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호

性 해방구 ‘헌팅술집’

“저렴하게 술과 여자 즐겨”<남자손님>
“‘훈남’ 간택하는 재미 쏠쏠”<여자손님>

  • 김대웅 |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방의진 |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2학년 윤해연 |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3학년

    입력2015-01-22 1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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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근 모텔 초만원
    • 주말 밤 50분 줄 서서 입장
    • 젊은 층 ‘성 개방’ 상징
    性 해방구 ‘헌팅술집’

    1 주말 밤 11시 헌팅술집에 입장하기 위해 남녀 손님들이 계단에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2 대기 줄은 업소 밖까지 길게 이어진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 토크쇼에서 연예인들이 ‘헌팅술집’을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아직 이곳을 잘 모른다. 다소 노골적이고 유치해 보이는 이름의 헌팅술집은 20~30대 초반 남녀를 위한 신종 업태다.

    헌팅술집은 일반 호프집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에 술과 안주를 서비스한다. 그리고 손님이 서로 모르는 이성 손님에게 얼마든지 말을 걸고 함께 어울리게 분위기를 만들어놓는다.

    손님 대부분은 모르는 이성과 함께 술을 마시려는 목적으로 온다. 이성 손님에게 “같이 한잔하실까요?”라고 말을 걸 때 일반 술집에 비해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 설령 거부돼도 대수롭지 않게 다른 이성 손님에게 접근한다. 이곳에선 ‘말 거는 게 당연한’ 문화가 정착돼 있기 때문이다.

    나이트클럽에선 남자 종업원이 여성 손님을 남성 손님의 테이블 좌석에 데려와 앉힌다. 이른바 부킹이다. 헌팅술집에선 남자종업원의 이런 도움이 없으며 손님이 직접 원하는 상대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헌팅술집은 ‘감성주점’과 비슷한데, 상당수 감성주점과 달리 춤을 추는 공간을 두지 않는다.

    헌팅술집을 즐겨 찾는 사람은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이성과 술자리를 갖는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이곳은 손님의 나이를 공식적으로 제한하진 않지만 대체로 20~30대 초반 남녀 손님만 받으려 한다.



    성 개방 풍조와 맞물려 젊은 층에서 헌팅술집의 인기가 상종가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그래서 필자들은 토요일 저녁 서울 건국대 주변과 강남역 일대, 홍익대 주변 유흥가의 헌팅술집을 찾아 밤샘 취재했다. 남학생(이하 남자 취재팀)은 건대 부근 헌팅술집에서 남자 손님들의 행동과 심리를 살펴봤고, 두 여학생(이하 여자 취재팀)은 강남역과 홍대 부근 여자 손님들을 취재 대상으로 삼았다.

    “조신한 애들 집에 간 뒤에…”

    토요일 밤 11시 강남역 10번 출구 앞. 여기서부터 세 블록까지는 헌팅술집과 클럽이 밀집돼 ‘선수들’ 사이에선 ‘헌팅로드’로 불린다. 지하철과 버스가 끊기는 이 시각, 술집들은 네온사인을 환하게 밝히며 본격적으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칼바람에 아랑곳없이 미니스커트를 입은 많은 여성이 ‘B주점’ 등 몇몇 헌팅술집 앞에 길게 줄 서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남성들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줄을 선 김모(여·23) 씨는 “술집이 만원이라 안에 있는 손님들이 나가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건국대 부근 헌팅술집 ‘S호프’ 앞에서 남자 취재팀은 서울시립대 문과계열 재학생 정모(27) 씨와 함께 있었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정씨는 가끔 헌팅술집을 찾는다. 남자 취재팀은 정씨의 일행으로 행세하면서 그가 헌팅술집에서 여자 손님에게 어떻게 말을 걸고 대화하고 행동하는지 옆에서 관찰하는 방식으로 취재하고자 했다.

    정씨는 말쑥하게 차려입었다. 블루진과 회색 재킷, 닥터마틴 워커로 도시적 스타일을 강조했다. 50분을 기다린 끝에 S호프에 입장했다. 1만~2만 원대 안주 두 개와 맥주 몇 병을 시켰다. 피자, 치킨 바비큐, 샐러드를 비롯한 퓨전 요리가 안주로 제공된다. 술은 맥주, 양주는 물론 소주도 판다. 헌팅술집은 가격대가 비슷하다. 여성의 경우 헌팅 카드로 할인을 받기도 한다.

    여자 손님 테이블을 오가는 남자 손님이 눈에 띄었다. 또한 여자 손님이 노골적으로 남자 손님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정씨와 취재팀은 술을 서너 잔 마셨다. 취재팀은 정씨가 언제 일어설지 궁금했다. 정씨와 대화를 이어갔다.

