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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 사고 피해자 돕기 운동 펼치는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장

일본 원전 사고 피해자 돕기 운동 펼치는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장

일본 원전 사고 피해자 돕기 운동 펼치는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장
“방사능 오염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잘 알고 있거든요. 일본 원전 사고 뉴스를 보는데 마음이 아파서 그냥 있을 수가 없었어요.”

한국원폭2세환우회(이하 환우회) 한정순(53) 회장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3월 말부터 일본 원전 사고 피해자 돕기 모금 운동을 진행 중인 그는 어머니가 방사능에 피폭된 뒤 태어난 ‘원폭 2세’다. 한 회장의 어머니는 1945년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 있었다. 원자폭탄 투하 당시 큰 외상을 입지 않았지만 귀국 후 낳은 딸 한씨의 삶은 평생 갖가지 질병으로 얼룩졌다. ‘대퇴부무혈성괴사증’으로 30대 초반 오른쪽 왼쪽 엉치뼈에 인공관절을 이식했고, 지금껏 4차례에 걸쳐 대수술을 받았다. 한 회장의 아들 역시 뇌성마비 환자다.

“우리 가족이 아픈 이유가 방사능 피폭 때문인지 아닌지는 전문가들도 모른다고 해요. 하지만 제가 사는 합천에는 저 같은 사람이 많습니다. 부모님이 피폭당한 뒤 태어나 평생 갖가지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2세·3세들이지요. 그런 사람들이 모인 단체가 환우회예요.”

일제 당시 징용 등으로 끌려간 경남 합천군 출신 사람 대다수가 히로시마에 있었기 때문에 일어난 비극이다. 일본 원전 사고 후 환우회 회원들은 ‘일본 방사능 피해자들을 돕자’는 데 뜻을 모았다. 한국 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합천 평화의 집, 원폭피해자 및 원폭2세 환우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등 합천에 근거를 둔 다른 관련 단체들도 함께 지역 내 시장 등을 돌며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는 일본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더 이상 과거의 기억에 묶여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금액은 일본의 원폭 관련 시민단체에 보내 피해자들을 위해 쓰도록 할 거예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 일본의 피해자들이 힘을 모으면 좋겠습니다.”

신동아 2011년 5월호

글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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