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변하고 있다. 소극적인 본토방어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협력 아래 동아시아 안보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자세다. 자위대 체계를 혁신하고 중국과 북한을 염두에 둔 새로운 작전계획도 수립했다. 이러한 변화의 틀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것이 지난해 12월 각료회의를 통과한 ‘신방위대강’.
- 그 속에 담긴 일본의 속내는 무엇이고, 자위대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 그에 따른 동북아 안보환경의 변화와 한반도의 대응은?
새해 초 일본 정부여당은 이르면 상반기 중에 방위청을 방위성(省)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방위성 설치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데 합의했다. 그동안 내각부에 속한 일개 기관이던 방위청이 다른 나라처럼 독립부처가 되면 각료회의에 독자안건을 제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독립 예산을 요구할 수 있으며 자체 성령(省令)도 제정할 수 있다.
구체적인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1월6일 일본정부는 지난해 연말 발생한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지역에 국제원조 명목으로 군함 3척과 C-130 수송기 2대, 1000명의 자위대원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의 자위대 파견은 미군과 일체가 되어 멀리 중동지역까지 작전범위를 넓히려는 신방위정책의 시험작업으로 보인다. 2001년 10월 제정된 ‘테러대책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인도양에 파견된 인원까지 합치면 남아시아의 자위대원은 1500명에 달한다.
이와 같은 자위대의 대변신은 군사력 강화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10일 안전보장회의와 각료회의를 통과한 ‘신방위대강’을 통해 예견되었다. ‘방위대강’이란 일본의 방위력을 정비, 운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나타내는 지침으로, 1976년 10월 미키(三木) 내각이 처음 책정한 이래 이번이 세 번째다(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위대의 구체적인 변화상에 대해서는 상자기사 참조).
일본정부가 ‘신방위대강’ 작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4년 4월. 고이즈미 총리는 ‘9·11테러 이후 변화된 안보환경에 대응한다’는 명목하에 사적 자문기관인 ‘안보·방위력 간담회’를 설치하고 새로운 방위대강 준비작업을 맡겼다. 6개월 후 간담회는 ‘미래 안전보장·방위력 비전’을 총리에게 제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방위청은 ‘신방위대강’(정식명칭은 ‘2005년도 이후 방위계획의 대강에 관하여’)을 완성했다.
‘신방위대강’의 위협 인식
‘신방위대강’은 2001년 9월11일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를 새로운 21세기형 안보환경의 출발로 인식하고 있다. 즉 국가에 의한 위협 외에 테러분자나 국제범죄집단 등 비국가주체에 의한 위협이 새롭게 등장했다고 파악한다. 냉전 종식 후 세계 각지의 내전이나 민족대립, 정권 불안정이 주요한 군사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고 내전중인 국가나 국내 치안이 불안한 국가에 테러분자나 국제범죄조직이 숨어들어 테러공격을 감행하거나 해상교통로를 차단할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국가에 의한 전통적인 위협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두 핵무기 보유국(러시아, 중국)과 핵무기 개발을 단념하지 않은 나라(북한)는 여전히 일본을 위협하는 요소다. 특히 북한 핵무기를 포함해 대량살상무기 개발이나 탄도미사일 개발배치는 일본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까지 옛 소련을 주요 위협요인으로 상정했으나, 현재는 핵·미사일 전력과 해·공군력의 근대화, 해양활동 범위의 확대 등을 들어 ‘중국 위협론’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이러한 주변정세가 야기하는 안보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신방위대강’은 ‘통합안전보장(Integrated Security)’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일본) 자신의 노력, 동맹국과의 협력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합”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이 통합안전보장전략은 1980년 오히라 내각 때 수립된 종합안전보장(Compreh- ensive Security) 전략과 용어가 비슷하지만 내용은 크게 다른 것이다. 종합안보전략이 주로 비군사적인 면에서 국제안보환경 개선에 역점을 둔 것이라면, 통합안보전략은 일본 스스로의 방위력 강화는 물론 군사적 역할 확대를 통한 국제환경개선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본이 안보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비군사적 면에서 군사적 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흐름은 방위정책의 변화에서도 읽을 수 있다. 