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호

이명박-박근혜 캠프 ‘줄서기’ 百態

약삭빠르거나… “우리 MB, 우리 시장님” 속 좁거나… “이건 배신이야!”

  • 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3457@naver.com

    입력2007-05-07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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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입가경이다.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경쟁이 시간이 흐를수록 치열해진다. 양 주자는 검증론으로 충돌한 뒤, 경선 방식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였다. 벌써 포연이 자욱하고 사상자도 속출했다.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으로 이제 양강(兩强) 사이엔 완충지대도 없다.
    이명박-박근혜 캠프 ‘줄서기’ 百態
    한나라당 경선일자가 다가올수록 의원들의 지지 성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중립 성향이나 두 캠프를 오가는 양다리 걸치기형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명박 전 시장이냐, 박근혜 전 대표냐, 의원들은 선택의 순간을 앞당기고 있다.

    양 캠프의 분석을 종합하면 두 주자를 지지하는 의원이 각각 50명 안팎에 달한다. 이 전 시장 캠프의 경우 지역적으로는 이재오 이윤성 정두언 의원 등 수도권 출신과 권철현 안경률 의원 등 부산·경남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다. 박형준 이성권 의원 등 소장파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박 전 대표 캠프는 김무성 박종근 허태열 의원 등 영남지역 중진들과 유승민 최경환 유정복 의원 등 대표 재임 때 당직을 지내면서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주류를 이룬다. 또 고조흥 정희수 의원 등 박 전 대표 재임 시절 재보선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의원도 다수 포진해 있다.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박 전 대표와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당연히 충성도가 높다. 그러다보니 다양성과 융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전 시장 캠프는 이런 측면에서 박 전 대표 캠프보다 낫다. 그러나 이 전 시장과 의원들의 인연은 그리 깊어 보이지 않는다.

    ‘배신의 계절’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양 캠프를 시니컬하게 평가했다.

    “이 전 시장 캠프에는 좀 약삭빠른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보면 된다. 반면 박 전 대표 캠프 구성 의원들은 대체로 속이 좁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말, 박 전 대표는 의원 확보 면에서 6대 4 정도로 이 전 시장에 앞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전 시장이 역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박 전 대표에게 지난 겨울에서 올봄으로 이어지는 기간은 ‘배신의 계절’이었다. 이 전 시장과의 대중 지지도 격차가 좀체 좁혀지지 않자 박 전 대표를 떠나가는 의원들의 랠리가 이어졌다.

    박 전 대표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2년3개월간 ‘여론지지율 1위 한나라당’을 만들어낸 주역이다. 그는 2004년 4월 총선 당시 탄핵 역풍으로 몰락의 위기에 처한 당을 맡아 천막당사 이주 및 전국을 누비는 강행군 유세를 벌인 끝에 127석의 의석을 거머쥐는 눈부신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니 한나라당의 17대 의원은 모두 박 전 대표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총선 당시 선대위에서 일했던 A씨의 말이다.

    “총선 때 박 전 대표에게 빚을 지지 않은 후보가 어디 있겠나. 박 전 대표에게 제발 한 번만 와달라고 아우성을 치던 기억이 생생하다. 박 전 대표는 분 단위로 시간표를 짜 전국을 돌며 지원유세를 했다. 이재오, 홍준표 후보마저 박 전 대표에게 지지유세를 간곡히 요청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구원의 손길을 건넨 박 전 대표에게 의원들이 부채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2006년 중반기까지만 해도 박 전 대표의 한나라당 장악력은 대단했다. 5·31 지방선거와 피습테러를 거치면서 그 힘과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박 전 대표측은 그 여세를 몰아 2006년 7월 전당대회에서 강재섭 후보를 대표 최고위원으로 당선시켰다.

    하지만 2006년 하반기부터 이 전 시장의 대중 지지도가 치솟자 구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추석과 북핵 사태를 거치면서 이 전 시장의 지지도는 박 전 대표를 앞서 나갔고, 이어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박 전 대표 쪽 의원들, 혹은 적어도 중립이라 여겨지던 의원들이 조금씩 이 전 시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7월 전당대회에서 고배를 마신 이재오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이 전 시장측의 집요한 공략도 한몫했다.

