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던 잎새 자취를 감추고 / 찬 바람 불어 또 한 해가 가네 / 교정을 들어서는 길가엔 / 말없이 내 꿈들이 늘어서 있다…. |

잠실시영아파트 재건축 현장. 2년 뒤면 약 7000가구가 공급된다.
창덕여고는 올림픽선수촌아파트의 전체 수준을 올려놓은 강력한 힘이다. 명문 고교인 창덕여고는 1989년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입주와 때를 맞춰 종로구 재동, 지금의 헌법재판소 자리에서 옮겨왔다. 이 아파트에 산다는 프리미엄의 하나는 단지 안에 있는 창덕여고에 순조롭게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이다.
88올림픽의 꿈을 고스란히
올림픽선수촌아파트는 송파를 대표하는 매머드 아파트다. 2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대지 위에 용적률 137%, 122개동 25~64평형으로 구성된 5540가구가 들어서 있다.
층수는 6층에서 24층까지 다양하며, 건립 당시 중앙상가를 두고 부채꼴로 펼쳐진 2·3단지는 선수촌, 일자형 배치를 한 1단지는 기자촌으로 명명됐다.
세월이 흘러 일반적인 명칭은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됐다. 사람들은 이곳의 훌륭한 교육환경을 보고 몰려든다. 단지 안에는 유치원이 두 곳 있으며 오륜·세륜초등학교와 남자중학교인 보성중, 남녀공학인 오륜중, 그 외 전통 명문인 보성고와 창덕여고가 있다. 초·중·고교 모두 단지 내에 있을 뿐 아니라 길을 건널 필요 없이 녹지를 따라 걸어 통학할 수 있기에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고 안전하다. 부모들이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이 아파트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다.
34평형이 1933가구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40평형이 1400가구쯤 된다. 25평형은 1층에만 있으며 43가구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 30·40·50·60평형대의 중대형 아파트이고 경관이 수려한데다 환경이 쾌적한 전원형 아파트이다 보니 가격도 비싸고 생활수준도 송파에서 가장 높은 축에 든다.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최근 단지 내에 복원된 생태하천 성내천과 오금천이다. 성내천 복원공사로 하천의 수량이 늘어나고 산책로와 자전거 길이 생기면서 말 그대로 자연친화형 명품 아파트가 됐다. 땅이 넓고 용적률이 낮다보니 강남의 여느 단지에 비해 빽빽한 느낌이 덜하다.
이 때문인지 노인들의 만족도가 높으며, 새로 이사 오는 사람들 중에서도 자연환경을 그리워하는 중장년층이 많다. 이 근방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타는 기미를 보이면 가장 순발력 있게 수혜를 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국민적 관심사였던 88올림픽을 의식해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여 지은 때문일까. 골조가 워낙 튼튼하고 두꺼운데다 지하 주차장과 지상 주차 공간이 충분해 리모델링만 하면 앞으로 50년도 끄떡없는 아파트라는 게 건축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