기존의 ‘전수방위(ex- clusive defense)’라는 전략 틀을 유지하면서도 방어를 주로 하는 ‘소극방위’에서 ‘적극방위’로 대폭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신방위대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새로운 방위정책의 특징은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특징은 종전의 필요최소한 방위전략에서 위협대응형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일본은 1976년 ‘구방위대강’을 책정한 이래 ‘기반적 방위력’을 국방원칙의 하나로 삼아왔다. ‘기반적 방위력’이란 자위대의 거부능력(denial capability) 또는 제한적인 소규모 침략에 대해 자력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필요최소한의 방위력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구체적인 위협을 상정하지 않은 채 평상시에 소규모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경계태세를 취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신방위대강’에서는 새로운 안전보장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기능 탄력적 방위력(Multi-Functional Flexible Defense Force)’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종전의 방침을 수정해 앞으로는 방위력개념을 보다 탄력적으로 해석해 국제안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이를 반영해 이번 ‘신방위대강’에서는 ‘중대한 위협요인’으로 북한을 지목하고 중국군의 근대화와 해양활동 확대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등 이전과는 달리 구체적인 위협을 상정해 대응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과 일체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해외주둔군 재배치계획(GPR)의 일환으로 주일미군을 동북아시아에서 중동에 이르는 이른바 ‘불안정한 활(弧)’ 지역의 사령탑으로 격상시키려 하고 있다. 주일미군의 활동범위를 극동(필리핀 북쪽)으로 한정한 미일안보조약 제6조(이른바 ‘극동조항’)에 구애받지 않고 중동지역까지 확장하고자 하는 미국측 구상이 일본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일체화는 미사일방어(MD) 문제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일본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MD계획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03년 12월 미국과의 협의하에 MD시스템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신방위대강’은 현재 주일미군의 재편논의를 시작으로 양국이 전략목표를 공유하고 역할분담을 협의하는 전략대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탄도미사일에 관해서는 “미사일방위시스템의 정비를 포함해 필요한 체제를 확립한다”고 명기함으로써 MD 운용을 통한 양국의 전략적 일체화를 분명히 했다.
MD 문제에 있어 미일 간의 협력은 그동안 일본 군비증강의 발목을 잡고 있던 ‘무기수출 3원칙’을 뒤흔드는 데 이르고 있다. 일본정부는 관방장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주도한 MD체제의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탄도미사일방위에서의 협력, 장비·기술 교류”를 적극 추진한다고 밝힘으로써 기존의 무기수출 3원칙을 대폭 완화했다.
현재 일본은 6개 기술분야에 걸쳐 미국과 MD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동생산문제도 협의중이다. 무기수출금지원칙에 따르면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을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연구 개발할 수는 있어도 이를 생산하여 미국이 사용할 수는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MD 추진을 위해서는 기존 원칙의 변경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방위대강’의 세 번째 특징은 자위대의 역할확대를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방위대강에서는 미일동맹에 따른 군사협력의 범위를 일본 본토 및 주변사태로 한정한 반면, ‘신방위대강’에서는 자위대의 해외활동을 중동으로까지 확대해 미일동맹의 광역화와 자위대 역할의 국제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위대의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은 남극 관측 협력활동과 함께 ‘자위대법’ 8장 ‘잡칙’ 100조에 규정되어 있었다. 방위출동, 재해파견이 ‘본래임무’인 반면 평화유지활동은 ‘부수임무’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정부가 자위대를 중동지역에 파견하기 위해서는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이나 ‘이라크부흥지원특별조치법’ 같은 특별법이 제정돼야만 했다.
그러나 이번 ‘신방위대강’에서 자위대의 해외활동을 ‘부수임무’가 아닌 ‘본래임무’로 격상시킴으로써 자위대는 유엔안보리의 결의 없이 미국과의 협의만으로도 자유롭게 해외파병을 단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부수임무’로 파견되던 시절에 비해 훈련과 장비도 훨씬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신방위대강’에서는 종전에 사용하던 ‘국제공헌’이라는 용어를 ‘국제협력’이라는 말로 바꿔 쓰고 있다. 이는 자위대가 기존에 참여하고 있던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틀을 벗어나, 미국 중심의 유지연합(有志聯合, the Coalition of the Willing)도 염두에 둔 ‘국제평화협력활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표현한 것이나 다름없다.
