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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가 만난 한국의 신진작가

기록을 탐색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윤지현

“데이터가 오용되는 사회의 폐부를 찌르다”

  • 이남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기록을 탐색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윤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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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탐색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윤지현

〈The Encoder v0.1〉, micro-controller, pola heart rate sensor, temperature sensor, hacked camera, 2010

심장을 닮은 거대한 조형물이 박동한다. 앙상한 속살을 드러낸 카세트 플레이어는 맥박이 뛰듯 규칙적으로 딸깍거린다. 언뜻 ‘조립 기계’처럼 보이는 설치물에는 작가의 기억과 숨결이 배어 있다. 윤지현(33)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데이터를 여러 매체를 통해 되살려내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다. ‘기록을 통한 정보의 전달과 해석’이 그의 주된 관심사다.

윤지현의 독특한 작업 방식은 작품을 이해하는 근간이 된다. 그는 두 달간 기계를 차고 다니며 이동 거리, 위치 좌표, 주변 온도, 심장박동수를 측정했다. 심장박동수가 75회를 넘으면, 기계와 연동된 카메라가 자동으로 주변을 촬영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는 작품을 움직이는 변수가 됐다. 흰색의 대형 주머니는 그의 심장박동수에 따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The Decoder _01’). 카메라에 찍힌 과거의 한순간은 세 가지 컬러로 화면에 되살아난다.(‘The Decoder _02’).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컬러는 작가의 심장박동수, 주변 온도, 위치좌표를 반영한 값이다. 이 수치는 소리로 다시 변환돼 전시공간에 울려 퍼진다(‘The Decoder _03’). 이들 작품은 작가의 개인사를 낱낱이 기록한 ‘날것’의 데이터가 다양한 과정을 거쳐 어떻게 사운드와 비주얼로 변주되는지 보여준다.

윤지현은 “사회가 점차 거대한 데이터로 구축되는 상황을 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신용카드나 휴대전화, 인터넷을 사용할 때마다 남는 개인 정보가 오용(誤用)되거나 오류를 일으키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사진과 비디오, 각종 소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이 신진작가는 “멀티미디어야말로 확장된 형태의 물감이자 캔버스”라고 말한다. 그의 매체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지현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나의 일상을 기록한 데이터를 비교해보겠다”고 향후 작업 계획을 밝혔다.

기록을 탐색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윤지현

〈The Decoder _01〉, micro-controller, geared motors, fabrics, x-bee, dimensions vary, 2010 (위)
〈The Decoder _02〉, processing, micro-controller, x-bee, dimensions vary, 2010 (아래)

기록을 탐색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윤지현

〈The Decoder _03〉, tape heads, micro-controller, speaker, steel, dimensions vary, 2010 (왼쪽)〈the scream〉, fabrics, micro-controller, EL-wire, dimensions vary, 2009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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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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