 저서에서 “김옥에게는 아이가 없으며 이는 후계자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생길 것을 염려한 고영희가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생전의 고영희와 김옥은 자매처럼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고영희의 아들들도 김옥을 잘 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몇몇 탈북인사는 “김옥에게는 1990년대 초반에 낳은 김 위원장의 아들이 있다”고 전했다.

김옥에게 아들이 있다고 주장하는 탈북 인사들은, 자연히 고영희와 김옥이 사이가 좋았다는 후지모토씨의 이야기도 사실과 다르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고영희의 건강이 나빠진 것이 김옥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관계가 안 좋았다는 것이다. 특히 고영희는 김 위원장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동생 김경희를 찾아가 ‘바람난 남편’에 대한 원망을 토로하곤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사이가 나빠지자 김 위원장은 1990년대 후반 김옥에게 마카오에 있는 별장을 선사해 가끔씩 ‘피해 있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수년 전 “김 위원장에게 ‘정일선’이라는 애인이 있으며, 그 아들과 함께 가끔 마카오 별장에 나타난다”는 일부 보도의 주인공은 실은 김옥이라는 것. ‘정일선’이라는 가명은 북한의 로열패밀리들이 해외에 나갈 때 외교관 여권에 자주 사용하는 가명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일부 언론은 “정일선에게는 김 위원장과의 사이에서 난 ‘김한솔’이라는 열 살 내외의 아들이 있으며, 이 아이는 마카오의 외국인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사생활이 곧 정치”



김 위원장에게 또 다른 아들이 있다면, 더욱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처 역할을 하고 있는 김옥이 낳은 아들이 있다면, 이는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해 사뭇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 위원장의 차남인 김정철과 셋째 김정운이 장남인 김정남을 제치고 후계자에 거론되기 시작한 결정적인 이유는 친어머니인 고영희의 존재 때문이었다. 고영희가 사망한 지금 10대 초반이라는 김옥의 아들이 장차 후계자 경쟁에 동참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옥의 아들이 후계자 물망에 오르기 위해서는 먼저 김옥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이 굳어져야 할 것이다. 탈북 고위인사들은 김옥이 고영희가 병상에 누운 2002년 이후로는 마카오 별장에 자주 가지 않게 됐다고 말한다. 올해 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동행한 것도 고영희가 사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이전에는 한 번도 김 위원장과 함께 해외여행을 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1월 방중(訪中)은 고영희가 사망한 이후 첫 해외순방이었다. 향후 그의 해외 순방길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김 위원장의 사생활에 대한 우리측 정보당국의 정보수집 능력은 김대중 정부 이후 상당부분 약화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한 관계자는 “햇볕정책 이후 북한 고위층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사생활 문제는 주요정보로 취급하지 않는 편이다. 보고서에 그런 부분을 강조하거나 의미를 두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위에서 그렇게 받아들이면 밑에서도 관련 첩보에 둔감해지게 마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최고지도자의 사생활이 곧 정치변동의 원인이 되는 북한 체제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 같은 경향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신동아 200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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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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