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호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 전순옥

  • 글: 강지남 기자 사진: 조영철 기자

    입력2003-06-26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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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 전순옥
    1990년대 후반부터 현대식 빌딩이 들어서기 시작한 서울 동대문시장은 최신 유행 의류를 빠르게 선보이면서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패션 1번지’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화려한 불빛 뒤에는 하루 열대여섯 시간씩 재봉틀을 돌려가며 동대문시장에 의류를 납품하는 종로구 창신동 일대 영세 봉제공장 노동자들이 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 전순옥(全順玉·48) 박사가 14년 만에 창신동 여성 노동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꼬박 2년간의 준비 끝에 6월3일 ‘참여성노동복지터’(참터)의 문을 연 것. 전씨는 창립대회 내내 상기된 표정으로 1970년대부터 노동운동을 함께한 지인들과 참터 설립에 도움을 준 손님들을 반갑게 맞았다.

    “열악한 여건에서 제조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 문제는 이제 ‘유행이 지난 이슈’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동자가 단 한 명이 남더라도 이들을 위한 희망의 씨앗을 뿌릴 것입니다.”

    참터는 영세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생활환경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30, 40대 주부가 주를 이루는 여성 노동자들의 절실한 문제인 자녀 공부방, 자녀문제 등을 상담할 수 있는 상담소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근로환경 실태조사와 연구활동을 통해 정부가 관련 정책을 마련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다.

    “어머니는 매년 오빠의 추도식 때 ‘태일아, 노동자의 현실이 변한 게 없어 네 앞에 서기 면목없다’고 하십니다. 누군가 계속 해야 할 일이지요. 저도 결국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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