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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崔·朴·탄핵 쇼크 이후

朴 대통령 & 친박_고슴도치론, 비박 & 야권_국공합작론, 반기문_기름장어 셈법

탄핵·대선 삼국지

  • 이종훈 | 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朴 대통령 & 친박_고슴도치론, 비박 & 야권_국공합작론, 반기문_기름장어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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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親박근혜)계의 한 인사는 “정치의 도덕성을 잠깐 논외로 두면, 박근혜 대통령은 두 번의 실책을 범했다”고 말했다.

한 언론은 2016년 10월 24일 최순실 씨가 자신의 태블릿 PC로 박 대통령의 연설원고를 고치는 등 국정에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다음날 바로 박 대통령은 최씨가 대통령 연설 원고를 손봐준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모두가 경악했고 세상이 뒤집어졌다.

이에 대해 친박계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은 수년 간 최순실의 존재 자체를 숨겨왔다. 그런데 왜 이날은 순순히 인정했을까. 이후 상황을 보면 한편의 ‘블랙코미디’ 같다”고 말한다. 무엇이 블랙코미디일까.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한 편의 블랙코미디”

“해당 언론 보도는 태블릿 PC를 ‘최순실 씨의 것’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이는 ‘그냥 질러 버린 것’이었다. 언론은 최씨 본인 것이 맞는지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다. 얼마 뒤 최씨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최씨의 것이 아니라면 희대의 오보가 될 뻔했다. 적어도 최씨의 것이 맞는지 아닌지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면 다음날 대통령의 대응은 달랐을 것이다.



박 대통령 측은 이 보도를 그냥 사실로 믿은 것 같다. 그래서 ‘멘붕’에 빠진 것 같다. 부정확한 보도에 지레 놀라 연설을 첨삭 받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블랙코미디다.

대통령 취임 후 박 대통령 본인과 문고리 비서관 3인은 최순실 씨와 매우 자주 만났고 대화했다. 전화 통화나 문자메시지도 수도 없이 교환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순간 양쪽은 소통이 되지 않았다. 만약 그 보도를 보고 양쪽이 ‘이 태블릿 PC가 최 선생님 것 맞아요?’ ‘아뇨. 절대 내 것 아녜요’ 이렇게 대화만 했다면 박 대통령의 대응은 달랐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목숨 걸고 최순실을 숨겨왔다. 10월 24~25일 박 대통령의 대응은 일관성이 떨어졌다. 덕분에 진실의 중요한 한 자락이 공개됐고 사실상 여기에서 몰락이 시작됐다.”

최순실 씨의 대통령 연설문 첨삭이 드러난 후 박 대통령의 여론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수습책으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들과 문고리 비서관 3인을 사퇴시켰다. 이에 대해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한 여권 인사는 “우 수석을 내보낸 것은 박 대통령의 실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박 대통령에게 여론 지지율은 의미가 없었다. 19%든, 10%든, 5%든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그토록 보호해온 우병우 수석을 최순실 사태 여론 무마 차원에서 선뜻 포기했다. 최순실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고돼 있었다. 알려지기로, 우 수석은 검찰 수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실제로 우병우가 나간 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검찰에 대한 통제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 결과 검찰은 최순실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하게 된다.

원래 박 대통령은 여론이나 여론조사 결과에 신경 쓰지 않았고 우병우를 끝까지 지켰다. 그런데 자신에게 칼끝이 향할 수도 있는 그 중요한 검찰 수사를 앞두고는 왜 우병우를 버렸을까.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인데, 자신에게 가장 이기적인 선택을 해야 할 순간에 박 대통령은 정반대의 선택을 한 것이다. 이 역시 본인 스스로 공황상태에 빠졌고 문고리 비서관 등 주변의 참모들도 제대로 조언을 해주지 못해 판단을 그르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여론의 포화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친박계는 고슴도치 전략을 쓰고 있다. 외부의 공세가 뜸해질 때까지 바늘을 세운 채 몸을 잔뜩 움츠려 방어로 일관하면 언젠가 살아남는다고 믿는 것이다.



“선명 야당으로 남는 게…”

친박계가 이렇게 버티는 까닭은 박 대통령이 버티기에 들어간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박 대통령의 전술 기조는 참호전이다. 고슴도치론과 참호전은 거의 유사하다. 참호를 파고 들어가 시간을 최대한 끌면서 적을 지치게 만들며 반격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친박계도 참호전에 돌입했다. 2016년 4월 총선 때는 비박계에 대해 초토화 전술을 쓴 바 있다. 그 때 공세를 펼쳤다면, 지금은 방어가 핵심이다.

