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0월호

인천 연수구 “21세기형 전원 주거지로 발돋움”

구청을 문화공간으로 활용, 아암도 해양공원 (자치단체장 : 신원철 구청장)

  • 박정규 < 동아일보 이슈부 기자 > janggung@donga.com

    입력2005-04-04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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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절차와 방법, 평가위원은 경기지역과 동일하다. 인천지역에서는 3개 자치구(동구·남구·연수구)가 자료를 보내왔다. 세부 항목과 부문별 배점은 아래 표와 같다.(경기 지역도 동일 기준)

    인천광역시의 기초자치단체는 행정환경이 유사해 우수 지방자치단체 선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연수구가 다른 구에 비해 주거환경 개선, 문화예술분야 확충 등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삶의 질 개선 노력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주민의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문화예술 기금 조성, 금요예술무대 운영, 야외공연장 설치, 야성합창단 창단, 연수문화원 설립 등의 공적을 쌓았고, 이밖에도 구립 관악단과 연수구 도서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점에서 타 지방자치단체의 모범이 되고 있다.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푸른 도시 5개년 계획’을 수립해 계획대로 대단위 식목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도심 속 쉼터 15개소 조성, 방음수림대 5개소 조성, 59개 공원 조성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 4개소 17km, 자전거 보관소 8개소, 주차장 4개소 등 주민을 위한 도시기반 시설을 확충했다. 우수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서면평가와 방문평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번 평가는 서면평가에 그쳐 자료를 성실히 만든 자치단체가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박희봉 대진대 교수·행정학)





    인천 연수구가 ‘21세기형 전원형 주거지’로 자리매김하면서 ‘회색빛 콤플렉스’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1995년 3월1일 인천 남구에서 분구된 연수구는 촘촘한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인천의 대표적 신시가지로 손꼽히고 있다. 신원철(申元澈) 구청장은 1995년 7월 초대 민선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회색빛 아파트촌을 푸른 도시로 바꿔 이웃간의 벽을 허물고 떠나고 싶지 않은 고장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이를 묵묵히 실천해 왔다.

    연수구는 아파트 밀집지역의 가장 큰 단점인 ‘이웃간의 벽’을 허물기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를 냈다. 문화행사로 주민들의 닫힌 마음을 연다는 계획. 구민노래자랑, 구민영화마당, 청소년 어울마당 등 손쉬운 프로그램부터 시작한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수준 높은 문화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1995년부터 아파트 단지를 돌며 ‘농산물직거래장터’를 개설했고 2000년 2월에는 구청사 광장에서 대규모 농산물장터를 열었다. 매년 4회 정도 열리는 농산물장터에는 황태, 한우, 고랭지채소, 제수용품, 과일, 생선 등이 산지에서 직송돼 시중가보다 20∼30% 싸게 판매된다. 장터가 열리면 구청 광장은 시골장터처럼 사람들로 북적인다.

    2000년 8월25일부터 매월 둘째, 넷째주 금요일에 구청 지하강당(460석 규모)에서 연극, 무용, 영화, 연주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24회 공연이 모두 매진, 주민 1만4400여 명이 관람했다. ‘짱구는 못말려’ ‘한여름밤의 콘서트’ ‘기타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은 주민들로부터 크게 호응 받은 행사였다.

    구청사에 야외공연장이 마련돼 있어 청소년 댄스경연대회가 열리고 의회청사 1층 로비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사진, 그림, 서예, 꽃꽂이 등이 연중 전시되고 있다.

    이와 같은 각종 문화행사가 활발히 추진될 수 있는 것은 청사 신축 설계에 대한 신구청장의 남다른 소신에서 비롯됐다. 새청사는 청량동에 지하 2층, 지상 7층짜리 건물로 1999년 10월 완공됐다. 새 청사가 건립되기 이전에는 청학동에 7층짜리 건물과 연수동에 농협 건물을 각각 임대해 사용해왔다. 주민들이 민원부서 위치를 몰라 우왕좌왕하면서 두 번씩이나 구청 청사를 찾아다니는 불편을 해소한 것이다.

    새 청사는 벽이 없는 청사로 등장했다. 당시 ‘이상하고 너무 화려한 청사’라는 혹평도 받았지만 지금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청사를 지을 때 반드시 방문해 보고 가는 현대식 청사로 각광받고 있으며, 2000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 입선하기도 했다. 신구청장은 “청사를 너무 크게 짓는다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지만 지금은 ‘미래를 내다본 청사’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사를 설계할 당시부터 주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하 2층에는 탁구장 쓰레기봉투판매소 등 물품저장창고가 들어서 있다. 지하 1층의 반은 주차장이고 나머지 공간에는 대강당, 에어로빅연습장, 헬스장 등 체력단련시설이 들어서 있다. 대강당(197평)에서는 주로 문화예술행사가 열린다. 주말이면 주민들이 예식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실비를 받고 대여하는데 인기가 높아 예약이 3개월이나 밀려 있다.

