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호

기업 포커스

아시아나항공 출범 30년 ASIANA AIRLINES

비행기 두 대로 시작 연간 승객 2531만 명, 매출 6조2300억 원(잠정)

  •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18-02-2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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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업이익 2736억 원, 직원 1만 명

    • 복수민항시대 열어 항공료 인하, 서비스 고급화

    •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으로 구조조정

    • 장거리 노선 중심 글로벌 항공 꿈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최첨단 항공기 A350 1번기를 도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최첨단 항공기 A350 1번기를 도입했다.

    색동저고리가 휘날렸다. 태극무늬 일색이던 하늘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을 몇 개월 앞둔 2월 17일 아시아나항공이 국내에 복수민항시대를 알렸다. 독점에서 벗어나 경쟁체제로 전환되면서 고객이 더 나은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30년. 아시아나항공의 비상이 놀라울 정도다. 누적 승객 3억 명을 실어 나른 글로벌 항공사로 떠올랐다. 2017년엔 연간 매출 6조 2321억 원, 영업이익 2736억 원, 당기순이익 2233억 원의 잠정 실적을 달성했다. 

    요즘 아시아나항공 인터넷 회원들은 홍보대사 싸이의 축하 메시지가 담긴 e메일을 받는다. 싸이는 아시아나항공 기내 비빔밥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며 치켜세운다. 아시아나항공은 탑승객 응모자 가운데 4월 30일까지 1988(출범연도)명을 뽑아 국제선 비즈니스클래스 왕복 항공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1988년 서울~부산 노선 첫 취항

    아시아나항공은 자본금 50억 원, 운항승무원 58명, 캐빈승무원 104명, 항공정비사 105명을 갖추고 ‘서울항공’이란 사명으로 출범했다. 몇 개월 뒤 사명을 현재와 같이 바꾸고 미국 보잉사의 B737 항공기를 도입해, 12월 23일 서울(김포)~부산 노선에 취항하며 본격적인 복수민항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1990년 1월부터 서울(김포)~도쿄 간 첫 국제선 정기 여객 노선을 운항하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출범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 27년간 이어진 국내 항공 시장의 독점 체제를 깨뜨려 소비자 주권이 확대되는 전기가 마련됐다. 또 항공 좌석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항공운임도 인하되는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새로운 항공 수요가 창출되고, 이는 다시 공급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 국내 항공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실제로 1981년부터 1988년까지 787만 명에 불과하던 항공이용객 수는 1989년과 1996년 사이 2232만 명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또 이 기간 연평균 5.5%에 불과하던 항공기 대수 증가율은 아시아나항공 창립 이후 급등해 1989~1996년 연평균 9.2%를 기록했다. 

    1988년 출범 당시 보유 항공기가 2대에 불과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창립 30주년인 올해 1월 기준 보유 항공기 대수 82대(여객기 70대, 화물기 12대), 운항노선 국제선 23개국 64개 도시 78개 노선, 국내선 10개 도시 11개 노선, 화물 11개국 25개 도시 22개 노선에 이르는 대형 항공사로 성장했다. 어느덧 직원 수는 1만 명을, 매출액은 6조 원을 넘어섰다. 

    2016년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수송 실적을 살펴보면 여객수송량은 1958만 명, 화물수송량은 84만 5518t을 기록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기준 전 세계 항공사 순위에서 각각 37위와 19위를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특화된 기내 서비스다. △1만m 상공에서 기내 마술쇼를 선보이는 플라잉매직팀 △손님 앞에서 즉석으로 커피 추출 과정을 시연하고 커피를 대접하는 바리스타팀 등 현재 총 16개의 특화서비스 팀이 활동하고 있다.

    4월 베네치아 단독 취항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 노력과 함께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마련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경영 방침을 ‘아름다운 飛上(비상) 2018’로 정했다. 

    먼저 아시아나항공은 기재(機材)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장거리 노선의 비즈니스클래스를 모두 180도 펼 수 있는 침대형 좌석으로 개선했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내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로밍 서비스를 제공해 상용 여행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현재 전 세계 항공사가 운영하는 항공기 중 최신예 기종인 A350을 2022년까지 총 32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올해 4월과 8월에는 각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신규 취항한다. 베네치아 노선은 국내에서 아시아나항공 단독으로 운영되며, 바르셀로나 노선은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아시아나항공은 보고 있다. 4월 말부터는 시카고 노선 증편을 시작으로 전 미주 노선에서 매일 1회 이상씩 운항하는 체계로 스케줄을 확대 조정할 계획이다. 유나이티드항공 및 사우스웨스트 등 미주 지역 주요 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도 추진한다. 

    모두 19개의 장거리 노선을 운영함으로써 장거리 노선 공급을 전체 좌석 공급량의 60% 선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단거리 노선은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과의 역할 분담을 통해 네트워크 경쟁력을 유지 및 강화하고, 단거리 전용 기단도 효율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 A321NEO로 교체해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최근 수익성이 높아진 화물 사업은 시장 호조세에 발맞춰 화물기 운항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하는 한편, 반도체 장비 등 프로젝트 화물 유치, 글로벌 화주와의 제휴 확대, 인도·중남미 등 신흥시장 제휴 네트워크 확대 등을 통해 화물 판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창사 이후 누적 승객 3억 명

    아시아나항공은 4차 산업사회를 맞이해 대화형 인터페이스 ‘챗봇서비스(Chatbot Service)’와 근거리 통신인 하이브리드 비콘(Hybrid Beacon)을 활용한 ‘위치기반서비스’를 시행해 고객 상담 및 공항 대기시간을 줄이고 있다. 더불어 이미 개발한 예방정비시스템, 시장/수요 분석시스템(AMDS), 노선/기재 분석시스템, 차세대 화물시스템 등을 발전시켜 빅데이터에 근거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운항 첫해 단 두 개의 국내선 노선으로 시작한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매년 2000만 명을 수송하는 글로벌 대형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특히 창사 이래 13년 만인 지난 2001년 누적 승객 수송 실적 1억 명 달성 이후, 8년 만에 2억 명, 그리고 7년 만인 2016년 6월 3억 명을 돌파했으며, 연간 국제선 탑승객 역시 2010년부터 6년 연속으로 1000만 명을 넘기며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988년 연간 수송객 1200만 명에 불과하던 국내 항공 시장 규모가 오늘날 연간 1억 명 이상을 기록할 만큼 높은 증가세를 구가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창립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0년간의 위대한 도전을 이어가며 장거리 노선 중심의 글로벌 항공사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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