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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운의 지중해 편지/마지막회

프랑스 아를

황소와 함께 춤을

  • 사진/글 최상운 (여행작가, goodluckchoi@naver.com)

프랑스 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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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원형경기장 쪽으로 가본다. 마침 배도 출출해서 근처 식당을 찾다가 파에야(Paella)를 맛있게 만드는 곳에 들렀다. 파에야는 보통 쌀에다 해물이나 육류를 넣고 끓여서 먹는 요리인데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주위를 걷다 보니 투우와 관련된 가게가 많다. 그중에서 투우 장면을 그린 그림들이 특히 눈에 띄는데 어떤 곳에서는 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아를의 투우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본고장인 스페인의 유명한 투우사들도 경기에 참여해 수준이 상당히 높다. 부활절 기간에 아를에서는 쟁쟁한 투우사들이 참여하는 큰 투우 경기가 원형경기장에서 열리는지라 이 기회에 투우를 관람하기로 한다.

투우는 시작부터 화려한데, 먼저 경기에 나오는 투우사들이 한껏 차려입고 음악에 맞춰 경기장을 멋지게 행진한다. 그 다음에 대체로 일곱 번의 경기가 펼쳐지는데 경기마다 일종의 라운드가 있다. 실력이 좋은 투우사일수록 짧은 시간에 소를 해치운다. 마지막 라운드에 투우사가 소의 등에 긴 칼을 손잡이가 닿을 정도로 깊숙이 찔러 넣으면 관중은 일제히 하얀 손수건을 흔들거나 꽃을 던지며 환호한다.

원형경기장의 투우경기

이런 투우경기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도 꽤 있다. 작가 헤밍웨이는 투우를 무척 좋아했다고 알려져 있고, 화가 피카소도 스페인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따라 매주 투우경기장에 갔다고 한다. 그들의 작품에서 그 영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소들이 목에서 주먹만한 핏덩이를 쏟아내며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 인간의 잔인함에 마음이 다소 꺼림칙해진다. 투우를 금지하는 운동을 벌이는 단체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도 난다.

이윽고 아를에 밤이 찾아왔다. 하지만 부활절의 아를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 밤늦도록 온갖 공연이 펼쳐지고 사람들은 음악과 춤, 술에 취해 있다. 어느 거리에서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들려와 홀린 듯 따라가보았다. 할아버지와 식구들이 멋진 악단을 만들었는데, 연주와 노래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특히 바로 앞에서 듣는 스페니시 기타 연주는 정말 황홀할 지경이다.



아를에서의 편지를 마지막으로 지중해에서 보내는 편지를 끝마치려 한다. 멀리 있는 당신, 부디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를.

프랑스 아를
1투우 경기는 흥겨운 음악과 화려한 행진으로 시작된다 .

2축제를 맞아 할아버지들도 악단을 만들어 신나는 연주를 들려준다.

프랑스 아를
3달려드는 소에게 짧은 쇠꼬챙이를 꽂는 투우사의 모습이 아찔해 보인다.

4해물이나 육류를 끓여 만드는 파에야가 군침을 돌게 한다.

▼Tips

흥겨운 부활절 축제가 열리는 아를은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문화 중심지다. 봄에는 화려한 민속축제가 있고 여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를국제사진전이 열리는 등 볼거리가 많다. 인기가 높은 부활절 투우를 보려면 전날이나 아침에 표를 예매하는 것이 좋다. 또한 프로방스 지역에는 맛좋은 로제(Rose)와인이 유명하니 마셔보기를 권한다.

신동아 200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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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최상운 (여행작가, goodluck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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