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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사업체 (주)엔터프라이즈國 미스터리

김근태 임채정 이해찬 장영달은 현직 이사, 천정배는 감사 역임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대북사업체 (주)엔터프라이즈國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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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산 온정각 사진관 운영하는 국내 유일 ‘주식회사 사진관’
  • 이해찬 의원만 재산신고…겸직 신고도 안 해
  • 당사자들, “투자한 돈 이미 날리고 잊어버린 사안”
대북사업체 (주)엔터프라이즈國 미스터리

금강산 온정각에 있는 엔터프라이즈국 사진관.

한나라당 북핵대책특위가 금강산 관광개발과 관련, 6억달러가 북한 핵 개발에 전용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할 무렵 ‘신동아’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금강산 온정각에 사진관이 있는데, 열린우리당 실세가 운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게 누구냐”고 물었으나 제보자는 “알아보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그의 제보가 사실이라면 여당에서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경제적인, 그리고 개인적인 근거를 발견할 수도 있을 듯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을 통해 통일부에 ‘금강산에 있는 편의시설의 리스트와 실제 소유주’ 자료를 요청했다. 자료를 받아보니 온정각 외곽매장에 사진관을 운영하는 회사는 (주)엔터프라이즈國이었다. 회사 이름 말미에 ‘국’이란 글자를 한자로 표기한 게 눈에 띄었다. ‘기업’이란 뜻의 영어단어에 ‘나라’라는 뜻의 한자를 붙여 쓴 것을 보면 상당히 민족주의적인 성향의 인사가 경영진에 포함돼 있는 게 아닌가 추측케 했다.

이해찬 의원만 재산 신고

인터넷 서치엔진에 ‘엔터프라이즈국’을 입력해봤다. 그랬더니 이해찬 전 총리의 공직자 재산 신고 명세에 엔터프라이즈국 주식 1700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왔다. 올 2월 관보에 게재돼 몇몇 신문에서 이를 보도할 때만 해도 이 전 총리가 주식을 갖고 있다는 엔터프라이즈국이란 회사에 대해 별반 관심이 없었던 듯하다. 어떤 회사인지, 총리가 왜 그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지 보도된 것을 찾을 수 없었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메인 화면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가족사진이 올라 있었다. 뭔가 있겠다는 생각에 ‘회사 소개’를 클릭했다. 제보자의 말처럼 여권 거물 인사들이 주요 주주로 나열돼 있었다. 임채정 국회의장,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이해찬 전 총리, 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었다. 그리고 14·15대 국회의원(민주당, 국민회의)을 역임한 이길재씨가 대표이사로 돼 있었다.

회사의 주요 사업 내용은 이랬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내 포토숍, 금강산 온정각 포토숍 및 유람선 내 포토숍(금강산 관광구역 독점 촬영), 서울 교육문화회관 전속촬영, 국방대학원 학생앨범 촬영. 꽤 다양한 거래선을 잡고 사업을 영위하는 셈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회사의 정보는 이게 전부였다. 주요 주주로 기재된 정치인들이 경영에 관여하는지, 그밖에 또 누가 더 참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런 기본적인 회사 상황을 알아보려면 상업등기소에서 회사 등기부 등본을 떼어보면 된다.

“배당은커녕 월급도 못 줘”

그런데 상업등기소에 비치된 컴퓨터에 접속해 회사 이름을 입력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자료가 없었다. 몇 번이고 다시 이름을 넣어봤지만 헛수고였다. 포기하고 돌아서려다 “인터넷에 버젓이 소개된 주식회사의 등기부 등본이 없다면 무슨 연유 때문이겠냐”며 상업등기소 직원에게 물어봤다. 직원은 자신이 직접 찾아보겠다면서, 회사 이름을 조금씩 바꿔가며 검색했다. 이름을 10개쯤 바꿔 넣었을까, 등기부 등본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회사 이름이 영어로 돼 있을 경우 어떻게 발음하는가에 따라 등본에 기재된 이름이 바뀔 수 있다고 알려줬다.

등기부 등본의 등재 이사 명단엔 이길재, 임채정, 김근태, 장영달, 이해찬 등이 있었고, 감사 명단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과 박석무 전 의원이 있었다. 이 중 이길재, 임채정, 김근태, 장영달, 이해찬은 1997년 회사 설립 때부터 이사로 취임했고 2006년 3월31일 중임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천 전 장관의 경우 1997년 8월부터 2003년 3월까지 감사를 역임했고, 그의 뒤를 이어 박석무 전 의원이 지금까지 재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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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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