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호

여야 서울시장 선거캠프 秘 스토리

오세훈, P호텔서 박근혜 독대 후 ‘경선 빨간불’ 대책회의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입력2010-04-28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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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20여 분간 오세훈에 ‘광화문광장’ 쓴 소리”
    • 오세훈 뿌리치고 민주당 간 前 서울시 감사관 “폭탄 없다”
    • MB, 나경원 출마 반겼다…다보스 순방 때 특별히 수행시켜
    • 한나라, 일본 대마도에서 ‘제3후보론’ 논의
    • ‘5만달러 재판’ 검찰이 한명숙에게 신문하지 못한 질문들
    한나라당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소속 의원 30여 명은 3월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대마도 역사 탐방을 다녀왔다. 안상수 원내대표,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 등 지도부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 “당내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한 전망대로 대마도 여행에선 배 안에서, 버스 안에서 삼삼오오 의원들 간에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6월2일로 다가온 정국 최대 현안인 ‘서울시장 선거’가 빠질 리 없다. 한 의원은 민주당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의 5만달러 수수 사건이 무죄로 선고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선고일은 4월9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정보가 있는 친이계 의원인 만큼 이미 ‘법정의 공기’를 간파하고 있었다.

    대마도 여행에서 있었던 일

    여야 서울시장 선거캠프 秘 스토리

    서울시청과 서울광장.

    참석자에 따르면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옆에 있는 의원에게 “4월9일까지 기다려보자. 판 새로 짜니까”라고 했다.

    한 전 총리 선고 결과를 보고 서울시장 선거 전략을 새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인데 그는 “제3의 인물이 없어 큰일”이라고 했다. 안상수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불안한 1위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에선 오세훈 시장과 원희룡·나경원·김충환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준비하고 있고 민주당에선 한명숙 전 총리, 진보신당에선 노회찬 대표가 본선을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 시장은 여야를 통틀어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선호도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대마도에서는 오 시장도, 현재 거론되는 다른 후보도 아닌 제3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었다. 사실 제3후보론은 이때가 처음은 아니다. 그 이전인 2월에도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모 의원에게 “현재 거론되는 서울시장 후보를 너무 세게 돕지마라. 적당히 해라. 우리가 제3후보를 영입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3후보로는 정운찬 총리,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이 당 안팎에서 거명되기도 했다. 오 시장이 부동의 1위임에도 당에서 제3후보 카드를 만지작거린 것은 중차대한 서울시장 선거의 안정적 승리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차원 정도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오 시장이 현직 시장으로서 정책검증 혹은 네거티브 공세를 심하게 받을 텐데 괜찮을까”라는 의구심이 없지는 않았다. 여기에다 오 시장이 그간 ‘당원’으로서, ‘친이계’로서, 로열티(충성도)를 충분히 보여주었는지에 대한 평가도 작용했다.

    그러나 이후 서해상에서의 천안함 침몰은 제3후보론을 동반 침몰시키는 효과를 냈다. 한나라당은 비상국면 체제로 전환했고 제3후보론과 같은 정쟁적 사안을 추진할 동력을 잃었다. 4월 들어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당초 거론된 4명으로 확정됐다.

    “이성이 뭘 갖고 있는지”

    제3후보론은 종결됐지만 그 여진은 이어졌다. 즉, 제3후보론 태동의 배경이 된, 오세훈 시장의 ‘검증 면역력’과 ‘로열티’에 대한 여권 일각의 의문은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다.