    ▼ 누구에게 말을 걸 건가요. 예쁜 여성이 많은 것 같은데….

    “애인 만들러 온 거 아니잖아요. ‘쉬워 보이는 애’로 찾고 있어요. 헌팅술집에선 ‘원 나이트 스탠드(여자와 모텔에서 하룻밤 보내기)’ 가능성이 제일 중요하니까.”

    ▼ 그런 여성 찾았나요.

    “‘조신하게 귀가할 여자’를 걸러내려면 자정이 훨씬 지날 때까지 움직여선 안 돼요.”

    12시 30분이 됐다. 정씨는 “한번 놀아볼까요?”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에 따르면, 여자 손님에게 말을 걸다 거절당하는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지만 거절당하는 광경이 다른 여자 손님들 눈에 자주 띄면 문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동선(動線) 설정이 중요하다고 한다.

    “저런 역경도 극복하는데…”

    정씨는 여성 손님 두 명이 있는 테이블로 갔다. “두 분이 오셨나봐요. 저희도 두 명인데 같이 노실래요?” 정씨의 말에, 몸에 달라붙는 니트 원피스를 입은 여자는 정씨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봤다. 여자는 “친구랑 얘기하러 왔어요. 죄송해요”라고 말했다. “친구랑 얘기하러 왔어요”는 헌팅술집의 여성 손님이 남성을 퇴짜 놓을 때 사용하는 ‘공식 멘트’라고 한다.

    남자들은 끊임없이 여자 테이블로 가서 말을 걸었고 여자들은 깔깔거렸다. 한 남자가 거절당하자 곧바로 다른 남자가 와서 말을 걸었다. 헌팅주점이라는 명칭 그대로, 총성 없는 사냥터였고 본능이 지배하는 정글이었다.

    정씨는 다른 여성 손님 테이블에 한참 앉아 있다 돌아왔다. 그는 “이번에도 퇴짜 맞았어요. 여자들이 계속 간만 보네. 술만 잔뜩 마셨어”라고 투덜거렸다. 한 여성이 다가오더니 남자 취재팀을 슬쩍 훑고 갔다. 이렇게 남자들은 대놓고 외모를 비교당한다. 정씨는 키득대며 “여자도 똑같아요. 사실은 걔들이 하룻밤 같이 놀 남자를 고르는 거죠. 당연히 더 잘생긴 놈, 더 재밌는 놈으로 고르려 하죠”라고 말했다.

    다리에 깁스를 한 채 절뚝거리며 여자 손님 테이블로 향하는 남자가 눈에 띄었다. 정씨는 “저런 역경도 극복하는데…”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얼마 뒤 정씨는 드디어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손님 두 명을 우리 테이블로 데리고 왔다. 그는 위풍당당한 승자의 모습이었다.

    네 명은 술잔을 자주 들이켰다. 시시한 대화로도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정씨는 간단한 게임을 주도하며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유도했다. 중간에 취재팀은 남자화장실에 갔다. 화장실은 손님들의 속마음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공론의 장’이다. 두 남자가 “내가 ‘빨간 치마’ 할 게, 넌 ‘가슴 큰 애’ 해”라며 파트너를 나누는 중이었다. 다른 두 남자는 여자들을 데리고 어디로 2차를 갈지 논의했다. 이들은 “오늘 홈런(모르는 여성과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 치자”고 했다. 군인이 벙커에서 작전을 짜듯 화장실에서 헌팅 계획을 짜는 것이다. 이곳에서 심모(25) 씨를 인터뷰했다.

    ▼ 헌팅술집에 자주 오나요.

    “네. 새로운 여자 만나러. 여자 싫어하는 남자가 어디 있나요. 심심하다 싶으면 친구에게 연락해요. 딱히 친한 친구일 필요도 없고 쪽수만 맞으면 돼요.”

    ▼ 이곳에서 여성의 어떤 면을 주로 보나요.

    “외모를 보고요. 일회성이 강한 만남이라 성격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 그럼 무엇이 중요한가요.

    “성관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여자에겐 돈을 쓰지 않죠.”

    새벽 2시쯤 정씨의 제의로 정씨와 취재팀, 여자 손님 두 사람은 헌팅술집을 나와 인근 술집으로 옮겼다. 이 술집엔 헌팅술집에서 짝을 맞춰 온 것으로 보이는 남녀 일행이 여럿 있었다. 한 시간 동안 여기서 술을 더 마셨다. 3시쯤 취재팀과 취재팀의 파트너는 각자 귀가했다. 다음 날 오전 취재팀은 정씨에게 전화해 3시 이후 정씨와 파트너의 동선에 대해 물었다. 정씨는 “3시 30분쯤 3차로 다른 술집에 들어가서 파트너와 소맥을 마셨다. 4시 50분쯤 그곳에서 나와 함께 모텔로 갔다. 이번에도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性 해방구 ‘헌팅술집’

    헌팅술집 내부.

