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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와의 전쟁’ 벌이는 성무용 천안시장

“평당 900만원이라니, 누가 지방에 오겠습니까?”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아파트 분양가와의 전쟁’ 벌이는 성무용 천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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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 담합을 했다고 적발된 아파트 주민들은 한결같이 “정부가 폭등하는 아파트 분양가는 내버려두고, 힘없는 주민들만 잡는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그렇다고 아파트 값 상승을 도모한 집단이기주의가 정당화되진 않지만 아파트 분양가 급등이 심각한 문제인 건 사실이다. 자율화 후 걷잡을 수 없게 된 아파트 분양가와 싸움을 벌이는 성무용 천안시장은 그래서 주목받는다. 최근 법정소송으로 비화한 성 시장의 ‘아파트 가이드라인 제도’는 집값 잡을 묘약인가, 무모한 시장개입인가.
‘아파트 분양가와의 전쟁’ 벌이는 성무용 천안시장
연일 치솟는 아파트 분양가가 부동산시장을 뒤흔드는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판교 2차 44평형의 실분양가가 평당 1840만원을 찍은 데 이어 10월 중 분양 예정인 서울 은평뉴타운의 아파트 분양가가 중소형은 평당 1400만원선, 중대형은 1500만원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청약통장에 담긴 몇백만원이 서민에겐 단순히 돈이 아니라 꿈이었는데, 천정부지로 치솟은 분양가에 비하니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고(高)분양가 태풍의 영향은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방자치단체가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8월23일 대전지방법원 행정부(재판장·신귀섭 부장판사)는 아파트 시행사 (주)드리미가 천안시를 상대로 낸 ‘입주자모집공고안 불승인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민간자본으로 토지를 매입해 조성한 부지에 신축되는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를 제한할 수 있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며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은 천안시가 2004년부터 시행해온 ‘분양가 가이드라인 제도’가 발단이 됐다. 천안시는 2002년 400만원대이던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가 2003년 577만원으로 급등하자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건설사가 이를 초과해 분양 승인을 요청할 경우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4년 599만원, 2005년 624만원, 올해 655만원으로 정해진 가이드라인은 천안시가 매년 초 분양가를 자체 조사하고, 지역의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물. 지난 2년간은 가이드라인이 별 문제없이 지켜져왔다.

655만원 vs 877만원

그런데 천안 불당동 및 쌍용동 일대에 중대형 아파트 297가구(시공사 한화건설)를 분양할 예정인 시행사 (주)드리미가 천안시의 가이드라인 제도에 제동을 걸었다. 드리미는 지난 2월, 평당 920만원에 분양 승인을 신청했다가 천안시가 조정을 권고하자 877만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천안시는 분양가를 더 낮출 것을 요구했고, 드리미는 천안시가 권고하는 655만원으로 분양가를 맞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평당 877만원에 분양할 수 있도록 승인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천안시는 “드리미가 정한 분양가격이 지역정서에 부합하지 않게 과도하게 책정됐다”며 결국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에 드리미는 천안시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충남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내는 한편 대전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월 충남 행정심판위원회는 드리미의 청구를 기각하며 천안시의 손을 들어줬다. 충남 행정심판위원회는 “천안시가 전문가 등의 의견을 물어 올해 적정 분양가를 평당 655만원 이하로 결정한 것이 사회 통념이나 천안지역 아파트 시세 등을 감안할 때 적절하다고 판단돼 평당 분양가를 877만원으로 제시한 시행사의 분양가 승인신청을 반려한 것은 정당하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사법부의 판단은 달랐다. 대전지방법원 행정부는 판결문에서 “주택시장의 안정 등 공익상의 필요를 들어 법적인 근거 없이 가격 통제를 행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 법치행정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라고 일침을 놓았다.

소송 당사자인 성무용(成武鏞·63) 시장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천안시청은 진입로며 외관이 특급호텔을 연상케 했다. 천안시는 지난해 천안역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에서 벗어나 불당동 신축 건물로 청사를 옮겼다. 천안역보다 천안아산역에 가까운 불당동은 천안에서 소위 ‘뜨는’ 동네다. 천안시와 소송 중인 드리미가 분양할 아파트도 불당동에 짓는다. 이 지역 부동산 업자에 따르면 30평대 아파트 가격이 평당 850만∼900만원에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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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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