    사실 제3후보론은 2월19일 발생한 사건에 의해 증폭된 측면이 있었다. 대마도에서 한나라당 한 의원이 “이성이 뭘 갖고 있는지”라고 한 말이 그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휘하에 있던 이성 서울시 감사관(2급)은 사표를 내고 2월19일 민주당 구로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서울시 감사관은 서울시와 그 산하기관의 비리, 비효율, 전시행정, 예산낭비, 권력남용, 공직자 재산신고내역 등을 조사하는 핵심 요직으로 서울시 감사관의 감사 자료는 외부에는 잘 공개되지 않는다. 이처럼 ‘오세훈 서울시’의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 만한 측근이, 오 시장 측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적진(敵陣)으로 투항한 것이니 보통 일은 아니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수차례 이성 전 감사관을 만나는 등 민주당이 그의 영입에 공을 들인 정황이 나왔다. 오 시장 측과 당사자인 이 전 감사관은 사퇴의 직접적 계기가 무엇인지, 감사 내용이 어떠한지에 대해 뚜렷이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았다. 이 전 감사관은 구로구 부구청장을 지낸 바 있어 그가 그러한 연고가 있는 구로구의 구청장 후보로 공천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구로구가 민주당 강세지역이고 전직 국회의원들도 기초단체장 공천에 몰리는 등 기초단체장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점도 감안해 이 전 감사관의 민주당행을 바라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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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의원.

    오 시장이 여러 번 이 전 감사관을 만나 사퇴를 만류했고 끝내 그가 민주당으로 가 오 시장 측이 적잖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오 시장의 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홍보기획관과의 대화내용이다.

    ▼ 이성 전 감사관이 민주당으로 간 게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보나요.

    “좋은 일은 아니죠. 우리 쪽 핵심 인사가 적진에 들어간 거니까. 나가는 부분에 대해 우려했어요. 시장께서 계속 함께 일하자고 설득했는데 잘 안 되었어요.”

    ▼ 이성 전 감사관이 그간 서울시에서 감사한 내용들, 자료들을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측에 우회적으로 제공할 가능성은?

    “공직을 역임한 분으로서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봅니다.”

    ▼ 그러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옆에 있던 여권 인사가 대신 대답하면서) 실제 자료가 사용되는 것보다 오 시장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는 효과 정도가 있겠죠.”

    이 전 감사관은 “정세균 대표를 몇 번 만나기는 했는데 출마 결심을 한 뒤에 만났다”면서 “구로구의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그전에는 전혀 몰랐는데 출마준비를 하면서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에 아는 사람이 있어 인간적 신뢰 때문에 민주당을 선택했다. 퇴임하면서 감사한 자료를 들고 나온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덧붙였다.

    ‘당’과 ‘친이계’에 대한 오 시장의 ‘로열티’는 사실 공공적 사안은 아니며 정파의 내부 문제일 뿐이기는 하지만 당내 행사인 경선에서는 이러한 점이 일정 정도 표심에 작용할 수도 있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2006년 서울시장 경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 위원이던 한 인사의 말이다.

    “당시 민주당 후보로 강금실이 뜨자 우리 공심위에서 오세훈 영입을 결정했다. 선거는 이겨야 하는데 여론조사에서 가장 잘 나오니까. 그런데 급하게 하다보니 면접 한 번 못 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열리는 체육관 내 공심위원 휴게실에 경선후보인 홍준표, 맹형규, 이명박 서울시장, 박근혜 대표 등등 여러 명이 들러 ‘수고하셨다’고 인사를 건네는데 오세훈은 안 오더라. 경선행사 단상으로 가면서 공심위원들이 처음으로 오세훈과 마주쳤는데 그의 옆에 있던 사람들이 후보가 먼저 가야 되니 비켜달라며 조금 밀쳤다. 최근에 들은 이야기로는 오 시장이 4년 시정을 이끌면서 많이 달라지고 환골탈태했다고 하더라.”

    한나라당 친이계 한 의원은 “최근 오 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를 독대한 것으로 안다. 오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모종의 연대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두 분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청와대 일각에서도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두 분이 독대한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의 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의 만남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어지는 강 전 기획관과의 대화내용이다.

    “위에 조용한 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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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숙 전 총리.

    ▼ 오 시장이 최근 박 전 대표와 독대한 적이 있습니까.

    “시장께서는 매년 초 전직 한나라당 대표와 식사 자리를 가져왔어요. 올해 초에도 박희태 전 대표 등과 식사를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요청했는데 박 전 대표가 식사시간은 어렵다고 했어요.”

