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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주관주의로 대북정책 혼란 박근혜-남재준 ‘중국 역할론’ 대립”

朴정부 ‘1기 국정원’ 고위인사 작심토로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우파주관주의로 대북정책 혼란 박근혜-남재준 ‘중국 역할론’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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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정원 판단 실패로 통일 초석 호기 잃어
  • ● 남재준 전 원장, 국정원 직원들에게 ‘포획’
  • ● 객관 아닌 주관에 따라 정보 해석해 정책 수립
  • ● 정권의 사냥개 아닌 야생의 늑대 돼야
“우파주관주의로 대북정책 혼란 박근혜-남재준 ‘중국 역할론’ 대립”
“우파주관주의와 막연한 바람(Wishful Thinking)에 근거한 국정원의 정책 판단이 박근혜 정부의 1기 대북정책에 혼란을 야기했다.”

구해우 전 국가정보원 북한기획관은 7월 29일 사석에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구 전 기획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의 추천으로 국정원에 들어가 올해 초까지 북한 문제를 다뤘다.

‘신동아’는 구 전 기획관에게 박근혜 정부 1기 국정원의 대북정책 방향과 관련한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직무상 얻은 정보와 관련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 조건으로 요청을 수락했다. 국정원법은 전·현직 직원이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면 처벌하게 돼 있다.

국정원 고위인사(1급)가 현직에서 물러난 직후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구 전 기획관은 “잘못된 정책 판단 탓에 통일의 초석을 쌓을 호기를 잃은 것 같다”면서 “정보가 아닌 정책과 관련해 할 말은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 전 기획관은 20년 넘게 북한 문제에 천착해왔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북한 개혁·개방을 주제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대 초반 SK텔레콤 북한담당 상무로 남북경협 현장에서 뛰었다. 미국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윤영관 서울대 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2001년 미래전략연구원을 꾸릴 때 산파 구실을 했다. 국정원에서 근무하기 직전에는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을 맡았다.

인터뷰는 7월 31일, 8월 7일 서울 종로구 미래전략연구원 사무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국정원 메커니즘에 포획”

▼ 국정원의 북한 관련 핵심 직책에서 일한 것으로 아는데.

“남 전 원장이 취임 직전 함께 일하자고 제의했다. 의기가 투합했다. 올 초 대북정책과 관련한 견해 차이로 사직할 때까지 1차장(해외 및 북한담당) 산하 북한담당기획관으로 일했다. 국정원장을 보좌하면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조언했다. SK텔레콤 북한담당 임원으로 일할 때부터 북한, 중국에서 북측 인사를 수십 차례 만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개인적인 채널로 확보한 정보를 국가기관이 획득한 정보와 비교·분석하는 유익한 경험을 했다.

국정원은 정부 어느 부처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두터운 인적·물적 자원을 갖고 있다. 또한 남북통일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조직이다. 국정원에서 일하면서 국가와 정부 차원에서 통일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할 수 있었다. 다만 통일을 실천적, 구체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의미 있는 정책을 실제적으로 구현하지 못한 것에 깊은 아쉬움을 갖고 있다.”

▼ 남 전 원장은 안보관이 투철한 인사다. 또한 강한 보수주의자다. 가까이에서 본 남 전 원장은 어떤 사람인가.

“남 전 원장은 투철한 애국심을 가졌을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헌신적인 사람이다. 안보 문제에 대한 높은 식견, 공직자가 가져야 할 청렴성에서도 남 전 원장에 비견할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 참된 보수주의자다. 존경할만한 분이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다만, 21세기 국정원은 변화한 시대적 조건 속에서 일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세계화·정보화·민주화됐다. 복잡한 사회 현실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그것에 기초해 조직을 개혁하면서 일해야 한다. 감사원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후배가 ‘수많은 원장이 거쳐갔지만 하나같이 취임 후 3~6개월이 지나면 감사원 직원들의 논리와 메커니즘에 포획됐다. 단 한 번도 예외가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국정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남 전 원장 또한 예외가 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 남 전 원장은 소문난 ‘강골’ 아닌가.

“강골이건 아니건 상관없다. 북한문제에 대한 깊은 식견이 부족하면 보고하는 사람에게 의존하게 마련이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우파주관주의로 대북정책 혼란 박근혜-남재준 ‘중국 역할론’ 대립”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6월 10일 청와대 외교안보장관 회의에 앞서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김장수 당시 대통령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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