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호

[콩트] 마음만 신세대, 조직논리 충실한 ‘낀 세대’, X세대 생존법

[사바나] X세대 탐구 보고서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21-08-06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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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니얼 플레이풀 플랫폼 ‘사바나’는 ‘회를 꾸는 ’의 줄임말입니다.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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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군 이래 가장 자유롭고 진보적이던 대한민국 X세대가 조직의 중간관리자가 됐다. 이들에게 떨어진 미션은 ‘조직 내 세대 갈등 해결’. 이들은 조직 내에서 무슨 생각으로 일하며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낀 세대’의 삶을 콩트 형식으로 들여다봤다.

    # EPISODE 1. ‘개벽이’의 귀환

    한국건설 입사 8년차인 김윤기(36) 대리는 동기들 사이에서 ‘개벽이’로 통한다.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다른 팀을 기웃거리는 시간이 더 많아 붙은 별명이다. 무난한 직장생활을 꿈꾸던 그의 소망이 깨진 건 2019년 1월. 당시 직속 상관이던 최대한(54) 인사팀 부장 지시로 ‘1990년대생 사원 성향 보고서’를 제출한 게 화근이었다. 그 일로 한 임원의 분노를 산 탓에 한국건설 인사팀에서 한국기획 인사팀으로 발령이 났다. 한국기획은 콘텐츠 제작사로, 그룹 계열사 중 가장 약체였다. 자타 공인 ‘개벽이’의 추락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긴 터널이라도 끝이 보이기 마련. 이번 하반기 인사 때 윤기는 한국그룹 경영정보팀으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게다가 과장 승진이라니. 동기들에 비해 승진이 1~2년 늦어지긴 했지만 ‘이 나이에 과장 직급이면 나쁘지 않아’ 하고 생각하자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지난해 한국그룹 상무로 승진한 최대한이 힘써준 것 같았다.

    한국그룹 경영정보팀 출근 첫날. 윤기는 팀장과 팀원들에게 인사한 후 상무실 문을 두드렸다. 최대한 상무는 새파란 면도 자국이 남아 있는 얼굴이며 금테 안경 사이로 번득이는 눈동자며 조금도 달라진 데가 없어 보였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인 데도 어제 본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일로 싸우고 또 일로 풀게 되는 것이라, 못마땅하고 서운한 마음이 들다가도 공생하며 서로 이익을 도모할 수밖에 없었다.



    “김 과장도 알다시피 최근 몇 년 새 1990년대생들이 입사하면서 조직 내 세대 갈등이 큰 문제로 부상했잖아? 이런 상황에서 등장하는 해결책 중 하나가 X세대의 역할론이야. 이들은 조직 내에서도 실무자들과 간부, 임원급 사이에 중간관리자로 끼어 있거든.”

    “그래서 회사가 X세대 중간관리자들에게 2030세대와 5060세대 양쪽을 잇는 가교 역할을 주문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대안을 내놓기는커녕 오히려 팀장 자리를 반납하고 싶다는 팀장이 부지기수라네. 회사는 코로나19 영향보다는 회사 내 세대 갈등 때문에 지난해 팀의 성과가 낮아졌다고 보고 있어.”

    윤기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 팀장으로 승진하고도 팀장 자리를 내놓고 싶다고 토로하는 X세대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하고 생각하며 컵에 든 물을 들이켰다.
    “X세대의 책임과 역할은 날로 중요해지는데, 정작 회사는 X세대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네. 김 과장이 우리 회사의 X세대 팀장들을 만나보고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게. 어때? ‘개벽이’의 컴백을 기념하는 아이템으로 제격이지 않은가?”

    경영정보팀은 조직 특성상 상관이 반드시 수직적 계통을 밟아 일을 시키지는 않는다. 때로는 한 명의 팀원만 불러 은밀히 일을 시키고 그 비밀은 상관과 담당자만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최대한 상무가 윤기를 불러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짐작했지만, 출근 첫날부터 일거리를 던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최대한 상무, 역시 노랑이다워.’

    # EPISODE 2. 억울한 낀 세대, X세대의 고충

    상무실을 나온 윤기는 곧장 문지수 한국건설 재무팀장에게 전화를 했다.

    “드디어 제가 돌아왔습니다. 오늘 점심 약속 없으면 저와 식사하는 건 어떠신가요? 제가 쏘겠습니다.”