    세면대 경쟁 치열한 여자화장실

    헌팅술집엔 남성 손님만큼 여성 손님도 많이 찾는다. 남성 손님이 일회적 성관계를 주로 원한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상당수 여성 손님은 마음에 드는 남성 손님을 ‘간택’해 하룻밤 어울리는 데 재미를 느끼는 듯했다. 대단히 개방적인 성의식으로 비친다. 강남역 부근 헌팅주점 B를 찾은 여성 취재팀은 여성 손님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여자화장실에 갔다.

    여자화장실은 붐볐다. 변기보다 세면대 자리다툼이 더 치열했다. 상당수 여성이 세면대와 거울을 화장대로 이용한다. 외모는 헌팅술집 여성 손님이 가진 거의 유일한 무기이므로 수시로 화장을 고친다.

    세면대를 차지하고 외모를 다듬는 여성들이 자리를 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뒤에 서 있는 여성들 중 일부는 하이힐을 동동 구르며 차례를 기다렸다. 몇몇은 열이 받는지 핸드백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이윽고 한 여성이 세면대 앞의 여성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기요, 이제 좀 비켜주시죠?”

    세면대의 여성은 짜증이 난 듯 눈을 치켜뜨고 뒤를 돌아봤다. 옆 친구가 만류하자 그녀는 세면대에 즐비하게 놓인 자신의 화장품들을 하나둘 챙겨 넣었다. 빈자리는 순식간에 다른 여성이 차지했다.

    한 여성이 같이 온 친구에게 “나 오늘 어때?”라고 물었다. 여자화장실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었다. 외모에 대한 엄청난 집착이다. 마치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라는 동화 속 코멘트처럼 들린다. 헌팅술집은 남녀가 서로의 외모를 품평하고 사고파는 곳이다. 여자는 자신이 높은 값에 팔리기 원한다. 외모가 뛰어난 남자를 간택하려면 자기 외모도 일정 수준이 돼야 하는 것이다.

    여자화장실에서 자주 들리는 다른 대화 소재 역시 상대 남자의 외모나 물질에 관한 것이었다. 한 여성은 립스틱을 다시 바르며 “그 남자, 나이 속인 거 같지 않아?”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는 “정말 그런 것 같아. 같이 온 앤 군인인데 일반인인 척하는 것 같고…가발 썼나?”라고 맞장구쳤다. 다른 한 여성은 친구와 “그 남자 차 키 봤어?” “벤츠더라” “너, 어떻게 할래?” “그냥 따라가볼까?” 따위의 대화를 나눴다. 여자화장실에서 만난 이모(여·25) 씨를 인터뷰했다.

    기분 내키면 ‘원 나이트’

    ▼ 새로운 남자를 만나러 헌팅술집에 오는 건가요.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친구들과 분위기를 즐길 겸 가기도 해요. 괜찮은 남자가 있으면 당연히 합석하죠. 그런 곳인 줄 알고 가는 거니까…. 가끔은 여자끼리 노는 것보다 낯선 남자들이랑 어울려 노는 게 긴장감도 있고 재미도 있어요.”

    ▼ 어떨 때 주로 오나요.

    “자신감이 떨어질 때 가면 좋아요. 내가 여전히 예쁘고 남자들에게 어필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으니까. 지인들하고는 체면 차리느라 못하는 일이죠.”

    ▼ 여자끼리 외모 경쟁을 하나요.

    “다른 여자보다 상대적으로 예쁘면 돼요. 같이 온 친구들 간에 신경전도 확실히 있어요.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어느 여자가 더 인기 있는지 뻔히 보이니까. 이것도 나름 재미죠. 그 신경전이야말로 이곳의 묘미라고 봐요.”

    ▼ 헌팅술집에서 남자의 무엇을 보나요.

    “얼굴, 몸매 봐요. 전반적인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성격은 뭐,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도 내가 이런 곳에 올 만큼 놀아본 여자라는 사실을 깔고 들어가는 거니까 오래 만나고 싶진 않아요. 작정하고 ‘원 나이트’ 하러 온 남자가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너무 그런 의도를 드러내면 싫어요. 그러나 저도 내킬 때면 해요, 원 나이트. 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 헌팅술집에 오는 건 아니고, 딱 봤을 때 스타일도 괜찮고 하면…음, 무엇보다 제 기분이 내키면 해요.”

