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프로’ 팀원들이 카를스루에 미디어 아트센터 ZKM을 방문해 전시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체험해 보고 있다.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였다. 세탁기는 세탁 기능이 탁월하다는 점이 부각됐고, 자동차도 그저 잘 달리고 잘 멈춰야 좋은 차로 꼽혔다. 20세기에는 이처럼 제품의 본래 기능을 특화하고 전문화하는 데 역량이 집중됐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일대 혁신이 이뤄졌다. 혁신을 몰고 온 대표적인 제품이 스마트폰이다. 이름은 스마트폰이지만 ‘폰’이라는 전화 기능보다 ‘스마트’한 부가기능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게 현실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주변을 한번 둘러보라. 스마트폰을 손에 든 이 가운데 통화를 하는 사람이 많은지 아니면 게임이나 TV 시청, 뉴스 검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접속하는 사람이 더 많은지.
스마트폰은 단순히 전화기와 컴퓨터의 결합 수준을 뛰어넘는다. 이제 소비자는 더 이상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소비하는 스마트 유저 수준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의 구미에 맞는 기능과 성능을 가진 도구(tool)를 스스로 선택, 자기만의 기기로 만들어 직접 정보를 생산하고 심지어 정보 유통에 관여하는 ‘스마트메이커&유저’로 진화했다.

작은 컴퓨터 ‘아두이노’
아두이노는 한마디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탁기, 전자레인지, 전광판, 게임기 등 전자제어가 필요한 모든 기기 속의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 기능을 담당하는 작은 컴퓨터다. 모터를 돌리고 전구에 불을 켜고 센서로 다양한 값을 측정하는 데 아두이노가 사용된다. 기존 공학 제품과 아두이노가 다른 점은 다루기가 매우 쉽고 간단해서 누구나 스스로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공학 제품은 공학 전공자들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설정하고 회로를 납땜해 기능토록 하는 데 몇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아두이노를 활용하면 누구나 단 몇 분 만에 만들 수 있다. 이런 편리성 때문에 공학 개발자뿐 아니라 예술가, 학생, 교사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아두이노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