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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 | 문재인 대통령에게 할 말 있다

“편 가르기 인사로 거의 內戰 수준”

인사 :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편 가르기 인사로 거의 內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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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기틀을 짜는 첫 인사가 삐걱거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인사에 야권이 크게 반발하면서 새 정부의 첫 번째 추진 과제인 일자리 추경안과 정부조직법개편안 처리마저 불투명해졌다. 문 대통령 인사 스타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권한대행(원내대표)의 따끔한 지적을 들어봤다. 4선 국회의원(대구 수성을)인 주 권한대행은 박근혜 정부 시절 특임장관, 정무특보를 지냈다. 그와 인터뷰를 한 6월 13일 문 대통령은 야당이 반대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



“15개월밖에 못하는 헌재소장”

‘문재인 정부가 장관은 보은인사, 차관은 코드인사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편 가르기, 코드 인사가 큰 문제가 됐죠. 문재인 대통령도 지금 높은 지지율을 믿고 그대로 하고 있어요. 선대위 출신, 코드 맞는 인물들이 대거 들어갔죠. 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국민통합’을 외쳤는데, 실제는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국민통합은 정치의 본령입니다. 그런데 지금 거의 내전(內戰) 수준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진정으로 국민통합을 해야 정책에도 힘이 실리고 갈등비용도 줄어드는데, 입으로는 국민통합을 외치며 실제는 편 가르기, 코드 인사 일색이어서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지금까지 인사 중 가장 잘못된 건 뭐라고 봅니까.
 “앞으로 공기업 같은 곳의 인사가 많이 남아 있는데 더 심해지지 않겠어요? 현재로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선이 최악이라고 봐요. 다른 부처 장관들은 그 부처에 적격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게 주인데, 헌재소장은 최고 헌법해석기관 아닌가요? 그런데 헌재의 구성 원리를 깨는 인사를 했어요. (헌재 재판관 잔여 임기로) 15개월밖에 못하는 헌재소장을 지명한 건 보은 성격이 짙어요. 또 국민통합의 최고 상징이 돼야 될 헌재소장을 특정 정당 추천을 받은 인물로 지명한 발상 자체가 우려스럽죠. 행여 15개월 뒤에 나머지 헌재 재판관 8명도 ‘나도 대통령 마음에 들면 소장 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하면 헌재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해치게 됩니다. 더구나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자고 하면서 5·18 관련 판결에 논란이 있는 인물을 지명한 것은 최악의 인사죠.”

각료 중엔 누가 제일 문제가 있습니까.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죠. 당내외 선거에 여러 번 나갔다 떨어진 사람 아닙니까. 일본은 교육상의 경우 윤리적이고 비정치적인 사람을 임명해요. 교육정책을 이끌 사람은 ‘코드’에서 자유롭고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보는 거죠.”



그나마 괜찮은 인사라고 생각하는 인물도 있는지요.
“관료 출신인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그런대로 괜찮고 봐줄 만하죠. 그 다음에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정도.”

청와대가 인사 발표를 하면서 후보자의 위장전입, 음주운전 같은 하자를 ‘셀프 고백’하는 건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사후에 드러나면 검증과정에서 왜 놓쳤느냐는 시빗거리가 되니까 ‘검증 과정에서 파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쓴다’는 설득력을 갖기 위해 미리 발표하는 거죠. 하지만 그게 면피용 수단이 될 수는 없어요. 우리가 먼저 밝혔으니 가볍게 봐달라, 이건 아니죠.”


“말 바꾸고 사과도 안 하는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을 ‘5대 비리’로 규정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고위공직에 기용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언론 검증과 국회인사청문회 과정에서 ‘5대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의혹을 가진 후보자들이 줄줄이 나왔다. 청와대가 선제적으로 공개한 ‘셀프 고백’ 내용에 포함되기도 했다.

새 정부 첫 인사부터 ‘5대 비리 연루자 배제’ 원칙이 잇따라 깨졌는데요.
“이 정부 인사 원칙은 ‘박근혜가 한 건 안 한다’인데 지난 정부 때 인사마다 다섯 가지가 문제 됐으니 자신들은 안 하겠다고 선언한 거죠. 그런데 이 다섯 가지 결격 사유보다 더한 것도 많지 않습니까. 유죄판결, 음주운전 이런 것들은 다섯 가지보다 훨씬 더 질이 나빠서 아예 대상에도 넣지 않겠다는 취지였는데, 음주운전 처벌 경력자(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인사에 포함시켰어요. 더구나 칼럼에서 음주운전을 여러 번 했다고 고백한 사람(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을 장관에, 그것도 법무부 장관에 지명한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죠.”

야당에서 문 대통령의 말 바꾸기를 좀 더 철저하게 따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죠. 대선 때 선거 전략으로 5대 비리 원천 배제 원칙을 제시해서 표를 받아가고 난 뒤에 결국 지키지 못한 건 근본적으로 큰 문제입니다. 후보자 가운데 절반 이상을 그 원칙에 걸리는 사람을 집어넣고 사과도 안 하면 아주 나쁜 거죠. 현실적으로 그런 사람을 구하기 어려우면, 공약을 못 지킨 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양해를 구해야죠. 자기들만 깨끗한 것처럼 해서 표를 얻어놓고는 납득할 만한 말을 하지 않는 건 당당하지 못합니다.”