    2007년 2월 이 전 시장의 첫 세(勢)몰이라 할 한나라당 내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주최 대운하 강연회에 50여 명의 의원이 집결했다. 3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이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에는 의원 63명이 모였다. 외형적으로 봐선 박 전 대표를 추월한 듯했다.

    “그분들, 돌아옵니다”

    박 전 대표로선 입맛이 쓸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표 캠프에선 특정 의원들을 거명하며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기도 한다. 지목받는 초선 의원 B씨의 항변이다.

    “박 전 대표가 총선 때 도움을 줬다고 해서 반드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로 박 전 대표를 지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과 이것은 다르다. 배신이라고 모는 것은 지나치다.”

    하지만 ‘배신자 그룹’ 중 일부는 ‘과잉 행동’으로 눈총을 받기도 한다. 배신자 그룹으로 분류되는 초선의 C의원은 기자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유달리 “우리 엠비(MB)가…” “우리 시장님이…”라며 이 전 시장에 대해 한껏 친근감을 과시했다. 그의 과거를 아는 기자들은 “언제부터 그가 이 전 시장과 친분이 있었는지…”라고 고개를 갸우뚱한다.

    D의원은 “그 사람만큼은 박근혜를 떠나서는 안 되는데…”라는 지적을 받는 경우다. 재보선 당시 실무를 본 한 당 관계자의 얘기다.

    “박 전 대표측은 D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박 전 대표는 당선이 쉽지 않았던 이 지역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그런데 D의원이 이 전 시장 쪽으로 가더라. 내가 ‘당신은 그러면 안 된다’고 항의했더니 아무 말도 못하더라.”

    박 전 대표 캠프 고문으로 영입된 서청원 전 대표는 4월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2002년 대선의 패장으로 한나라당을 기우뚱하게 만든 책임의 빚을 박 전 대표에게 졌다. 당시 한나라당 지지율은 7%대였으나 박근혜 의원이 대표가 되면서 달라졌다. 천막당사를 짓고 눈물겨운 호소로 제1야당으로 만들어냈다. 오늘 그 빚을 갚으러 왔다. 이회창 전 총재나 최병렬 전 대표는 물론, 박 전 대표로부터 도움을 받아 선거에 당선된 많은 분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총선 당시 박 전 대표에게 ‘한 번만 와달라’고 했던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많이 변했다고 한다. 오늘을 계기로 이분들도 고마움을 느끼고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

    과연 그분들은 돌아올 것인가.

    홍준표 의원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홍 의원은 이 전 시장계(系)로 분류되다 박 전 대표 쪽으로 한 걸음 옮긴 거의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2006년까지만 해도 이 전 시장의 측근 중 측근이었다. 하지만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홍 의원은 그 딱지를 뗐다.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출마했다가 3위에 그친 홍 의원은 당시 “나를 지지하기로 했던 약속을 깨고 이 전 시장이 오세훈을 밀었다”며 분개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시장이 어음(홍준표)보다는 현찰(오세훈)을 선택했다. 그의 정치적 선택으로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이제부터 나도 정치적으로 선택하겠다.”

    박근혜, “홍 의원님 도와주세요”

    그 후 홍 의원은 이 전 시장과 관계를 회복했지만 전만큼 밀접하지는 않다고 한다. 박 전 대표가 그런 홍 의원을 3월 어느 날 만났다. 박 전 대표는 그 자리에서 “홍 의원님,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이명박-박근혜 캠프 ‘줄서기’ 百態

    4월9일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박근혜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박 전 대표 지지를 선언한 뒤 박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평생 배신자라는 소리 듣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이 전 시장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박 대표님을 돕는다면 배신자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대표님을 돕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홍 의원이 박 전 대표 측 경선본부의 실무를 총괄하는 본부장을 맡을 것이라는 소문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측도, 홍 의원도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공천 때문에 줄 선다?

