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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일파만파 육군 장성진급비리 수사내막

“국방장관, 수사팀에 직접 ‘장성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했다”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일파만파 육군 장성진급비리 수사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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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급 탈락한 두 장성의 인사불만 표출이 내사 계기
  • ●심사 전 진급예정자 결정, 선발위원회는 ‘거수기’
  • ●국방장관, 비밀리에 수사팀 만난 사연
  • ●기무사 추천 진급대상자 2명, 청와대 조율과정에서 탈락
  • ●죽느냐 죽이느냐, 군검찰·육본·국방부의 3각 충돌 내막
  • ●소령 군검찰관이 군복 입고 장성 조사하는 까닭
일파만파 육군 장성진급비리 수사내막
“아는사람에게는 상식일 뿐이다. 몰랐다면 바보지. 어제오늘 일도 아닌데 뭘 새삼스럽게….”

육군본부(이하 육본) 진급과에서 장성 진급심사 전에 진급예정자 명단을 작성하고, 실제로 명단에 있는 사람들이 그대로 진급한 사실이 군검찰 수사로 밝혀진 데 대해 인사통인 군 관계자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윗선 개입여부에 대해서는 “유치원생 같은 질문”이라며 웃어넘겼다. 뻔한 얘기를 왜 하냐는 것이었다.

‘하나회 파동’ 백승도 장군의 불만표출

장성진급비리를 수사하는 군검찰의 칼끝이 육본의 심장부를 겨누고 있다. 자체 내사와 청와대 투서 파동, 거기에 괴문서 살포사건이 덧붙여지면서 가속도가 붙은 군검찰 수사는 이제 고지 점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장성 진급심사자료 작성과정에 어떤 비리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곧 이번 수사의 최종 목표인 군 인사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이다. 앞으로 외압만 없다면 수사팀은 소기의 성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육군 장성진급비리에 대한 군검찰 수사가 시작된 것은 2004년 11월 중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국방부 검찰단으로 넘긴 투서가 계기가 됐다. 투서에는 준장으로 진급한 J대령의 음주운전 전력 등 10월에 있었던 장성진급인사에 대해 비리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군검찰은 그 전에 이미 장성진급비리의혹을 내사하고 있었다. ‘하나회 파동’의 주인공인 백승도 준장과 육군복지단장을 지낸 최광준 준장의 인사불만 표출사건이 있은 후다.

백 준장은 남재준 참모총장이 승진탈락자를 위로하는 자리에서 남 총장에게 장성인사의 문제점과 ‘잘못된 진급사례’를 거론하며 격렬히 항의했다. 1993년 대령 시절 하나회 명단을 살포해 군 안팎에 파문을 일으켰던 백 준장은 인사 때마다 늘 주목대상이었다. 그가 속한 육사 31기가 소장진급 대상에 오른 것은 2001년. 진급기회는 보통 세 차례 주어진다. 그런데 육사 31기의 경우 2004년에 한번 더 기회가 주어졌다. 백 준장이 전역지원서를 낸 것은 네 차례의 진급인사에서 모두 탈락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최 준장은 계룡대 참모총장실을 찾아가 보직이동 신고를 하는 자리에서 남 총장의 측근인 육본 고위관계자에게 “총장에게 인사문제로 진언할 내용이 있으니 시간을 따로 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그 자리에서 전역지원서를 냈다. 최 준장은 신고식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고위관계자의 악수도 뿌리친 채 돌아섰다.

장성진급인사 직후 발생한 두 사건은 얼마 지나지 않아 군검찰의 첩보망에 걸려들었다. 이를 계기로 장성진급비리에 대한 내사에 들어간 군검찰은 청와대 투서를 명분삼아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자세한 내막은 ‘주간동아’ 2004년 11월30일자 참조).

그 과정에 육군 인사시스템의 문제점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진급심사 전에 진급예정자가 사실상 결정되고, 갑·을·병 진급선발위원회 및 선발심의위원회로 구성된 4심제는 ‘거수기’ 노릇만 한다는 것. 군검찰이 확보한 진급예정자 명단은 이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 중 하나다.

진급과에선 계장이 과장보다 실세

군인사는 크게 진급인사와 보직인사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육군에서 인사업무를 관장하는 부서는 인사참모부와 인사운영실 두 곳이다. 인사참모부에서는 진급인사를 총괄하고 인사운영실에서는 보직인사를 관리한다.

인사참모부장이나 인사운영실장이나 모두 소장 보직이다. 하지만 인사운영실의 경우 실장이 공석인 탓에 준장 보직인 인사운영차장이 실질적인 책임자다. 현 인사운영차장은 이번에 군검찰에 불려가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박종왕(육사 32기) 준장이다.

인사운영실은 진급인사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모든 장교에 대한 인사파일을 관리하는 까닭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진급과에서 진급심사자료를 작성할 때 인사운영실이 넘겨주는 인사파일을 근간으로 삼기 때문이다. 군검찰 주변에서는 남재준 총장이 지난번 장성진급인사 때 박 준장으로부터 몇 차례 보고를 받고 인사문제를 상의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진급인사업무를 지휘하는 인사참모부장은 남 총장의 핵심측근으로 알려진 윤일영(육사 29기) 소장이다. 인사참모부는 인사관리처 근무처 인사기획처 등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진급인사를 관리하는 부서는 인사관리처다. 이 때문에 인사관리처장은 ‘진급처장’으로도 불린다. 현재 이병택(ROTC 16기) 준장이 맡고 있다. 이 준장은 남 총장이 사단장을 지낼 때 예하 연대장이었다.

인사관리처에는 인사관리과, 진급과 등이 있는데, 두 부서 모두 대령이 과장이다. 인사관리과에서는 주로 제도와 관련된 업무를 다루고, 진급인사의 실무는 진급과가 맡고 있다. 군검찰 수사과정에서 허위공문서 작성,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된 C, J 두 중령은 모두 진급과 소속 장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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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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