    ▼ 그래서 만나지 못했나요.

    “1월7일경 박 전 대표가 서울시청 근처에서 ‘대구경북 신년 교례회’ 행사에 참석하는 일정이 있었는데 시간을 내어 오 시장과 P호텔에서 차 한 잔을 한 것으로 압니다.”

    ▼ 그 호텔 커피숍이 좀 소란스럽지 않나요.

    “위에 조용한 데서.”

    ▼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대화 시간은 20여 분 되었는데 다른 이야기는 거의 없이 박 전 대표가 오 시장에게 ‘광화문광장’에 대해 쓴 소리를 한 것으로 압니다.”

    ▼ 그 뒤로 어떻게 되었나요.

    “오 시장께서 돌아와서는 측근들에게 이야기했고 우리는 바로 대책회의를 했어요.”

    ▼ 왜 대책회의를 하죠?

    “박 전 대표의 반응으로 보았을 때 경선에서 박 전 대표의 지원이 불투명해 보여서. 서울에 친박계 의원이 5명 정도이고 친박계 대의원은 전체 대의원 중 10%에서 많게는 20%…. 이분들이 만에 하나 도움을 주시지 않더라도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은 당원, 대의원, 일반국민 대상 현장 투표와 여론조사가 각각 20%, 30%, 30%, 20%씩 반영되어 후보를 선출한다.)

    ▼ 그 독대 자리가 박 전 대표와의 연대 목적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네요.

    “그렇죠.”

    ▼ 청와대에서 그 만남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했다는 것도….

    “그 이야기가 전혀 말이 안 되는 게, 박 전 대표를 만나기 전에 이 만남의 취지를 청와대에 보고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정치권에서 ‘청와대 대로설(大怒說)’ 같은 소문이 나자 오히려 청와대 측에서 저희에게 문의해왔어요. ‘아니 그때 그런 취지로 만난 거 아니었나’라고요. 그래서 ‘맞습니다’고 하자 ‘문제가 안 된다’고 하더군요.”

    “오세훈이 달라졌어요”

    서울지역 친이계 한 의원은 오세훈 시장의 변화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예전에 오 시장이 당에서 들어오는 민원을 차단해 서울시 공무원들이 일하기 편했다. 그러나 요즘은 오 시장이 의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다. 오 시장이 아니면 지역구 사업이 마무리되기 어려워 보이므로 오 시장을 지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4월 초·중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 경선 후보 중 오 시장을 제외한 다른 후보는 민주당의 한명숙 전 총리와의 맞대결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전 총리가 무죄판결을 받은 다음날인 4월10일 국민일보-GH코리아 조사결과 오 시장이 43.3%, 한 전 총리가 35.8%로 오 시장이 7.5%포인트 앞섰다. 원희룡-한명숙 양자구도에선 30.0%대 39.0%로 한 전 총리가 9%포인트, 나경원-한명숙 양자구도에선 33.0%대 41.0%로 한 전 총리가 8%포인트 각각 앞섰다. 같은 날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에서 오 시장(52.9%)은 한 전 총리(32.0%)와의 격차를 20.9%포인트 차로 더 벌렸다. 그러나 나 의원이나 원 의원이 나설 경우 한 전 총리가 각각 7.6%포인트, 9.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오해 단단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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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한나라당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서울시장 경선을 4월29일 실시한다”고 4월9일 밝힌 바 있다. 원희룡, 나경원 의원은 경선 시기를 더 늦추고 TV토론, 권역별 토론회를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 후발주자에게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아 보인다.