육상자위대 : 재배치와 기동력 향상
‘신방위대강’이 규정하고 있는 이러한 정책적 변화에 따라 자위대의 방위력도 대폭 정비되고 있다. 우선 육상자위대의 정원을 대폭 감축하고, 주 방위지역을 북방에서 서남방으로 바꾸며, 자위대의 기동력과 통솔력을 높이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 16만명인 정원을 5~6년에 걸쳐 4만명 정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동성이 떨어지는 전차를 종전의 900량에서 600량 정도로 줄이는 등 냉전형 조직 및 장비가 남아 있는 자위대의 구조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육상자위대의 정원감축 문제는 ‘신방위대강’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최대 논란거리로 떠오른 바 있다. 방위청과 자위대 관계자들이 “중국군이 오키나와의 미야코지마(宮古島)를 침공할 경우에 대비해 육상자위대를 줄여선 안 된다” “원자력발전소의 경비는 자위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감축에 반대하고 나섰던 것이다. 자위대 간부들은 자위대 조직·장비의 근본적인 개선방침에 반발해 현상유지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러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지난해 작성된 ‘간담회 보고서’와 ‘신방위대강’이 “본격침공에 대비한 장비의 감축”을 제시한 것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변국들이 일본을 본격적으로 침략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또한 기존 자위대 조직과 장비로는 미사일이나 테러 같은 새로운 위협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계획을 통해 일본정부가 가장 중시한 것이 MD시스템의 구축이었던 바, MD가 본격 도입되면 일본본토 침공을 막기 위한 육상부대의 필요성은 지금보다 줄어들 공산이 크다. 물론 MD에 소요되는 1조엔 가량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의 장비와 인원을 줄이지 않을 수 없었던 측면도 있다.
자위대 인원삭감이 확정됨에 따라 육상자위대의 편성은 구 소련군 등의 상륙침공을 상정해 배치했던 홋카이도의 병력을 줄이고 서남방 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이는 극동 러시아군의 지상병력이 냉전 말기의 4분의 1로 줄어든 반면, 중국은 매년 국방예산을 늘리는 등 군비확대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방 대신 서남쪽을 중시하겠다는 자위대 재배치 계획은 2010년을 목표로 이미 부분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자위대 주력부대의 하나였던 홋카이도 제5, 제11사단이 여단급으로 격하된 반면 오키나와(沖繩)의 제1혼성단(2000명 규모)과 시고쿠(四國)의 제2혼성단을 여단으로 격상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우려하는 또 하나의 위협은 바로 북한이다. 19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과 괴선박 영해침범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위험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자위대와 일본 방위청은 이미 한반도 전쟁시 북한의 미사일기지를 선제 기동타격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일본 언론에 수차례 보도되었다.
해상자위대 : ‘2정면작전’ 능력 강화
육상자위대와 더불어 해상자위대도 거시적인 차원에서 재편성 과정에 놓여 있다. 현재 해상자위대는 4개의 호위함군(群)을 갖고 있으며 각 호위함군은 수리 또는 훈련중인 호위함군을 제외하고 이지스함 1척을 포함해 8척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제라도 긴급 출동할 태세를 취하고 있는 해상자위대는 이제까지 세계 최고수준급인 대(對)잠수함작전(ASW)과 대(對)기뢰전을 중심으로 미군의 후방지원만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신방위대강’은 일본 주변해역의 경계감시라는 해상자위대 본래 임무 외에 ‘국제활동’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해상자위대의 활동이 일본 외의 지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듯 두 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이른바 ‘2정면작전’을 추진하기에는 현 해상자위대의 편성이나 전력이 미흡하다는 것이 일본 방위당국의 인식이다.
