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눔 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평소 신념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도 어려운 시절을 겪은 영향이 크다. 대기업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김 대표는 회사가 장비 판매에 치중하는 데 실망해 기술개발 중심의 국제통신공업에 입사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회사 대표는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 대표가 회사를 맡아야 했다.
“내가 맡지 않으면 10여 명 직원은 회사를 떠나야 했어요. 어쩔 수 없이 맡았지만, 기술에 대해선 자신 있었어요.”
밤을 새워가며 연구에 매진한 끝에 2년 뒤 국내 처음으로 유도형자동전압조정기(IVR)를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4년간 연구개발 끝에 2006년 고효율 디지털 무정전전원장치(UPS) 개발에 성공했다.
“UPS는 미국이 3대 미래산업으로 규정했을 정도로 블루오션입니다. GE와 도시바 등 글로벌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우리가 도전한다고 하니 다들 ‘무모하다’고 했어요.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UPS는 평소 전기를 저장했다가 정전이 될 때 저장된 에너지를 무정전으로 전원 공급하는 장치. 병원, 은행 등에서는 필수장비로 세계시장 규모가 80조 원에 달한다. 이 회사의 UPS 가격은 외국제품의 3분의 2 수준. 시장에선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지난해부터는 일본 등 해외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UPS 개발 전까지 매출 10억 원의 회사였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나도 집 두 채를 처분하고 밤새 회사 일에 매달렸더니 이혼 직전까지 가더라고요. 그래서 연수원을 짓고, 직원 41명에게 집을 마련해주고 있어요.”
대규모로 땅을 사 전원주택 12채를 지어 사원들에게 분양했다. 아파트 거주를 원하면 경매를 통해 집을 구해줬다. 1인당 평균 3000만 원을 지원했고, 30만 원씩 급여를 인상해 이자비용을 내도록 했다. 비용은 회사가 3억 원을, 김 대표가 개인 돈 10억 원을 댔다.
“죽기 살기로 하면 안 되지만, 죽자고 하면 되더라고요. 그럼 나눠야죠. 사원복지와 기부, 연구개발 투자에 수익의 3분의 1씩을 쓰려고 해요. 장학재단을 만드는 게 꿈이고요.”
김 대표는 이러한 나눔 정신을 인정받아 11월 15일 ‘중소기업 옴부즈만’(국무총리 위촉)이 주는 ‘제1회 참! 좋은 기업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