    나경원 의원은 오 시장에 대해선 ‘16개 광역단체장 중 교체지수가 두 번째로 높게 나온 후보’로 평가하고 원 의원에 대해선 ‘당의 정체성과 다소 거리가 먼 후보’로 평가하고 있다. 자신에 대해선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춰 일할 시장’이라고 했다.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춰’와 관련해 나 의원을 돕고 있는 이두아 의원이 설명하는 내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월 인도-스위스 다보스 순방 시 나경원 의원으로 하여금 특별히 수행하도록 했다. 나 의원은 돌아온 직후 경선 출마를 결심하고 내게 도와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나 의원의 경선 출마를 반긴 것으로 안다. 나 의원이 이 대통령을 잘 도와왔고 대중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12월 대선 승리 후 모 지상파 TV가 대통령당선인보다 나 의원을 더 밀착 취재해 나 의원이 포털 검색어 순위 최상위에 오른 적이 있는데 주인공인 대통령 내외께서 다소 서운했겠지만 나 의원의 대중성을 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인기가 있는 후보가 나와야 경선이 흥행이 되고 본선도 승리할 수 있다. 당원, 대의원 지지율에서 변화가 오고 있다.”

    이어 이 의원은 나 의원 측에서 본 선거 구도를 정리했다. “오세훈 대 한명숙 구도에선 ‘서울시정 4년 심판론’으로 선거가 흐를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하다. 원희룡 의원의 급식 관련 주장은 민주당과 비슷하다. 원희룡 대 한명숙 구도에선 한명숙의 ‘경륜’을 더 높이 사게 된다. 그러나 나경원 대 한명숙의 ‘여성 대 여성’ 구도에선 심판론과 경륜이 먹히지 않는다. 나 의원이 ‘인물론’으로 쉽게 승리한다”는 것이다.

    나 의원 측은 진수희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소장(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했는데 진 소장은 서울의 친이계에 영향력이 큰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핵심 측근이다. 그러나 오 시장 측은 “나 의원 쪽으로 진 의원이 합류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나 의원 측은 “진 의원이 주요 당직을 맡고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희룡 의원 측은 ‘당심(黨心)’에선 자신이 1위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지난 3월2일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의 한나라당 중앙위원 463명 대상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원 의원은 40.8%를 기록해 오 시장(29.2%)을 앞섰다. 나 의원은 8.2%였다.

    원 의원 진영엔 KBS 출신으로 경기도 부지사를 지낸 표철수 공보특보(리엔브로드 회장)가 경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표 특보는 “우리는 친이계와 친박계가 모두 와 있는 열린 캠프”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오 시장 측으로부터 네거티브 한다는 오해, ‘신동아’에 기삿거리를 흘린다는 오해를 단단히 받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짓 안 한다”고 했다. 표 대표와 오 시장 측 캠프의 공보 담당인 이상철 전 서울시 부시장(전 월간조선 대표)은 부산고등학교, 대성학원 재수, 서울대 문리대 동기로 대학 때도 룸메이트였다. 그랬던 이 전 부시장이 최근 표 특보에게 “이럴 수 있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표 특보는 “지금은 다 풀었다”고 했다.