현재 일본에서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석유수송로에는 10척의 해상자위대 함선이 배치되어 있다. 해상자위대는 또 인도양에서 테러리스트의 도주를 막기 위한 해상저지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11개국의 호위함을 지원하기 위해 2001년 12월부터 보급함 1척과 호위함 2척을 약 5개월씩 교대로 파견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활동의 수요가 늘어나자 해상자위대는 지방대(地方隊)에 배치돼 있는 호위함을 절반으로 줄이고 전력의 일부를 국제활동에 투입하려 하고 있다. 이는 냉전기의 해상전력배치, 즉 대(對)잠수함전투 중심의 장비나 편성에서 벗어나 도서방위나 탄도미사일의 감시·대처, 무장공작선에 의한 불법행위 대처 등으로 방위의 중점이 옮겨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를 위해 일본정부는 기존 함정부대의 체제를 축소·효율화해 유사시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원활한 원양작전능력을 갖추기 위해 지방대의 소규모 호위함을 줄이는 대신 대규모 함정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호위함 수는 ‘전방위대강’에서 규정한 50척에서 40척 정도로 줄어들지만 전력은 오히려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퇴역하는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을 대체할 새로운 호위함(DDH)은 기준배수량을 2배 늘린 1만3000t급으로 건조비가 척당 1000억엔에 이른다. 새 호위함에는 55명 이상 탑승할 수 있는 초대형 헬리콥터 MH-53E 4기를 동시에 이착함시킬 수 있어 경항공모함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규모다.
사실 항공모함의 건조는 해상자위대의 오랜 염원이었다. 아무리 막강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해도 항공모함이 없으면 독립적인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미 1983년 수직 이착륙전투기 20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 건조계획을 차기 방위력정비계획에 포함시키려다 주변국들의 비판과 미국의 반대로 좌절한 바 있다. 비록 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방위대강’은 해상자위대의 꿈을 일부나마 실현해주는 셈이다.
육지와 바다에 이어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하늘에서의 변화다. 항공자위대는 냉전체제가 해체된 후에도 미국을 보조하기 위해 꾸준히 전투능력을 강화해왔다. 그동안은 구 소련을 대상으로 상정한 극동 방공임무를 맡아왔으나, 러시아의 공군력이 현격히 약해진 현재는 해상보급로를 공중에서 지킨다는 새로운 명분으로 신규장비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측이 중동에서 말라카 해협을 거쳐 중국해군이 활동하고 있는 서태평양까지 전 지역을 공동으로 감시하자고 요청하자, 일본정부는 이를 중국을 견제하고 국제적으로 군사적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새로운 장비도입과 함께 항공자위대의 편제를 개편하고 있다. 이 가운데 눈여겨볼 신규장비로는 1차로 도입되는 신형 전투기와 조기경보통제기, 2차로 원거리 작전능력 확보를 위해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공중급유기가 있다.
‘신방위대강’에서는 MD시스템의 도입에 맞춰 기존 항공자위대의 주요장비를 전면적으로 개비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주변국에 의한 항공침공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전투기를 포함한 항공기부대를 축소, 효율화하기 위해 ‘전방위대강’이 규정했던 항공기 규모 300대를 260대로 낮춘 것. 대신 주변 영공의 경계감시를 위해 이미 보유중인 E-2C 조기경보기 13대 외에 추가로 E-767 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도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전지역과 해상, 상공이 일본 항공자위대의 감시권에 들어가게 되었다.
공중급유기의 경우 전투기나 수송기의 비행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주변국들이 경계 섞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미 ‘제9차 중기방위력정비계획(2001~2004)’에 따라 공중급유기 4기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는 자위대의 해외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립여당 내부에서조차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공격용 장비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았음에도 정부와 자민당은 ‘국제공헌’을 명분으로 도입을 강행하기로 한 것이다.