    홍 의원은 “이 전 시장을 돕는 것은 부잣집에 쌀 한 섬 들고 가는 것이지만, 박 전 대표를 돕는 것은 가난한 집에 쌀 한 섬 들고 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박 전 대표 캠프 합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홍 의원이 박 전 대표 캠프로 입성할 경우 그 상징성은 크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박 전 대표로서는 서울 지역구를 가진 홍 의원의 가세가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다. 홍 의원은 4월말까지 상황을 보다가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한다.

    한나라당 의원과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의 대선 주자 ‘줄 서기’ 이면에는 2008년 4월에 있을 18대 총선 ‘공천권’에 대한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다. 현재 한나라당 의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누가 나라를 잘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겠지만, 공천에 대한 냉철한 계산이 줄 서기의 동인(動因)이 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18대 총선은 2008년 4월9일에 실시된다. 대선이 치러진 후 석 달여 만이다. 대선과 총선의 이 같은 근접은 1987년 12월 대선과 1988년 4월 13대 총선에 이어 20년 만이다. 18대 총선이 실시되는 시기는 새 대통령이 취임해 어느 때보다 막강한 힘을 발휘할 때다. 총선 공천에 미칠 영향력도 클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나라당이 집권했다고 가정해보자. 10년 만의 정권 탈환이다. 대통령은 의욕에 불타 ‘한번 해보자’며 분위기를 다잡을 터다. 한나라당 관계자 E씨의 얘기다.

    “집권여당이 된 한나라당의 18대 공천의 경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대규모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2008년 초반, 피비린내가 진동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뻔히 예상되는데 줄을 서지 않을 수 있을까. 대통령이 될 사람을 잘 골라 그쪽에 줄을 대고 있어야 살아남을 수가 생기지 않겠나.”

    반론도 있다. “그런 가정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의 당헌은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명시하고 있다. 9인의 최고위원회가 당권을 맡고 있다. 이런 정신이 엄연히 살아 있는데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당의 공천에 손을 대려 한다면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물갈이는 소폭에 그치고, ‘화합’의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나라당 관계자 F씨의 얘기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박근혜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박세일 선대위원장에게 공천을 맡겼다. 지방선거에서도 중앙당은 공천권을 시도당에 내려줬다. 이런 전례가 있기에 한나라당이 옛 공천 방식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 강재섭 대표의 임기는 2008년 7월까지다. 당연히 그를 포함한 9인의 최고위원회가 2008년 4월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법적으로도 그렇게 보장돼 있다. 따라서 신임 대통령이 2008년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들 경우 당권-대권 간에 첨예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공천권의 향배를 속단하기 어렵다. “섣불리 줄 서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의원들의 머릿속은 여전히 이 문제로 복잡하다.

    영남지역 한 의원의 경우, 지역구 유권자 수가 30만명에 미달하면서 인접 지역과 통합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자 이 전 시장 쪽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인접 지역 의원이 박 전 대표 측근이기 때문이다. 통합될 경우 두 의원 사이에 공천 경쟁이 불가피해 다른 주자에게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남지역의 또 다른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거주하는 유력인사의 아들과 박 전 대표측이 친하다는 소문이 나자 이 전 시장 지지로 선회했다고 한다.

    경선장 가는 버스 안에선…

    한나라당의 양 주자는 요즘 사사건건 부딪친다. 1, 2월엔 검증론으로 대립하더니 3월 내내 경선 방식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4월이 돼도 아직 경선 방식을 확정짓지 못했다. ‘8월에 20만명의 선거인단으로 경선을 치른다’는 합의 이후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요지부동이다. 경선 방식을 둘러싼 두 진영의 대결은 그 역사가 길다.

    2005년 6월 당시 이명박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던 홍준표 의원과 소장파 박형준 의원을 간사로 하는 혁신위는 현재의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안(案)을 만들었다. 6월-4만명 안이다. 대의원(20%), 당원(30%), 국민선거인단(30%), 여론조사(20%)의 선거인단 구성 비율도 당시 정해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 시작된 경선안 협상을 통해 시기는 원안보다 두 달 늦춰졌고, 선거인단 규모는 5배 늘어났다. 박 전 대표측은 시기 면에서 양보를 받아냈고, 이 전 시장측은 규모 면에서 주장을 관철하는 쪽으로 타협을 본 것이다. 이에 대한 당 안팎의 평가는 “박 전 대표의 판정승”이었다.