    “후후. 후배가 밥 산다는데 만사 제치고 달려가야지.”

    문지수(44) 팀장은 털털한 성격만큼이나 시원시원하게 대꾸했다. 1977년생인 그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회계법인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문 팀장이 한국건설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2012년은 윤기가 신입사원으로 첫 발을 디딘 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입사 연수를 받을 때부터 가깝게 지낸 터라 부서가 달라도 심심찮게 만나 맥주잔을 기울이곤 했다. 윤기가 약속 장소인 마라탕 맛집으로 들어가 자리 잡고 앉자마자 문지수 팀장이 나타났다.

    “팀장님도 마라탕의 매력에 푹 빠지셨나 봅니다.”

    “한 달 전에 재무팀 전체가 야근한 적이 있거든. 허기가 밀려오기에 팀원들과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 하나씩 먹을까 했더니, 1994년생 막내 팀원이 ‘요즘 중국음식 하면 마라탕이죠’ 하는 거야. 젊은 친구들이 좋아한다니까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고.”

    때마침 대화 주제가 그쪽으로 흘러가자 윤기는 슬쩍 본론을 꺼냈다.

    “지난해 재무팀장으로 승진하셨죠? 젊은 팀원들과 일해 보니 어떠신가요?

    “말도 마. 요즘 세상이 사각 링처럼 만만치 않다는 걸 1980~90년대생 팀원들과 일하면서 여실히 느끼고 있어. 가벼운 잽이라도 한두 방 얻어맞기 시작하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가드는 내려가고 어퍼컷을 기다리는 형국이야.”

    “어퍼컷이라니요?”

    “아까 말한 94년생 사원이 부쩍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는 눈치인 거야. 그래서 내가 며칠 전에 그 친구를 불러내서 물어봤더니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대. 자기는 하루빨리 업무를 익혀서 성과를 내고 싶은데, 사수가 세부적인 지시 사항을 내려주지 않아서 일하기 힘들다는 거지. 내용을 들어보니 1979년생 사수가 94년생 사원에게 A4용지 한 장짜리 매뉴얼을 전해 줬더군. 그래서 내가 그 매뉴얼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되물었더니 94년생 사원이 갑자기 나한테 이런 말을 하지 않겠어. ‘선생님이 저를 하나하나 가르쳤던 것처럼 직장 상사도 어떤 방법으로 일해야 하는지 A부터 Z까지 알려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당황스러웠습니다’라고 말이야.”

    “그래서요?”

    “이 친구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이러는 거야. ‘매뉴얼 달랑 한 장 던져주고 알아서 일하고 성과 내라고 하는 건 사수가 자기를 가르치는 데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 다름없지 않나요’라고 말이야.”

    대학 졸업 땐 IMF 외환위기, 10년 뒤 글로벌 금융위기

    “79년생 사수는 뭐라고 하던가요?”

    “서운함을 드러내더군. 자기는 선배들에게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배운 탓에 후배에게 업무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전수해 줄 게 없는데도 후배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매뉴얼을 전해 준 거라는 거지. 1970년대생 X세대로서 공감하는 바가 적지 않아.”

    “X세대로서 공감하는 점이란 게 뭔가요?”

    “X세대는 회사에서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내고 그 방법을 통해 성공하는 경험을 쌓아온 세대야. 우리가 취업하던 당시에는 업무가 정보화하면서 베이비부머 세대 선배들의 노하우가 소용없어지는 경우가 허다했거든. 오히려 조직 내에서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 선배들이 엑셀 잘하고 파워포인트 문서 잘 만드는 우리를 수시로 호출하는 일이 허다했으니까. 그래서 X세대는 ‘마이크로 매니징’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 업무 중간중간 진척 사항을 묻거나 세부적인 내용까지 챙기면 ‘좀생이형’ 상사라며 최악의 상사 유형으로 꼽았지.”

    “X세대는 오히려 자기가 알아서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걸 선호하는 거네요. X세대가 이런 성향을 갖게 된 이유는 뭔가요?”

    문 팀장은 윤기가 X세대에 관심을 보이자 본격적으로 얘기를 꺼냈다.