자위대 파견은 3자위대 통합계기
이상에서 살펴본 자위대의 변화는 큰 틀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국제평화협력활동의 확대와 같이 수행하게 될 임무는 증가하는 데 비해 전반적으로 자위대의 전력은 축소조정되고 있다. 대신 군사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의 성과를 받아들여 육해공 3개 자위대가 일체가 되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통합운용을 강화한 것이 주된 흐름이다. 이러한 3개 자위대의 통합운용 강화는 현대전의 성격이 종래의 전쟁과 다르다는 일본 방위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전에서는 병력 수나 전차, 화포는 위력을 발휘하기 어렵고 초정밀유도무기 유무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구형무기를 대폭 감축하고 신형무기 위주로 재편해 작전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특히 MD시스템은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항공자위대의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어트, 자동경계관제조직(BADGE System)을 활용하는 것으로 이들의 통합적인 운용이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방위당국은 정보통신 기능의 발달에 따라 효과적인 전쟁수행을 위해 육해공 3개 자위대를 일체화해 운용하고자 하고 있다. 통합된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자위대의 정보를 공유하는 일원적인 지휘통제체제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안보환경에 따라 다양한 육해공군 통합운용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평시에는 통합사령부만 유지하다가 필요에 따라 통합군을 편성하는 유럽식(영국·프랑스·독일식)이 있는가 하면 아예 일군제를 취하고 있는 캐나다식도 있다. 일본의 최근 개편은 자위대 체제를 육·해·공·해병 각군을 두고 평시에도 통합군으로 운용하는 미국식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자위대 통합운용 개편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일본방위청은, 자위대법 개정을 거쳐 2006년 3월에 신설될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참본부에 해당) 발족에 앞서 해외에서의 소규모 시험가동에 착수했다. 인도네시아 등 쓰나미 피해국가 구조활동에 투입할 육·해·공 자위대 1000여명의 지휘 명령계통을 일원화해 통합운용하는 방식을 현지에서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현행 자위대법은 원칙적으로 3개 자위대 막료감부가 독립적으로 부대를 지휘명령토록 하고 있어, 그동안 육상자위대원을 해상자위대 군함과 항공자위대 수송기로 실어 나른 적은 있으나 3개 자위대가 해외에서 장기간 일체로 운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청은 미군 등 각국 군대가 거점으로 삼고 있는 태국 유타파오 공군기지에 ‘현지 연락 조정본부’를 설치하고 통합막료회의 간부 등을 중심으로 3개 자위대의 활동내용을 조정할 방침이다.
이렇듯 일본이 방위력을 정비하고 자위대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전략적인 배경에는, 국제적인 위상강화라는 기본적인 목적 외에도 중국은 물론 미래의 통일한국 또한 잠재적인 위협이라는 관점에서 대처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일본의 군비증강은 동아시아 내 잠재적인 군사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자체가 다른 주변국들에게 군비증강의 명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안보딜레마’가 숨어 있다.
특히 중국은 ‘신방위대강’에 담긴 일본의 방위정책 전환으로 인해 위기감과 함께 안보상의 과제를 안게 되었다.
중국정부는 일본이 자신들을 위협요인으로 규정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신방위대강’이 발표된 당일 밤 중국 외무성의 장치웨(章啓月) 부대변인은 일본이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 “어떠한 사실적 근거도 없이, 매우 무책임한 행위다. 중국은 강한 불만을 표명한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신방위대강’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국교정상화 이래 지난 32년간 중국과 일본의 상호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해왔음에도 ‘중국 위협론’을 들고 나온 것은 두 나라 국민의 평화와 안정유지 열망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신방위대강’에 대한 중국의 반발은 향후 중일간에 군비경쟁과 동중국해를 둘러싼 해양권익 확보경쟁이 본격화할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은 자국에 대한 최대위협요인으로 미국의 패권주의를 꼽고 있다. 특히 2003년 봄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선제공격을 새로운 패권주의의 출현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중국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세계 차원의 안보환경을 놓고 볼 때 동서 양측에서 자국을 둘러싸고 이중의 포위망이 형성되고 있으며 미일동맹이 그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선 서쪽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동방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중앙아시아로 압력을 가하고 있고, 동쪽 에서는 미일 안보체제가 중국을 압박하는 형세다. 특히 중국은 아프가니스탄 반테러전쟁을 계기로 미국이 중앙아시아에 군대를 장기 주둔시키려는 데 강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
두 번째 포위망은 동남중국해 연해지역에 대한 미일 양국의 압력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미중 관계가 다소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은 더욱 강화되었다는 것이 중국측 판단이다. 따라서 중국은 동중국해 쪽으로 완충지역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미일동맹의 포위망 구축에 대응하여 중국은 SU-27 수호이전투기, 구축함, 미사일, 디젤잠수함 등 각종 최신무기를 러시아로부터 구입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러시아와 10억달러어치의 SU-30 전투기 24대와 5억달러어치의 SA-20 지대공 미사일시스템 구입계약을 체결했다. 2004년 한 해에만 20억달러어치의 러시아산 무기를 구입한 것이다.