    원 의원은 최근 ‘서울시정개혁안’ 발표에서 “2008년 서울시 본청 부채만 1조6800억원으로 2004년에 비해 57% 늘었다”면서 오 시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표 특보에 따르면 원희룡 의원 측은 나경원 의원 측에 공식적으로 단일화를 제의한 적은 없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다. 두 의원 모두 “오세훈으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확고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원·나 의원은 차세대 정치인인 만큼 ‘이변 연출’이 최선이지만 차선으로 ‘오 시장과 어느 정도 차이로 패하느냐’에 따라서도 정치적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 측은 4월9일 무죄 선고 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로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한명숙 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 합정동 노무현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의 사과와 법무부 장관·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공대위 회의에선 “검찰이 4개월 동안 터무니없는 사실로 망신과 모욕을 줬다”고 했다. 검찰이 새로운 혐의를 수사하는 것에 대해선 “선거를 앞두고 또 시작이니 참으로 사악하고 치졸한 정권”이라고 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사장 채용과 관련해 5만달러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 4월12일 항소했다. 이에 따라 5만달러 수수를 둘러싼 검찰과 한 전 총리의 2라운드 법정공방은 서울시장 선거 직전까지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 건설시행사 한모(49)대표가 9억원 정도의 정치자금을 한 전 총리에게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와 재판의 진행과는 별도로 한 전 총리가 같은 날 총리공관에서 점심과 저녁을 각각 곽 전 사장과 한 대표와 함께 한 의혹, 곽 전 사장 소유 제주도 고급 골프 빌리지를 무료로 사용하고 골프를 친 의혹은 ‘공직후보자의 청렴성’ 문제와 관련해 한 전 총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4월13일자 사설에서 “한 전 총리가 2006년 12월20일 공관에서 점심에는 5만달러를 줬다는 혐의의 곽 전 사장과, 저녁에는 9억여 원을 줬다는 혐의의 건설업자 한모씨와 식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건설업자들이 요주의 대상이라는 건 정치초보생도 안다. 역대 어느 총리가 같은 날 공관에서 이런 오찬, 만찬을 했겠는가. 이게 이상하지 않다고 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골프 빌리지 사용 건에 대해 한명숙 공동대책위원회 양정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강동석 전 장관이 소개한 콘도에서 숙박한 적이 있고 동생과 함께 지내기도 했다. 공소사실이나 사건의 본질과 전혀 관계없는 악의적 흠집 내기”라고 반박했었다.

    물론 정치적 수사였다는 한 전 총리 측 주장은 무죄 판결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그의 도덕성과 관련된 의문 중 일부는 재판 절차상의 문제로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한 전 총리는 유권자를 위해 이를 해명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행선지(골프숍) 모른 채 따라가나”

    다음은 ‘5만달러 수수 의혹’ 사건의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한 전 총리에게 신문하려 했으나 재판장의 제지로 신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질문 중 유도성 질문으로 보이는 것을 제외한 일부 질문이다.

    ▼ 2009년 12월4일 5만달러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첫 보도된 이후 민주당 측에서는 보도 내용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는데 정작 한 전 총리는 즉각 반박 성명을 내지 않고 2009년 12월7일까지 3일 동안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던 이유가 무엇인가.

    ▼ 한 전 총리는 곽 전 사장의 행선지(골프숍)를 그냥 따라갔다는 것인데, 장관이나 총리로 근무하면서 다른 사람의 경우에도 행선지를 모른 채 일반 사업자를 따라간 적이 있는가.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이 골프숍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고가의 골프채를 선물로 받았다고 했고 한 전 총리 측은 모자만 받고 나왔다고 했다.)

    ▼ 한 전 총리는 처음에는 골프를 안 쳤다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한 전 총리는 총리로 재직하는 동안 곽 전 사장처럼 특별한 직업이 없이 지내는 사람을 총리공관 본관에 불러 전현직 장관이 참가하는 오찬에 초대한 적이 또 있는가.

    ▼ 한 전 총리는 아들의 미국 계좌 거래내역을 제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 한 전 총리는 골프채에 공을 맞추지 못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주장하는데 제주 골프리조트 캐디는 한 전 총리가 90~100타 정도의 수준이고 ‘한이숙’이라는 가명을 사용했으며 골프 비용을 곽 전 사장이 대납했다고 진술한다.(이 대목은 재판장의 제지 등으로 법정에서 증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검찰 측 증인들의 진술요지)

    형사사건 재판은 검찰 기소 사실에 국한해 진실성 여부를 다투고 피의자는 자신을 변론할 권리가 있으므로 재판장이 기소 사실과 무관해 보이는 검찰 신문을 제지하거나 피의자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서울시장과 같은 중요 공직의 입후보자는 부정부패 의혹이나 도덕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 경계를 두지 않고 포괄적으로 검증받아야 하고 그 출처가 검찰이든 어디이든 합리적 의심에 대답해 유권자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어야 하는 공적인 의무를 지닌다고 본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4월14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십보가 나으냐, 백보가 나으냐의 비교가 아니다. 오세훈과 이명박의 오십보백보, 그리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오십보백보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서울을 바꾸는 그런 비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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