    “20만명으로 선거인단 규모가 커진 것은 이 전 시장에게 그다지 실익이 없다. 그러나 경선 시기를 늦춘 것은 승부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지지도에서 뒤진 박 전 대표로선 상당한 여유를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선거인단 규모가 20만명이 됨으로써 한 지구당에서 500여 명의 당원과 대의원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당협위원장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규모라는 게 일치된 분석이다.

    당직자 G씨는 “당협위원장이 경선에서 ‘누구를 찍으라’고 ‘오더’를 내리더라도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 어느 누구도 유·불리를 따지기 힘든 대목이다. 대의원과 당원들은 전당대회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내려지는 위원장의 지시에 대체로 따라왔다. ‘오리발(금품)’을 살포해 위원장만 잡으면 대의원들은 딸려오는 구조였다. 이젠 그게 힘들 것이다.”

    첨예하다 못해 살벌

    ‘시기’에서 손해를 본 이 전 시장측은 ‘여론조사 비중’을 높이기 위해 막판 ‘계가(計家)’ 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양 주자의 신경전은 첨예하다 못해 살벌하다. 이제 무엇을 두고 또 공방을 벌일지 관심사다. 경선안의 구체적인 각론에 들어가면 줄다리기할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근거 없는 루머도 횡행한다. 박 전 대표측이 이 전 시장측의 기자 접대 현황을 알아보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허무맹랑한 얘기로 드러났다.

    양 진영이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국민이 두 주자 모두에게 식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 지지율은 두 주자 모두에게 고민이다.

    박 전 대표에게는 몇 달째 제자리걸음인 지지율이 고민거리다. 20%대의 강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지만 더 이상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그가 지지율에서 최고점을 찍은 시기는 지난해 5월 피습 직후였다. 그 후 북핵 위기 국면을 거치면서 20%대로 귀착됐다. 여기서 8개월째 요지부동이다. 이 같은 지지율은 당 안팎에서 ‘본선에서 자력 승리가 가능하겠냐’는 회의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박 전 대표측은 “박 전 대표의 특기인 대중성이 4월 재보선을 거쳐 5, 6월에 발휘되면 상승할 것”이라고 말한다.

    박 전 대표 쪽에선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문제를 삼기도 했다. 박 전 대표측은 최근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4월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ARS로 전국 유권자 2770명을 표본 추출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라면서 “지지하는 대통령후보로 이 전 시장은 32.4%, 박 전 대표는 29.2%로 나타나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한나라당 박근혜 vs 중간층 확보

    박 전 대표측 신동철 공보특보의 설명이다.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의 설문문항은 ‘대통령감으로 누가 낫나’ ‘적합한가’라고 묻는다. 다시 말해 인기투표식이다. 대신 우리는 ‘오늘이 투표일이면 누구를 찍겠느냐’고 물었다. 실제 투표 행태와 유사한 질문이다. 또한 정당 선호에 의해 지지가 결정된다고 보기 때문에 ‘한나라당 박근혜’ ‘한나라당 이명박’ 식으로 후보 이름 앞에 당을 밝혔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의 조사는 ‘이명박 전 시장’ ‘박근혜 전 대표’ 식이다. 표본 추출 방법도 우리가 한 것이 훨씬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다. 여론조사기관은 시간과 비용의 한계 때문에 하지 못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낳은 것이다.”

    앞서 달리는 이 전 시장측도 지지율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한때 50%까지 치솟았지만 “이젠 하락할 일만 남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한나라당 3선 의원의 얘기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일부 조정되는 것을 두고도 ‘급락’ ‘추락’ 같은 표현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면 역(逆)밴드왜건 현상이 벌어져 세의 추락이 빨라질 수도 있다. 이때 반전 카드를 내놓아야 하는데 먹혀들지가 문제다. 또한 이 전 시장은 선두 후보로서 검증론이나 네거티브 캠페인의 주 표적이 된다는 부담도 따른다.”

    이 전 시장은 과거 한나라당 주자들이 갖지 못했던 ‘중간층’을 확보했다. 이 전 시장 캠프의 한 인사는 “이는 이 전 시장의 본선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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