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영화 속 술 이야기 ③

크리스털병에 담긴 최상급 코냑, 탐욕을 마비시키다

‘칵테일’과 ‘루이 13세’

  • 김원곤│서울대 흉부외과 교수│

크리스털병에 담긴 최상급 코냑, 탐욕을 마비시키다

1/3
  • 누구나 한번쯤 인생역전을 꿈꾸고 쓰디쓴 좌절을 맛본다. 인생역전까지 바라지는 않더라도 모든 세속적 욕망을 다 채울 수는 없다. 그래서 술을 찾는다. 큰맘먹으면 고급 술 한 병 마시면서 신분 상승한 기분에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털병에 담긴 최상급         코냑, 탐욕을 마비시키다
영화 ‘칵테일’은 로저 도날드슨 감독의 1988년 작품으로 세계적 흥행 배우인 톰 크루즈의 20대 중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작품성 면에서는 당시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영화의 기본 얼개는 칵테일 제조를 직업으로 하는 바텐더들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황금만능주의에 찌든 세태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특히 돈 많은 여자를 통해 단번에 인생역전을 이루고 싶어 하는 남자들의 세속적 욕망과 좌절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한 깨달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영화의 도입부는 막 군복무를 마치고 동료 장병들의 호위 아래 지나가는 뉴욕행 고속버스를 패기만만하게 세워 타는 브라이언 플래니건(Brian Flanagan·톰 크루즈 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기쁨과 기대도 잠깐. 브라이언은 특별한 경력과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한 모든 회사에서 거절당한다.

크리스털병에 담긴 최상급         코냑, 탐욕을 마비시키다

영화 ‘칵테일’

할 수 없이 생계를 위해 밤에는 TGI 프라이데이 레스토랑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낮에는 대학 경영학과에 다니는 생활을 시작한다. 바 매니저인 더글라스(덕)(Douglas Coughlin·브라이언 브라운 분)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해박한 칵테일 지식으로 단번에 브라이언의 바텐더 스승이 된다. 지극히 현실적인 덕은 뉴욕에는 멍청한 천사 투자가들과 돈 많고 할 일 없는 여자들이 득실거리고 있다고 믿는다. 그의 목표는 돈 많은 여자를 만나 성공하는 것이다. 브라이언은 이런 덕의 인생관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지만 어쨌든 힘든 학업 병행을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돈벌이에 나선다.

마침내 브라이언과 덕은 그때까지의 인기를 바탕으로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엘리트 나이트클럽에서 바텐더 일을 시작한다. “내가 만든 칵테일에 미국이 취한다”고 말할 정도로 브라이언은 칵테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코랄이라는 한 도발적인 여자 고객이 등장하면서 묘한 상황이 전개된다. 결국 브라이언과 덕은 고객들 앞에서 싸움을 벌이고 결별하기에 이른다.

크리스털병에 담긴 최상급         코냑, 탐욕을 마비시키다

영화 ‘칵테일’

‘칵테일과 꿈’

덕과 헤어진 브라이언은 돈을 벌기 위해 평소 염두에 두었던 자메이카로 떠난다. 해변가 작은 바에서 바텐더로 기반을 잡아가던 어느 날, 술에 취해 쓰러진 친구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러 온 청순한 모습의 조르단 무니(Jordan Mooney·엘리자베스 슈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조르단과의 데이트 중 브라이언은 칵테일 장식용 미니우산을 보면서 이런 걸 만드는 사람은 큰돈을 벌 것이라며 부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다.

자메이카로 온 지 2년, 뜻밖에 덕이 브라이언 앞에 등장한다. 소원대로 돈 많은 여자를 만나 결혼해 신혼여행을 온 것이다. 덕은 브라이언을 ‘항상 가난하고 어리석은 여자만 만나는 못난이’라고 놀리면서 자극한다. 이에 약이 오른 브라이언은, 바 손님 중에 돈 많고 나이 든 여자를 유혹해보겠느냐는 덕의 내기 제안을 수락한다. 결국 유혹에는 성공하지만, 우연히 이를 지켜본 조르단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뉴욕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 후 브라이언도 뉴욕으로 돌아와 그 돈 많은 여자와 동거하며 금전적으로 도움을 받아보려 했으나 이런 관계가 늘 그러하듯 사소한 일을 계기로 결별한다. 브라이언은 후회하면서 조르단을 찾지만, 그녀는 여전히 냉정하기만 하다. 그러나 조르단은 브라이언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대부호의 딸이라는 사실이다. 조르단의 집을 찾아간 브라이언에게 조르단의 아버지는 1만달러짜리 수표를 내주면서 더는 딸을 만나지 말라고 말한다. 브라이언은 수표를 찢어버리고 나온다.

조르단의 집을 나온 브라이언은 그날 밤 고급 사교클럽을 운영하는 덕을 찾아간다. 그날 그가 확인한 것은 덕이 겉보기와 달리 막대한 사업 빚과 방탕한 아내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날 브라이언이 다시 찾아갔을 때, 덕은 술병 유리조각으로 손목 동맥을 끊고 자살한 뒤였다.
1/3
김원곤│서울대 흉부외과 교수│
목록 닫기

크리스털병에 담긴 최상급 코냑, 탐욕을 마비시키다

댓글 창 닫기

2018/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