    대강당은 연간 200회 이상 주민들에게 대여하고 있다. 대회의실도 연간 70회 이상 주민들의 세미나, 모임공간으로 제공된다.

    6층에는 중고생과 수험생을 위한 독서실을 마련해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또 연수구는 6층에 벤처기업 사무실을 설치해 현재 10개 회사가 입주했다. 7층에는 주민들을 위한 교양강좌실이 마련돼 현재 18개 강좌가 운영중인데, 수지침, 수채화, 외국어(영어 일어 중국어반) 강좌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18개 강좌에 1000명(3개월)이 강좌를 듣고 있어 연인원 4000여 명이 취미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연수구 관내에 도서관이 없는 점을 감안, 의회 1층에 작은 도서관도 마련했다. 3만3000여 권의 장서를 비치, 주민들에게 책을 대여해주고 열람석도 마련해 독서도 가능하다. 정식 도서관은 2003년 10월 영남공원 자리에 들어설 예정.

    그린타운 5개년 계획

    1999년부터는 관내 9개 동사무소에도 주민자치센터를 마련해 취미교양강좌를 열고 있다. 댄스스포츠, 기공, 에어로빅, 수지침 등이 주민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강좌.

    이 센터에는 또 인터넷 정보방, 비디오 및 CD부스, 문화사랑방, 체력단련실이 설치돼 하루 평균 7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연수구는 문화사업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별도의 부지를 마련해 연수문화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연수구는 인천의 10개 구·군 중에 유일하게 청소년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 증가로 인한 청소년의 탈선을 방지하기 위해 1997년부터 운영해온 상담실에는 그 동안 1027명이 다녀갔다. 전문상담요원 3명이 상주해 진로상담, 적성검사 등을 하고 있다.

    또 청소년들이 문화예술에 직접 참가하는 ‘청소년 어울마당’을 열고 있다. 청소년길거리 농구대회는 벌써 7회째고, 펌프경연대회는 두 번 열렸다. 올해로 3회째 문화공원에서 열린 ‘연수구 청소년 열린 문화축제’에는 1만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문화축제는 관내 주민과 청소년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 춤 솜씨 등 장기를 자랑하고 ‘끼’를 마음껏 발산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기 연예인이 자주 출연해 인기있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연수구는 인천에서 가장 높은 녹지율을 자랑한다. 전체 면적 800여만 평 중 녹지는 23%인 200여만 평이다. 단순 녹지가 아닌 공원으로 잘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9개동에 공원 68개가 들어서 1개동에 8개소 정도의 공원이 있는 셈이다. 녹지공간이 많아 주거지로 손색이 없다. 주말이면 아파트 주민들이 김밥 등 먹을거리를 준비해 집 앞 공원에서 ‘야외식사’를 하는 장면이 종종 목격되기도 한다.

    연수구는 쾌적한 생활환경조성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해왔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그린타운 5개년 계획’을 세워 착실히 추진해 왔다. 지금까지 114억여 원이 투입된 이 계획에 따라 벗나무, 단풍나무 등 140만 그루가 심어졌다. 영산홍, 진달래꽃, 철쭉 등 각종 꽃나무도 심어 계절마다 꽃이 피는 아파트 숲을 연출했다. 이제 연수구에는 나무를 심을 곳이 없을 정도다. 구청은 나무와 꽃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1억3000만원을 들여 수목정책을 세우기 위한 용역을 의뢰했다.

    또 나무와 꽃을 심는 데 그치지 않고 벤치, 체력단련시설 등을 설치해 ‘도심속 쉼터’를 조성했다. 이 쉼터는 연수구 관내에 15개소가 있다. 학교 담장 5곳 옆에는 나무를 빽빽히 심은 ‘방음수림대’를 조성해 학생들이 소음공해에 시달리지 않도록 배려했다. 회색빛 아파트 숲을 자연미 넘치는 자연공간으로 창출하기 위해 ‘벽면 녹화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6월25일 시작한 이 녹화사업은 7월24일까지 선학사거리 옹벽 등 23개소 총연장 3.75㎞에 담쟁이 1만8700여 본을 심어 완료했다.

    연수구는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연수동 옛 운전면허시험장(3만㎡) 부지 중 2만㎡를 체육시설공간으로 조성하고 나머지 1만여 평에는 각종 나무를 심어 체육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체육공원은 11월 착공해 내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바닷물을 직접 만질 수 있는 친수(親水)공간인 ‘아암도 해양공원’은 지난 4월 개방한 이래 많은 수도권 시민들이 찾고 있다. 휴게소, 파고라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어 주말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 그 동안 아암도 해양공원에는 불법 포장마차가 극성을 부리고 있었으나 신원철 구청장이 취임한 4개월 뒤인 1995년 11월 완전 정비했다. 그래서 연수구에서는 지금도 포장마차를 볼 수 없다. 아파트 도로 옆마다 자전거 전용도로 4개소(17㎞)와 자전거보관소 8개소, 공공주차장 4개소도 확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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