왜 국민에게 공식 사과를 하지 않는 걸까요.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사과해선 안 된다며 (참모들이) 막은 것 같은데, 궁색해요. 여태 보여준 문 대통령 스타일이면 당당하게 사과해야죠. ‘대선 때 제시한 인사 원칙을 무시하겠다는 게 아니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 정도는 사과하고 가야 야당도 동의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처음 세 번의 인사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했는데, 그다음은 홍보수석이나 대변인이 하고 있지요.
“인사 발표는 대통령이 하고 문제가 생기니 유감 표명은 비서실장이 했죠. 그럼에도 대통령이 인사 발표를 하면 책임이 따를 것 같으니 직접 못하는 거죠.”



“조국 수석, 왜 NO라고 하지 않나”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김상조 후보자를 임명하면서 청와대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미 검증을 통과했다고 감히 말씀을 드린다’고 했는데요.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다고 임명을 강행하는 건 청문회 제도를 무력화하는 아주 나쁜 선례를 남기는 거죠. 보수정권의 타락을 욕하던 진보정권이라면 적어도 자기들이 요구했던 기준 정도는 지켜야 하지 않나요. 조국 민정수석은 대학교수 시절에 그런 지적들을 계속 해왔는데, 지금 후보자들이 여러 가지 결격 사유가 확인됐음에도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나요. 조 수석은 인사검증을 하는 위치에 있는데, 왜 ‘노(NO)’란 말을 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꼭 듣고 싶어요.”

청와대에선 ‘5대 배제 기준’을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국회 차원에서도 현실적 기준을 마련해야죠. 승인, 불승인 유형을 국회 규칙으로 만드는 건 쉽지 않아요. 국회 규칙은 법규성을 갖는데 ‘불법’을 어느 선까지는 용인하자는 건 어려운 일이죠. 대신 교섭단체 합의 정도가 적당할 것 같아요.”

위장전입의 경우 청와대가 제시한 국회청문회 제도 도입 이전과 이후를 구분하는 방식 같은 것을 정치권에서 합의할 수 있겠군요.
“그 방안은 제가 처음 꺼낸 겁니다. 청문회 도입 전과 후의 구분, 또 위장전입이 부동산 투기나 좋은 학군으로의 진학을 위한 것이냐, 다른 용도냐 그런 부분을 구별하자는 거죠. 다른 배척 사유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합의가 없으니 여야가 바뀔 때마다 기준이 달라지면서 정치 불신의 큰 요인이 되고 있어요. 그러는 사이 장관 후보자들은 온갖 상처를 입게 되죠.”


“보좌진·수당은 그대로”

김진표 국정기획자문회의 위원장이 제시한 윤리검증과 정책검증을 분리하는 방안은 어떻습니까.
“미국식인데, 동의합니다. 다만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해요. 첫째, 우리 국가기관의 검증이 미국처럼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권력의 눈치를 보고 대충하면 안 되죠. 국가기관의 신뢰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겁니다. 둘째, 국회도 청와대처럼 후보자의 검증동의서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 지금처럼 청와대보다 더 못한 검증자료로 인사청문회를 하는 건 말이 안 되죠.”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처럼 전 정부에서 좌천된 사람들을 요직에 기용하는 건 어떻게 봅니까.
“지난 정권에서 억울하게 불이익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보정(補正)도 어느 정도 필요하겠죠. 하지만 전 정권에 대들었다는 이유로 발탁하면 자칫 어느 정권이든 말기에 그런 경우가 생길 수 있겠죠. 인사상 보정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과도하게 비치면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새누리당 시절에 현직 의원으로서 특임장관을 지냈는데 지금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4명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건 무리가 없겠습니까.
“저야 국회와 가교 역할을 하는 특임장관이었으니 조금 다른 문제인데, 국회의원과 장관 겸임은 두 가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첫째, 장관이 되면 의원직은 전혀 수행하지 못합니다. 1, 2년 동안 그런 상태가 되는데, 외국의 경우 그 기간엔 의원직을 정지하기도 하죠. 둘째, 사실상 의원직을 수행하지 못하는데 국회 보좌진은 그대로 활동해요. 또 의원으로서의 수당도 일정부분 계속 지급됩니다. 겸직은 일장일단이 있지만 그런 부분들은 한번 정리가 돼야죠.”



文-탁현민-양정철?

문재인 정부 첫 인사에선 국회 청문회를 거치지 않는 직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안현호 청와대 일자리수석과 김기정 안보실 2차장 내정자는 석연찮은 이유로 지명이 철회됐다. 반면, 과거 여성 비하 글이 문제가 된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행사기획업무 담당 행정관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10월부터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가동됐던 ‘광흥창팀’ 멤버였다. 그는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의 네팔 트레킹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동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직급은 행정관이지만 청와대 안에서 ‘실세’로 불린다. 청와대에 입성하지 않고 해외로 떠난 양 전 비서관을 통해 문 대통령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한다.

탁 행정관이 안 전 수석, 김 전 2차장과 달리 여성단체의 거센 반발에도 퇴진하지 않는 데 대해선 “청와대 참모 사이에도 성골과 진골, 6두품이 있기 때문”이란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탁 행정관은 ‘청와대 성골’이어서 끄떡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주호영 권한대행은 “인사가 객관적 기준 없이 친소 관계에 따라 흔들리면 인사 전체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지 않는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런 문제점 때문에 우리는 국회에서 청와대를 관장하는 운영위를 소집하려고 추진 중입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그 이하 참모들은 법적으론 인사청문회가 없지만 청문회에 준하는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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