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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권주자 심리분석 시리즈 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추진력, 개혁성 갖춘 내향적 사고형, 독선 경계하고 비전, 철학 키워야

  • 김종석 인천광역시 의료원장 mdjskim@naver.com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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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굴할 정도로 헌신적인 사랑

내향적 사고형은 끈기가 있고 집념이 강하다. 1991년 이라크 공습 때 정동영은 당시 사담 후세인이 바그다드에 고립돼 있는 동안 외부세계의 유일한 연락 창구인 후세인 요르단 국왕을 인터뷰하려고 했다. 전쟁 전에는 후세인 국왕이 CNN, ABC 등과 인터뷰를 했지만 공습 후에는 노출을 꺼려 쉽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 특파원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한국 교포가 후세인 왕의 주치의라는 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특파원 모두가 이 노인에게 매달렸다. 그러나 노인은 완강하게 거절했다. 포기하는 기자가 늘어났다. 하지만 정동영은 아침, 저녁으로 문안 인사를 하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래도 노인은 별 반응이 없었다. 그로부터 열흘쯤 지나 노인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동영 특파원이요? 국왕에게 내 조국의 기자 수십명이 취재하러 와 있는데 그중 MBC 기자들은 아직도 바그다드에 남아 있다고 전했소. MBC에 시간을 내주시면 한국 국민에게 좋은 뉴스를 전달할 수 있다고 부탁하자 국왕이 흔쾌히 허락하셨소.”

“고맙습니다!”



정동영은 전화통을 붙들고 절을 했다.

내향적 사고형의 단점은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하다는 것. 사랑에 빠지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비굴할 정도로’ 헌신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아내 민혜경씨와 결혼할 때 정동영은 이러한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민씨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정동영은 모든 것을 바쳐 사랑했다. 연애 시절 정동영은 이런 일기를 썼다.

“그녀가 한번 웃어주면 내 가슴은 환해졌고, 찡그리고 차갑게 대하면 내 가슴은 얼어붙었다. 꿈에서 스며든 그녀의 손을 부여잡고 잠에서 깨어난 것이 몇 번이던가. 그러나 나는 확신했다. 내 마음이 이토록 너를 원하거늘 어느 날엔가 너도 나의 진실을 거두어들이리라.”

정동영은 ‘뜯어보기가 질릴 정도’로 연애편지를 보냈고, 학교 기숙사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했다. 잘 만나주지 않는다고 친구와 함께 민씨의 기숙사에 가서 고래고래 이름을 부르며 난리를 치기도 했다. 민혜경씨는 연애시절의 정동영이 “숨 막힐 정도로 집요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열정에도 민씨는 정동영을 받아주지 않았다. 오지 말라는 대학 졸업식에 기어코 찾아가 꽃다발을 건넸으나 결혼에 반대하는 부모님이 곁에 있다는 이유로 꽃다발을 내던지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헤어졌지만, 2년 뒤 다시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

수줍거나 자상하거나

그러나 민씨의 부모는 계속 반대했다. 정동영은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사직서까지 내고 매일 집으로 찾아가 밤 12시까지 버티면서 승낙을 받아내려 했지만 민씨 부모는 완강했다. 결국 민씨를 납치하듯 설악산으로 데리고 가서 이틀을 보낸 뒤에야 허락을 받아냈다.

내향적 사고형은 낯선 사람 앞에서는 수줍어하지만 친한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 등산을 하다 정동영을 알아보고 중년 여성들이 반갑게 말을 건네면 정동영은 수줍은 총각처럼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나눈다.

그러나 아내나 어머니, 그리고 아들에게는 매우 자상하다. 바쁘게 직장생활을 할 때도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와 대화하고, 이불을 펴드렸다. 어머니가 손가락 끝이라도 다치면 직접 반창고를 붙여줬다.

정동영은 감각이 그렇게 발달한 것 같지는 않다. 지금의 부인이 음대 3학년 여학생이던 시절, 정동영은 두 번째로 만난 그녀에게 거창한 이념을 전도하러 나간 사상가나 된 듯 인간의 자유와 이념, 독재정치와 왜곡된 사회상에 대해 설파했다. 그러다 “운동도 좋고 이념도 좋지만 시골에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정신을 차려야 되지 않겠어요?”라는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정신을 가다듬은 그는 “동시대의 학생으로서 어쩌면 그렇게 부르주아적인 사고에 빠져 있을 수 있는 거요?”라며 벌컥 화를 냈다. 여학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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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인천광역시 의료원장 mdjs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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