    “X세대가 요즘 젊은이들 못지않게 생존경쟁이 몸에 배어서가 아닐까? 내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 외환위기(IMF)가 닥쳤거든. 1990년대 말 취업난을 겪고 우여곡절 끝에 취업했더니 10년 후인 2008년에는 금융위기가 닥치더군.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거치며 전문성과 실력만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어. 그래서 스펙을 쌓고 외국어에 컴퓨터 실력까지 다진 덕에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지.”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성실함을 생존의 무기로 삼았던 베이비부머와 달리, X세대는 자기계발에 목숨 걸며 전문성을 키웠군요.”

    “X세대는 IMF 한파로 사회 초년생 시절 고생을 감수하며 맨땅에 헤딩하듯 일한 사람들이야. 선배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었고. 집안의 도움 없이 학력 같은 자신의 실력으로 생존에 성공한 셈이지. 반면 MZ세대 사원들은 조직에서 생존 성공 요인으로 부유한 집안을 많이 꼽더라.”

    “하기야 우리 세대는 집안의 재력에 의해 출발선이 달라지는 세상에서 자랐으니까요.”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X세대

    ‘서태지와 아이들’은 가장 자유롭고 진보적인 X세대를 대변한다. [반도음반 제공]

    ‘서태지와 아이들’은 가장 자유롭고 진보적인 X세대를 대변한다. [반도음반 제공]

    “팀장이 되고서 X세대와 MZ세대가 다르다는 걸 느낀 지점이 바로 동료를 바라보는 관점이야. X세대는 심한 경쟁 속에서 자랐지만 협력에도 익숙하거든. 어려서부터 형제들과 뒤엉키며 자랐기 때문에 경쟁과 동시에 협력하는 거지. 반면 MZ세대는 상대평가 시스템에서 자란 탓인지 동료를 잠재적 경쟁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팀원 간 단합을 도모하기가 쉽지 않아.”

    “새로운 후배 세대와 직접 부대껴야 하니 X세대인 중간관리자의 고충이 크겠군요.”

    “상부에선 예전처럼 지시만 내리면 알아서 척척 진행되는 줄 알아. 그런데 중간관리자인 우리는 후배들을 하나하나 붙들고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 하는 신세가 됐어. 팀장은 팀원이 많을수록 일이 더 잘 돌아가는 게 아니라 짊어져야 할 일이 더 많아지는 셈이지. 이런 내막도 모르고 위에서는 왜 성과가 안 나냐며 닦달하니…. 안으로는 책임이 점점 커지는데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몰라주니 혼자 속앓이를 하는 거지.”

    에너지 넘치던 문지수 팀장이 속을 터놓으며 어려움과 고충을 밝히자 오히려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윤기 씨. 난 말이야. X세대가 일과 생활에서 균형 있는 모습을 보이며 행복해 보이기만 해도 꼰대라는 비웃음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후배 세대에게 우리는 곧 다가올 자신의 미래 모습일 테니까. 인정은 고사하고 욕이라도 안 들으면 좋은 거 아니겠어?”

    선배의 속마음을 알게 된 윤기는 콧마루가 시큰해졌다. 두 사람은 식당을 나와 다시 회사로 갔다. 문지수 팀장은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내리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다음엔 곱창에 소주 한잔 하는 거다! 잘나간다고 나 잊으면 안 돼!”

    컥, 잘나가기는요. 이제 겨우 과장 진급했다고요!

    # EPISODE 3. 응답하라! X세대는 언제나 주인공

    엘리베이터를 탄 윤기가 12층에서 내리자 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임민우(42) 신소재연구팀장이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1979년생인 임 팀장은 3년 전 최연소 팀장으로 업계에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출근 첫날부터 뭐 하느라고 그렇게 쏘다녀?”

    “글쎄, 늦바람이라도 났나 봅니다.”

    “반가운 소릴세. 싱글이 늦바람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

    “번지수는 틀립니다만, 좌우지간 고마운 말씀입니다. 팀장님 바쁘시지 않으시면 커피 한잔 어떠세요?”

    “좋지. 난 아메키라노!”

    휴게실은 한산했다. 윤기는 오랜만에 만난 임민우 팀장의 얼굴에서 팀을 이끌어가는 이의 고단함을 얼핏 읽을 수 있었다.

    “팀장님은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매일 일에 파묻혀 지내지. 팀원들 몫까지 도맡으면서 말이야. 흐흐.”