또한 중국은 중앙아시아로부터의 압력에 대응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설립하고 대테러 연습을 실시했다. 또 미국이 미일안보동맹 강화를 통해 아시아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에 대한 견제목적으로 2005년에 중국영토 내에서 러시아군과 최초의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양국 국방장관이 합의했다.
앞으로 중국은 대만문제, 영토분쟁 및 동중국해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둘러싸고 일본과 빈번하게 이익확보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으로 중국은 해상방위범위의 확대와 역내 해상수송로에 대한 영향력 증대를 위해 대만을 지배하려 하고 있으나, 일본은 ‘미일 신방위협력지침’을 근거로 사실상 대만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는 중국의 해양활동에 대응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원거리투사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 또한 중일 군비경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미 중국은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작전능력에 경계심을 갖고 대처하고 있다. 중국해군은 1996년 중국과 대만 사이에 긴장이 고조됐던 양안(兩岸)위기 당시 미 항공모함에 의해 봉쇄당한 뒤부터 태평양에 잠수함을 전개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왔다. 또한 해양자원의 보호와 전략적 차원에서 항공모함 보유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동북아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군비경쟁에 빠져들 수도 있다.
‘OPLAN 5055’와 대북 선제공격
‘신방위대강’의 제정은 한반도 안보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일본이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상정하고 있는 상황은 세 가지다. 첫째는 한반도 전쟁시 투입될 주일미군 또는 미군 증원군에 대한 기지 및 역무제공 등 지원임무, 둘째는 한반도 전쟁시 난민발생이나 북한 무장요원들의 파괴행위 등에 대한 대처, 셋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의한 안보위협에 대한 대응이다.
첫 번째 상황과 관련해 일본은 이미 1951년에 작성된 ‘애치슨-요시다 교환공문’에서 한국 유사시 유엔 행동에 참가하는 미군에 대해 요코다, 자마, 요코스카, 사세보, 후텐마, 하이트비치 등 6개시설과 역무를 제공키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1996년의 미일 방위협력지침(신가이드라인)을 기초로 1999년 5월 ‘미·일 물품역무 상호제공협정(ACSA)개정안’이 통과되어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일본 내 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인 정비를 완료했다.
두 번째 상황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후방지원 임무 외에 새롭게 한반도 관련사항이 추가되었다. 이를 담고 있는 것이 2002년에 작성, 조인된 미일 공동작전계획 ‘OPLAN 5055’다. 우선 ‘신방위대강’에서는 2007년 봄까지 3000~ 4000명 규모의 ‘중앙즉응집단’을 창설키로 했다. ‘중앙즉응집단’이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한이 일본의 후방지원을 교란할 목적으로 무장공작원 수백 명을 침투시키는 상황에 대비해 해당지역에 신속하게 파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부대다.
또한 ‘OPLAN 5055’는 육상자위대가 미군기지나 동해 연안의 원자력발전소 등 중요시설 135개소를 경호하고 사태발생시 자위대를 집중 투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상자위대는 이 주요시설 연안에 호위함, 초계기 등을 대기시켜 놓고 공작선이나 괴선박을 경계하는 한편 부유기뢰 소해(掃海)작전으로 한반도와 규슈 북부를 잇는 수송로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조기경보기로 정보를 수집하고 C-130 수송기 등으로 한반도에서 발생한 피난민의 수송을 지원한다.
