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지검장이 기와 수집에 애착을 갖기 시작한 때는 1978년. 청주지검 충주지청 검사 시절, 당시 충주지역 미술애호가 모임 ‘예성동호회(현 예성문화연구회)’에서 활동하며 선조들의 숨결이 깃든 옛기와 수집에 나섰다. 기증품은 이때부터 틈틈이 모은 한·중·일 3국 및 동남아 각국의 와전. 발해시대 완형(完形) 기와 등 희귀품도 적잖다. 국가별·시대별 특징이 뚜렷한 세계 최고 수준의 컬렉션이란 평가. 박물관은 12월24일부터 새해 2월16일까지 ‘유창종 기증 와전 특별전’을 연다.
‘기와검사’란 별명이 줄곧 따라붙었지만, 유 지검장은 다른 예술분야에도 조예가 깊다. 단소에도 능숙하고, 부임지 검찰청사를 기증받거나 장기임차한 미술품들로 갤러리화해 ‘문화검사’란 별칭까지 얻었다. 가족도 예술과 관련이 깊다. 현재 판·검사들이 입는 법복(法服)은 아내인 금기숙 홍익대 교수(50·섬유미술)가 디자인했다. 아들(26)은 홍익대 졸업 후 미국에서 미술공부중이며, 딸(28)은 음악치료를 전공했다.
“기증한 와전이 세계 최고 품격을 유지해 한국이 와전 연구의 중심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피의자 사망사건 관련 후속인사로 11월18일 취임한 직후 ‘조폭·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한 ‘강골검사’다운 야문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