친박계는 12월 13일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이라는 당내 모임을 만들었다. 주류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다. 이것이 실은 참호다. 2선 후퇴를 염두에 둔 포석인 것이다. 당내외의 비판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계속 전면에 나서봤자 총알만 더 날아온다. 이럴 때는 잠시 병력을 뒤로 빼는 것이 오히려 전력을 보존하는 길이다. 탄핵 표결 과정에서 친박계에서도 탈영병이 나왔다. 당내 모임 결성은 추가 탈영병을 막는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일단 62명을 참호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다.

친박계 한 관계자는 “대선 판이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른다. 반기문 카드가 아직 살아 있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친박계 전체의 단합이 친박계 의원 개개인에게 유리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다음 총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대선이 끝나면 박근혜 탄핵은 과거의 사건이 된다.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이 정권도 국정에서 실수를 할 것이다. 비박계는 야당과 탄핵을 공모함으로써 이미 보수진영에서 선명성을 잃었다. 결국 야당으로 정권교체 후 친박계는 유일 선명 야당으로서 다시 국민의 기대를 받을 수 있고 재기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친박계와 새누리당의 형태를 지켜놔야 한다.”  


비박계에도 반기문은 매력적

비박계는 야권과의 ‘국공합작’으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이뤄냈다. 그 끝은 어디일까. 이제 비박계는 친박계에 앞서 당내 모임을 결성했다. 비상시국위원회다. 이것으로 탄핵 표결 과정에서 단일대오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표결 결과를 보니 친박계에서 탈영병이 여럿 발생했다. 그들을 방치할 수 없었다. 그래서 친박계가 모임을 만든 바로 그날, 발전적 해체를 선언했다. 조만간 친박계 탈영병들을 흡수해 새로운 모임을 만들 것이다.

친박계를 수적으로 능가하는 비박계 모임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당권 장악이 가능하다. 물론 당권의 실효적 지배를 보장받으려면 한 가지가 더 충족돼야 한다. 골수 친박의 탈당이다. 그래서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이 친박 핵심 8인의 탈당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8인은 이 요구를 수용할까. 수용하면 분당은 막을 수 있다. 거부하면 분당이 불가피하다.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무성 전 대표는 연일 탈당과 신당 창당 의지를 내비친다.

김 전 대표는 탄핵안 표결 직후 ‘인적 청산’ ‘현실적으로 불가능’ ‘탈당’이라는 메모까지 언론에 노출했다. 12월 13일에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조만간 탈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그가 진짜 얻고자 하는 것은 8인의 탈당일 뿐이다.

코너로 몰린 친박계는 맞불 모임을 결성했지만, 발기인은 36명에 불과했다. 탄핵안 표결 이후에도 원심력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비박계는 8인이 극적인 탈당을 선택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김무성 전 대표가 테이블 아래로 ‘대선 승리 후 복당’ 카드를 내민다면 이들의 결단은 더 빨라질 것이다.

비박계 역시 의외의 선택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친박계가 공을 들여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카드가 그것이다. 비박계에게도 반 총장은 흥행 보증수표다. 반 총장이 제3 지대로 갈 경우에는 탈당해서 반기문 신당에 합류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 이보다는 역시 반 총장을 새누리당으로 불러들이는 편이 덜 번거롭다. 비박계가 반 총장을 영입할 때 그 형식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일 가능성이 높다. 8인이 빠진다면 친박계와 비박계는 만장일치로 이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



또 무난히 진다?

반 총장이 아니라면 비박계는 내분에 휩싸일 여지가 많다. 김무성 직계, 유승민계, 친이명박계의 이해관계가 갈리기 때문이다. 비박계 3대 계파 모두 각자 대선주자를 내세우려 들 수 있다. 당분간 반 총장의 지지율을 압도할 만한 인물이 나오긴 쉽지 않다. 그런데 대선은 임박했다. 개헌을 매개로 ‘반기문 대통령 + 자기 계파 총리’ 구도를 시도하겠지만, 시간이 허락할지 의문이다.

역시 이번에는 반기문으로 가자는 쪽으로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반 총장 카드가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국민의당은 물론 제3 지대 신당 세력과 연대를 형성하기가 한결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그들 모두가 반 총장과 경선을 치르기를 원한다. 그래야 흥행이 가능하다. 비박계는 대선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길 원할 것이다. 당연히 제3 지대 신당 세력을 끌어들여야 하고, 가능하면 국민의당도 끌어들여야 한다.

만약 새누리당이 분당하면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 제1 당이 된다. 당분간 더민주당에 필적할 정당은 없다. 당연히 진보 세력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재결집할 것이다. 이미 그런 추세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조기 하야까지 성사시킨다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와 2위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지지율을 합치면 40%에 근접한다. 탄핵 정국에서 진보 세력이 이 두 후보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재결집하고 있는 것이다. 두 후보의 지지율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까지 더하면 50%에 근접한다. 이 정도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의 표 결집 상황에 버금간다. 여기에 중도 세력까지 일부 끌어오면 곧바로 정권 교체다.