    임민우 팀장은 별것 아니라는 투로 말을 이어갔다.

    “내가 팀장이 되고서 야근하는 날이 전보다 부쩍 늘었어. 왜 그런 줄 알아? 일은 많은데 후배들에게 많은 업무를 부여할 수 없어 내가 남은 일을 붙들고 야근하거든. 그런데도 후배로부터는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한다는 눈총을 받기 일쑤야. 그럴 땐 내가 이러려고 팀장을 했나 하고 자괴감을 느껴. 선배들은 이런 우리를 향해 너무 물러 터져서 아랫사람 다룰 줄 모른다며 못마땅해하더군! 이러니 누가 팀장을 맡고 싶어 하겠어?”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팀장이 후배들에게 일을 떠맡기지 못하는 이유는 뭔가요?”

    “내 경우에는 후배들을 이해하다 보니 후배의 반응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측면이 있어. 꼰대 소리 듣기 싫어서 아예 입을 닫는 경우도 허다해. X세대는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해서라도 맡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힘들게 일한 만큼 성과에 대한 보상도 확실히 받고 싶고 말이지. 반면 후배 세대는 정해진 근무시간 이외 일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고 절차가 공정하지 않으면 인정하지 않잖아?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내일의 큰 성취보다 더 중요한 세대이고 말이야. 의식적으로라도 후배들의 자율성과 취향을 존중해 주려고 노력하는 편인 데도 밤샘 근무하며 일했던 내 과거를 떠올리면 일견 씁쓸함을 느끼게 되더군. 후배에게 대놓고 요구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 일순간 폭발할 때도 있고 말이지. 후배 세대는 이것을 변덕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그런 실랑이를 겪고 싶지 않아서 점점 후배들에게 입을 다무는 거야.”

    “자신감 하락을 호소하는 팀장이 많다니,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네요.”

    “기가 센 베이비부머 선배들에게 눌려 어깨 한번 못 펴고 살았는데 이제 더 기 센 후배들이 들어오고 있어. 눈 깜빡하면 새로운 것이 등장하는 세상의 변화도 버거울 때가 많아. 지금까지 그들이 성공했던 경험이 더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거지.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아가지만 계속해서 뒤처지는 느낌이야. 회사에서의 입지도 문제야. 차세대 리더로 X세대를 건너뛰고 1980년대생을 주목하고 있으니까. 솔직히 조직에서 X세대가 ‘패싱’당하는 것 같아 섭섭할 때가 많아.”

    “X세대가 조직 내 세대 격차를 좁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려면 회사에서 어떻게 지원하는 게 좋을까요?”

    “X세대가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면 좋겠어. X세대는 지금껏 생존을 위해 조직에 적응하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개인의 삶과 가정은 후순위로 뒀거든. 이제라도 X세대가 개인의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장기 휴가 제도 및 연차 사용 장려, 적당한 업무량을 위한 PC 오프 제도 등 시스템 지원, 멘탈 케어 등의 스트레스 관리를 지원하면 우리의 개인적 가치를 되살릴 수 있겠지?”

    “그렇군요.”

    “X세대 개인의 노력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봐. 우리는 이제 회사를 벗어난 후의 미래를 고민할 나이니까.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경력 관리는 X세대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관심사잖아. 조직이 구성원의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시그널도 될 거야.”

    # EPISODE 4. 인정은 고사하고 욕이라도 안 들으면 다행

    사무실로 돌아와 보고서 작성에 열중하던 윤기는 문득 서늘한 공기가 느껴져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봤다. 사무실에는 모두 퇴근하고 윤기 한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윤기는 보고서 제목을 지그시 바라봤다. ‘X세대의 과제와 조직의 운명’.

    ‘아휴, 괜히 보고서 냈다가 또 찍히는 거 아닌지 몰라.’

    문지수 팀장의 깡마르고 야무진 얼굴, 임민우 팀장의 온화하고 결의에 찬 얼굴, 윤기의 둥그스름한 얼굴이 노트북 모니터 화면에 포개지고 있었다. 문득 새침한 표정으로 말하는 문지수 팀장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인정은 고사하고 욕이라도 안 들으면 좋은 거지, 뭐.”

    #세대갈등 #조직문화 #X세대 #MZ세대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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