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는 종이로 만든 인간의 거래수단이다. 백지에 초상화를 인쇄해 여러 겹 색을 입히고 수많은 정보와 위·변조 장치를 넣으면 소중한 생명을 얻는다. 이렇게 탄생한 지폐는 인간과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때론 인간을 지배한다. 하지만 모든 생명엔 끝이 있는 법. 지난 한 해 한국은행이 폐기한 화폐는 2조2000억 원에 달한다. 인간의 삶이 돌고 돌아 한줌의 흙으로 되돌아가듯, 지폐도 언젠가는 그 생을 마감한다.
한국조폐공사 직원들이 5만 원권이 인쇄된 전지를 살펴보고 있다. 전지엔 지폐 28장이 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