민주당과 민주당 소속 대선주자들은 중도 세력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보수 세력 일부라도 포섭할 수 있을까. 아직은 확신하기 어렵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대부분의 보수 세력이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부동층으로 변한 것이다. 그들을 일부라도 끌어안았다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50%를 넘었을 것이다. 민주당 소속 대선 주자 지지율 합산 수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2012년 문재인 전 대표가 획득한 48.0%를 아직 넘어서지 못한 채다. 이대로 간다면, 또 다시 무난히 질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들에게도 국민의당과 제3 지대 신당 세력은 관심대상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1차 대상은 손학규 전 고문이다. 2차 대상은 국민의당이다. 손 전 고문도, 안철수 전 대표도 모두 문재인 전 대표에게 당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손학규와 안철수 모두 지지율이 답보 상태라는 점이다.


安, 찻잔 속 전투에 몰입

국민의당은 탄핵 정국에서 지지율 반등을 노렸지만 오히려 급락했다. 대표적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은 이재명 성남시장만도 못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번지수를 잘못 찾은 까닭이다.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은 가장 먼저 즉시 하야를 주장했고 탄핵에 목청을 높였다. 진보 선명성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비하려면 역시 집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사로잡혀서다. 그래서 더 선명해지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는 이들의 예측에서 벗어났다.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은 과감하게 우향우를 했어야 한다. 집토끼를 놓고 경합을 벌이기보다는 산토끼를 잡는 데 공을 들여야 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중도는 물론 보수 세력까지 부동층으로 변했다. 사실상 무주공산이다. 새누리당도 내전으로 정신이 없다. 이때 과감하게 치고 들어가야 했지만 안철수는 찻잔 속 전투에 몰입했다.

진보 세력에게 안철수는 ‘운동권 족보’도 없는 이방인에 불과하다. 안철수 신드롬이 불 때는 효용가치가 있었지만 이제 그 값어치도 크게 떨어졌다. 그나마 중도 또는 보수 세력으로 확장성이 있을 때, 다시 말해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될 만한 요소가 있을 때만 진보 세력은 안철수를 쳐다본다. 이번 탄핵 정국은 다시 안철수 신드롬을 불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안철수는 이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에게 제3 지대 신당 세력과의 연대가 한결 중요해졌다. 1차 대상은 손학규 전 고문이다. 2차 대상은 제3 지대로 나온다는 전제 하의 반기문 총장이다. 반 총장이 독자 신당을 창당한다면 합당까지도 고려할 것이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신당을 만들 경우 그들하고도 연대할까. 아마도 그것은 최후의 고려 대상일 것이다. 새누리당 2중대라는 인식을 의식해서다. 그런 점에서 반 총장이 비박계와 보수 신당을 창당한다면, 연대는 물 건너 갈 것이다.



최대 위험은 반기문 자신

반기문 총장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다. 최근에는 제3 지대에 신당을 창당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문제는 시간이다. 정치적 기반도 취약하다. 주변에는 외교관 출신 선후배들만 넘친다. 외교도 정치의 한 영역이긴 하지만 정당 정치는 외교보다 한결 거칠다. 외교관 사고로 정당인을 제압하겠다는 것은 과도로 식칼에 대항하는 격이다.

그래도 반 총장을 돕겠다는 정치인이 적지 않다. 제3 지대에 미리 둥지를 튼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대표적이다.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도 함께 신당을 만든 뒤에 경선을 치르자고 들 것이다. 이후 손학규, 안철수도 유사한 거래를 제안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제3 지대 신당 창당은 다양한 변화를 꾀할 수 있는 묘수다. 부동층으로 변한 보수 세력을 단기간에 끌어 모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새누리당 쪽의 영입 요구도 강렬하다. 친박계도 비박계도 반 총장을 원한다. 반기문의 처지에선 친박계와 함께 할 수는 없어도 비박계라면 거부할 이유는 없다.

더욱이 핵심 친박 8인이 탈당하고 비대위원장으로 전권까지 보장해준다면, 그래서 친박당을 반기문당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면, 솔직히 그렇게 나쁜 조건은 아니다. 그래서 반기문은 최후까지 본심을 숨기는 ‘기름장어 셈법’을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비쳐진다. 창당 반, 입당 반이다. 그게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궁극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 신당 창당으로 나아갔다가 창당도 못하고 좌초할 수 있다. 새누리당에 입당해 반기문당으로 바꾸려다 경선에서 대참사를 겪을 수 있다.

어느 쪽이건 던져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만약 던지지 못하면, 이도 저도 아닌 허무 개그로 끝난다. 반 총장에게 최대 위험은 결정을 미루고 마음을 숨기는 게 체질화한 그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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