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호

이동관 면직, 탄핵 ‘허’ 찌른 절묘한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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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3-12-01 12: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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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동아DB]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동아DB]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 전 위원장은 30일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윤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1일 “윤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8월 25일 임명된 지 3개월여 만이다.

    후임에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과 김은혜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 전 사장은 당초 여당 몫 방통위원을 맡기로 돼 있었으나 후임 방통위원장에 내정될 수 있다는 것. 김 전 수석은 지난달 30일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홍보수석에서 물러났으나 ‘이동관 사퇴’라는 돌발변수 이후 방송통신정책 기조를 이어갈 적임자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하마평이 나온다.

    이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30일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1일 표결 처리를 앞둔 시점에 사의를 표명했다. 탄핵소추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지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해 처리하도록 돼 있다.

    이 전 위원장의 자진 사퇴는 여권 처지에서 ‘절묘한 한 수’라는 게 방통위 주변 인사들의 견해다. 이 전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을 경우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헌재에서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6개월 가까이 걸렸다는 점에서 1일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면 방통위 운영은 내년 4월 총선 이후까지 올스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나 후임자 인선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면 이르면 12월 말 후임 방통위원장이 임명될 수도 있다.

    방통위 주변에서는 “이 전 위원장 사퇴는 내년 총선 때까지 현 정부의 방송통신정책 기조를 빈틈없이 이어가겠다는 시그널”이라며 “당장은 위원장 공석으로 방통위 기능이 멈춰서겠지만, 빠르게 후임자를 임명하고 인사 청문 절차를 진행할 경우 늦어도 6주 이내에 후임 위원장을 임명해 방통위 기능을 정상화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방통위는 최근까지 이 전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 전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이 부위원장만 남게 돼 위원회 운영은 사실상 멈춰서게 됐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을 경우도 사정은 똑같았다. 다만 후임 방통위원장 임명 절차에 속도를 낼 경우 탄핵소추안 가결 시와 달리 빠른 시간 안에 운영을 정상화할 수 있다.

    방통위는 대통령 지명 2인과 여야 추천 상임위원 3인, 총 5인으로 구성해 협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해내는 합의제 기구다. 국회에서 위원을 추천할 때는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됐던 여당에서 1인을 추천하고 야당에서 2인을 추천하도록 돼 있다.

    방통위원 임기 만료 전에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을 경우 5인 이하, 최소 2인 체제로 운영된 경우가 있었다. 방통위는 위원장의 개의 요구 시 2인만 있어도 전체 회의를 여는 것이 가능하다. 5인 합의제 기구인 만큼 관례상 과반 이상인 3인 이상 출석으로 주요 안건을 의결해왔지만, 이 전 위원장 임명 이후에는 2인이 주요 안건을 처리해 왔다.

    고삼석 전 방통위원은 “방통위를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추천받은 위원 5명의 합의제 기구로 만든 이유는 정치적 독립과 균형을 보장하기 위함”이라며 “현재는 전임 방통위원이 임기 3년을 마치고 나면 곧바로 사임하도록 규정돼 있어 결원이 생기면 이를 보충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방송법을 개정해 방통위원 임기는 3년으로 하되, 후임자 임명 전까지 그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합리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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