가장 민감한 세 번째 시나리오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태세 구축, 이른바 ‘적(敵)기지 공격’ 부분이다. 당초 방위청은 ‘1단계 중기방위력정비계획(2005~09년)’에 대지공격용 장거리미사일 연구를 포함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여당 안전보장프로젝트팀 모임에서 공명당이 반대해 최종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았다. 이번 ‘신방위대강’에도 북한의 미사일기지에 대한 ‘선제공격용’ 탄도미사일의 연구개발이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일본 내 여론동향으로 볼 때 ‘2단계 중기방위력정비계획(2010~14년)’에는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 언론매체들은 일제히 일본을 비난하고 있다. ‘신방위대강’이 통과된 직후인 지난해 12월13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일본이 ‘신방위대강’, 무기수출 3원칙 완화, ‘미사일방위체제 지휘계통안’ 등을 추진했고 여기에 핵무기 제조기술과 그 운반수단 기술까지 갖췄다면서 “(침략을 준비하기 위해) 이제 남은 것은 나라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할 수 있게 하는 전쟁헌법을 조작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반발을 감안하면 향후 북한은 무장 괴선박·잠수정의 일본영해 침입이나 일본을 향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실험 또는 증강배치 등을 통해 직접적인 ‘항의표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강화되는 일본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적인 대응과 비대칭적 군사력의 확보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핵 6자회담, 북일 수교협상 등을 통해 대일 비난전을 전개하는 등 외교적 공세를 펼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핵무기,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군사변환’과 ‘국방개혁’
이렇듯 일본의 ‘신방위대강’은 한반도 주변정세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한국정부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본 자위대의 변화와 새로운 방위정책의 설정, 이에 따른 동북아 국가들의 군비증강 및 긴장고조 분위기에서 한국이 택할 수 있는 군사적·외교적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신방위대강’에 대해 전 통합막료 의장(우리의 ‘합참의장’) 니시모토(西本徹)는 ‘일본판 군사변환’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신방위대강’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군사변환(Military Transformation)과 재배치계획(GPR)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를 통해 일본은 본격적 무력침공에 대한 대응태세를 완화하는 대신 탄도미사일·특수부대의 공격, 테러, 도서침공 등 ‘새로운 위협, 다양한 사태’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국가자원배분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이러한 특징을 감안하면 한국은 크게 다음 두 가지 방향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일본판 군사변환’에 대응해 국방개혁을 본격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방위대강’이 상정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 불안정 사태’를 원천적으로 제거해 일본의 한반도 개입근거를 아예 없애는 것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협력적 자주국방’이라는 이름 아래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국방개혁은 미군의 군사변환과 주한미군의 감축 및 재배치계획에 대응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일본의 방위개혁에도 일정 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의 국방개혁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지만 일본·중국을 포함한 미래 한반도 주변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비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해군은 북한의 위협을 넘어 한반도 주변해역의 감시능력을 강화하고 신속대응작전 수행능력과 수중작전 영역의 확대를 위해 KDX-Ⅲ, 중잠수함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공군도 원거리 작전능력 및 정밀타격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F-15K와 정밀유도무기(PGMs) 및 전구미사일 방어체계(ABL/THEL, SAM-X/KAMD) 등을 보유할 계획이다. 그밖에도 국방부는 ‘군의 문민화’와 함께 양 위주의 육군 구조를 질 위주로 재편하기 위해 현행 56만명인 육군을 35만~40만 명 선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해 일부 실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합동군 체제인 현행 3군 체제를 통합하고 육·해·공 3군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문제는 각군의 반발에 부딪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형 MD시스템의 구축, 군 정원 감축과 동원예비군 확대강화, 통합군으로의 개편 등으로 한국군의 통합화·합리화·효율화를 달성해 ‘한국형 군사변환’을 조기에 추진해야 한다는 목표는 이러한 현실에서 나온다.
이와 함께 일본의 한반도 군사개입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층위의 대책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한반도 유사시 한국의 공해와 공역(空域)에서 이루어지는 일본 자위대의 활동을 통제하기 위해 임검, 기뢰소해, 비전투원 소개활동에서 한일 양국의 사전협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부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한일간 실무급 안보대화를 확대해 양국 국방장관 및 외교장관의 ‘2+2’ 회담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의미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신방위대강’이 위협요인으로 규정한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의 불안정 사태’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우선 역내 국가간의 신뢰구축조치를 강화하고, 나아가 일본의 신방위정책이 역내 군비경쟁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북핵 6자회담의 틀을 활용해 동북아 다자안보대화를 정례화·제도화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제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착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다. 그 출발점인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조속히 달성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