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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品 고객은 가격 묻지 않는다

평당 5000만 원…강남 재건축 공략법

  • 신현강|부동산칼럼니스트 shk7611@naver.com

名品 고객은 가격 묻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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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지구’ 폭탄

강남 재건축 시장의 상승세가 매섭자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강남을 정조준한다. 6·19 대책에도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되찾지 않자 두 달도 안 돼 8·2 대책을 내놨다. 강남 4구를 포함한 서울 11개구와 세종시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것이다.

투 기지역은 투기과열지구보다 더 강한 개념으로 투기과열지구에 적용되는 각종 제약에 더해 금융이나 세제 측면에서 더 강한 규제를 받는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재건축 조합원 지위의 양도 행위가 전면 금지돼 재건축 시장의 움직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투기지역으로까지 지정됐으니 이번 정부 대책은 강남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재건축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 갖는 것 중 하나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다. 이는 재건축 사업으로 얻은 초과이익이 조합원당 평균 3000만 원이 넘으면 최대 50%까지 정부가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도입했다가 2012년부터 반복적으로 그 적용이 유예돼왔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말 끝나는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를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이 과열되는 최근 상황을 의식한 조처다.

초과이익 환수제의 적용을 받지 않으려면 올 연말까지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야 한다. 그 때문에 이미 인가를 받은 단지와 그렇지 못한 단지 간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관리처분 인가를 받지 못한 단지는 조합원 부담금이 늘어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개연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문제는 사실상 서울 지역 신규 공급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건축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면 향후 이 지역의 공급 물량이 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금도 강남권에 대한 잠재 대기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공급마저 더욱 부족해진다면 몇 년 후 가격이 상승할 소지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2000년대 초·중반 강남 재건축 시장의 가격 상승에 관한 일종의 학습효과를 갖고 있다. 1970,80년대 입주한 강남 아파트들이 2000년대 들어 재건축 연한에 이르렀고, 오래되고 낡은 저층 아파트가 고급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하면서 신규 아파트의 몸값이 크게 상승한 기억 말이다.

도곡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도곡 렉슬은 2003년 분양 당시 43평(143.87㎡) B타입의 청약 경쟁률이 무려 4795대 1로 나타나 서울 동시분양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도곡 렉슬 43평 B타입은 분양가 7억8528만 원에 7억9972만 원의 웃돈이 붙어 분양가 대비 2배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후 분양한 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반포 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반포 자이는 2006년 전용면적 84.98㎡의 분양가가 10억8000만~11억5000만 원이었지만 입주 직후 매매가가 14억 선까지 올랐다. 2008년 분양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는 전용면적 84.93㎡의 분양가가 9억9000만~11억2000만 원이었지만 입주 직후 매매가가 13억~13억5000만 원까지 상승했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던 시기에 잠깐 주춤한 적은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은 크게 상승했다.



강남이란 立地의 위상

名品 고객은 가격 묻지 않는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교통, 교육, 상권 등 각종 인프라 편의성을 고려하면 서울 강남은 최고의 주거지역으로 꼽힌다. [동아일보 변영욱 기자]

‘평당 5000만 원’은 고분양가일까. 이를 단순히 명목 가격의 높고 낮음으로 본다면 분명 비싼 가격이다. 만약 시장이 이 가격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이는 절대 정상적인 가격이 아니다.

하지만 과거 강남 아파트들의 사례에서 보듯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올라왔다. 지금도 잠재 수요층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것을 볼 때 단순히 명목가격의 높고 낮음으로 싸다, 비싸다를 논의하기는 뭔가 궁색해 보인다.

오히려 강남의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해부터 타의로 억눌려져 있는 상황이다. 강남과 서초 지역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의 110%를 초과하거나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를 웃돌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 보증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고분양가를 차단한다. 이러한 인위적 제어가 존재한다는 것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논리로만 보았을 때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분양이 가능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입지에 대한 질적 욕구를 가진 수요층은 평당 50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비싸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강남이란 입지의 위상은 가격과 상관없이 구매하려는, 일종의 명품 브랜드로 바뀐 지 오래다. 그리고 이러한 강남의 위상이 유지되는 한, 앞으로도 꾸준하게 강남 아파트를 원하는 잠재수요층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8·2 부동산 대책으로 강남은 2011년 투기과열지구에서 지정 해제된 이후 약 6년 만에 투기지구로 재지정됐다. 투기지구는 투기과열지구에 적용되는 전매제한 기간 연장은 물론 청약 1순위 자격 제한, 대출 규제 강화,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재건축 공급 주택 수 제한 등 약 12개의 규제를 동시에 적용받는다. 이에 강남 재건축 부동산은 아파트 청약조건 강화는 물론 재건축 조합원 물건의 매도가 제한되므로 단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으로는 단기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실거주를 고려하는 수요자까지 청약을 포기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정부가 민간 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고공행진을 하던 분양가가 낮아지거나 상승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져 실수요자가 오히려 유리해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청약 1순위 자격 기간 연장을 포함한 각종 청약 조건 강화는 실수요자들이 과거보다 쉽게 강남에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볼 수 있다. 또 투기지구 지정과 같은 고강도 규제로 단기적으로는 수요가 감소하겠지만, 재건축사업 지연으로 인한 공급  감소는 장기적으로 강남 진입을 어렵게 해 가격 하락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名品 고객은 가격 묻지 않는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에도 강남 집값은 떨어질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동아일보 장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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