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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 잘못 쓰면 군더더기, 잘만 쓰면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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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ugh가 부사로 사용되면 어느 경우에나 그 의미는 긍정적이다. Quickly enough, if well enough(결과가 좋다면 늦지는 않다)라는 라틴 속담도 있다. 그래서 학습자는 ‘This book is easy enough for me to read’를 ‘This book is so easy that I can read it’으로 전환하는 연습을 한다.

셰익스피어의 ‘Othello’ 3막3장에서 이아고(Iago)가 한 말을 보자.

Poor and content is rich, and rich enough;

But riches infinite is as poor as winter

To him that ever fears he shall be poor.



(비록 가난해도 마음이 편한 사람은 부자 중에서도 부자다;

가난뱅이가 될까봐 늘 걱정하는 사람은

아무리 많은 부를 가졌어도 엄동설한(嚴冬雪寒) 같으니라.)

부사가 명사로 전용되면, 부정적인 상황에서는 뉘앙스가 달라진다. Enough of it(이젠 됐어)→No more(이젠 그만)→I’m sick and tired of it(지긋지긋해).

[긍정적 상황]

A: How about one more drink for the road? (헤어지기 아쉬우니 한 잔만 더하지?)

B: I’ve had enough.(충분히 마셨어.)

[부정적 상황 1]

A: What are you trying to say? (하고 싶은 말이 뭐지?)

B: You and I are through. I’ve had enough! (당신하고 난 끝났어. 지긋지긋해.)

[부정적 상황 2]

A: Did you practice the new tune? (새 곡은 연습해보았니?)

B: Yes. Someone somewhere in my building shouted. “That’s more than enough, isn’t it? I’ve had enough of it!” (예. 저희 건물 어떤 사람이 소리를 질렀어요. “이제 충분하고도 남겠다. 지겹다 지겨워!”)

‘Had Enough?’의 힘

걸프전에서 완승을 거둔 아버지 부시(George Herbert Walker Bush)의 공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민은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19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절치부심 보수혁명의 기치 아래 40년 만에 상하 양원을 민주당으로부터 빼앗았다.

당시 승리의 주역이 바로 네오콘(Neocon·신보수주의자)으로 유명한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다. 그는 1등 공신으로 인정받아 58대 하원의장을 지냈다. 그러나 그 후 12년 만에 워싱턴 의회를 민주당에 고스란히 넘겨주게 되었다. 2006년 11월7일의 중간선거 결과가 그랬다.

My party has so bungled the job of governing that the best campaign slogan for Democrats today could be boiled down to just two words: “Had enough?”(나의 당은 너무 엉망으로 집권하여 현재 민주당의 선거 슬로건은 단 두 마디 “Had enough?”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2006년 3월 시사주간지 ‘타임’에 실린 깅리치의 말이다.

Had Enough?는 Have you had enough?(지금까지 만족하셨습니까→질리지 않으셨습니까)의 생략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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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번역가, 칼럼니스트 yeeeyo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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