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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보다 춥지만 따뜻했던 겨울

11화_ 마무리 공사와 사용승인

  • 글·홍현경|kirincho@naver.com , 자문·이재혁|yjh44x@naver.com

어느 해보다 춥지만 따뜻했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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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아래  부반장

어느 해보다 춥지만 따뜻했던 겨울

뒷마당 주차장 자리에 보도블록을 깔고 정화조와 연결된 집수정을 묻고 있다. 사용승인을 받으려면 주차 라인 사진과 여러 가지 필증이 필요하다.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서면, 시부모님도 시누이와 함께 출근한다. 혼자 남은 나도 간단히 청소나 설거지를 하고 매일 공사장으로 출근한다. 때로는 남편과 함께 나가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바로 공사장으로 가기도 했다. 내가 날마다 공사장에 출근할 필요는 없었지만, 내 자리가 아닌 곳에서 하루 종일 혼자 있는 것도 불편했다.

아직은 춥고 먼지 많고 위험한 곳이지만 공사장에 가면 마음이 편하다. 하루 종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일하는 분들의 민원을 해결해주거나 계획대로 시공되지 않는 부분은 없는지 관찰하는 역할이 컸다. 부수적으로 간식도 챙기고 현장 반장을 도와 뒷정리도 한다. 이를테면 조명기구가 모자라면 당일 마무리가 안 되므로 종로5가 조명 가게에 갔다 온다든지, 실리콘이 떨어지면 몇 개 추가로 사와서 당일 일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사실 이런 일은 현장소장이나 현장 반장의 일이지만 필요한 때는 이상하게도 그들이 자리를 비운 경우가 많았다. 집짓기를 빨리 마무리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기에 일만 진행된다면 그런 역할도 감사했다.

자연스럽게 나는 공사장에서 없어선 안 될 중요 인물이 됐다. 일하는 분들과 함께 간식을 먹다보면 너나 할 것 없이 친근한 사이가 된다. 전후좌우 상황을 꿰고 오늘은 오지 않는, 어제 다녀간 인부들의 작업 상황이나 진행상 문제점 등을 남편과 공사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반장이 없는 날엔 반장 대신, 반장이 있는 날엔 반장 보조로.

현장소장이 없는 건 아니지만 현장 두 군데를 왔다 갔다 하느라 우리 집 일에만 집중하지 못했다. 이 실장님 대신 현장소장을 맡은 한 소장은 큰 공사장 경험이 많은 분이었는데, 그때그때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나는 한 소장을 ‘해결사’라 했고 그는 나를 ‘부반장’이라 불렀다.

집을 지어도 사용승인이 나지 않으면 내 집이 아니다. 마감 공사는 계획보다 많이 늦어져 계약한 날짜가 넘도록 집이 완공되지 않았다. 영하의 날씨에 공사장에선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그래도 사용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용승인이 나야 소유권이 이전되고 이사도 할 수 있다. 내부도 내부지만 사용승인에 필요한 외부 공사에 집중키로 했다. 3층 욕실엔 욕조와 내부 창문을 아직 달지 못했다. 아이들 방문과 계단 옆 유리 중문도 달지 않았다. 그래도 사용승인 나는 데는 문제없다.

사용승인을 위해선 외부 맨홀, 상하수도 작업, 가스·전기·통신, 주차장 포장 및 주차 라인 작업, 경계석(자기 땅과 도로의 경계에 놓는 돌)을 놓는 작업 등이 필수다. 집 앞 측구와 콘크리트 도로를 보수하는 일 등도 남아 있다. 공사 하면서 파손된 도로는 건축주가 직접 보수한다는 취지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시공사와 건축가가 알아서 한다.

그중 경계석을 놓는 것은 구청별로 정해진 규정에 따라 시공하는데, 우리 집의 경계석을 놓을 때도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막다른 골목에 접한 곳은 나중에 안쪽 집들도 신축을 해서 도로를 넓혀야 할 때를 대비해 도로로 편입될 곳을 떼어두고 집을 짓는다. 우리 집도 막다른 도로에 접해 ‘경계석 위치는 구청 도로과와 협의한다’는 종로구청 지침에 따라 도로과와 협의해 경계석을 놓았다. 그런데 이것을 보고 건축과에선 이미 설치된 경계석을 뽑아 집 쪽으로, 도로가 후퇴한 쪽으로 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향후 도로가 될 곳엔 옆 도로와 같은 재질의 보도블록을 깔라고도 했다. 

어느 해보다 춥지만 따뜻했던 겨울

사용승인을 위한 외부 공사에 치중하던 때 실내 공사는 뒷전이었다. 이 실장님 친구인
모 실장님께서 욕실 욕조, 창고 바닥과 지하 화장실 바닥 작업을 위해 타일 전문가와 함께
혜성같이 등장해 방수 작업을 손수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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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홍현경|kirincho@naver.com , 자문·이재혁|yjh44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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