    건국대 부근 헌팅술집의 경우 20대 남녀 대학생이 주류라면, 강남역 부근 헌팅술집은 20~30대 초반 남녀 직장인이 즐겨 찾는다. 강남역 부근 한 헌팅술집 관계자는 여성의 외모를 노골적으로 홍보한다. 그는 “우리 쪽이 가격대는 건국대 부근보다 조금 높지만 강남이다보니 여성 손님의 외모가 잘 ‘튜닝’돼 있다”고 말했다.

    홍익대 부근 헌팅술집은 20대 초반 대학생, 인디밴드 출신, 연예인 지망생, 외국인이 자주 찾는다. 이 지역의 한 헌팅술집 관계자는 “손님이 어리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해 가격대가 저렴한 편이다. 룸을 잡는 데만 100만 원 넘게 드는 강남 나이트클럽과 가격 면에서 뚜렷이 비교된다. 나이트클럽 부킹 문화의 대중화라고 해야 할지…”라고 말했다. 홍익대 근처 헌팅술집에서 만난 박모(22) 씨는 “이곳은 모든 남녀 손님을 ‘짝짓기 철의 야수’로 만든다. 점잖은 체하는 전통 유교문화를 조롱하고 파괴한다”고 말했다.

    B주점 직원 김모(24) 씨는 “헌팅술집은 ‘아무 생각 없이 놀기’엔 그만”이라고 했다.

    性 해방구 ‘헌팅술집’

    외국인도 헌팅술집을 자주 찾는다.

    ‘짝짓기 철의 야수들’

    ▼ 너무 문란한 쪽으로 흐른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문란이냐, 스트레스 해소냐는 보기 나름이겠죠. 남자 손님이 마음에 드는 여자 손님이랑 같이 놀고 싶으면 여자 손님 테이블에서 끼 좀 부리면 돼요. 실패하면 새로 들어오는 여자한테 또 하면 되고…뭐, 한 번은 성공하겠죠. 언제 그렇게 많은 여자한테 말 걸어보겠어요? 낯선 이성과 이야기하고 술 마시는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거죠. 분위기가 화끈해져서 실제로 잠자리까지 하는 손님도 많을 거예요. 주말엔 근처 모텔에 방이 다 나가고 없을 정도니까요.”

    ▼ 단골도 있나요?

    “주말마다 오는 손님들이 있어요. 이들은 성공률이 좋아 또 오는 거죠. 우리 직원들은 절대 알은체 안 해요. 익명성을 보장해줘야 하니까. 우리는 여자 손님을 먼저 입장시키고 남자 손님을 모아요.”

    그러나 헌팅술집에서의 만남이 누군가에겐 재앙이 되기도 한다. 군 복무 중인 박모(24) 씨는 헌팅술집에서 여자를 만났다가 헌병대로 끌려간 사연을 들려줬다.

    “후임 병사와 함께 휴가 나온 김에 재미 좀 보려고 헌팅술집에 갔어요. 여자 둘에게 말을 걸었더니 선뜻 앉으라고 해요. ‘군인 아니냐’고 묻기에 ‘전역한 지 얼마 안 됐다’고 둘러댔어요. 2차 자리로 옮겨 술도 마시고 게임도 하고 분위기가 좋았어요. 그런데 밖이 소란스러워 나가봤더니 바람 쐬겠다며 먼저 나간 제 후임이 자기 파트너한테 뺨을 맞는 거예요. 그 여자는 제 후임이 성폭행하려 했다고 주장했고 후임은 억울하다고 했어요. 결국 저와 후임은 헌병대로 이송조치 됐죠. 알고 보니 그 여자들은 꽃뱀이었어요. 처음부터 저희가 군인이란 걸 알고 합의금을 노린 겁니다.”

    헌팅술집의 유래와 관련해, 한 업소 사장은 “처음엔 헌팅 개념이 없었다. ‘안주 3개 만 원’이라는 저렴한 술집 개념으로 시작했다. 안주가 싸니 남녀 할 것 없이 찾아왔다. 그러다 한 TV 프로그램에 자극적으로 소개되면서 그런 식의 헌팅술집 형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헌팅술집은 젊은 층의 문란한 성 문화를 확산하는 상술인가. 이런 논란과 무관하게 이 업태는 당분간 늘어날 듯하다. 최근엔 프랜차이즈도 등장했다고 한다. 헌팅술집 관계자들은 “술과 이성(異性)으로 외로움을 달래려는 남녀의 원초적 욕망을 저렴한 비용으로 충족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기사는 고려대 미디어학부 ‘미디어글쓰기’ 과목 수강생들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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