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별명은 ‘똑부’다.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는 ‘똑게’ ‘멍부’ ‘멍게’ 등과 함께 리더의 4대 유형 중 하나. “도무지 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사원들의 증언처럼 김사장은 ‘발바리’란 애칭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인기가 좋은 CEO는 똑똑하고 게으른 ‘똑게’형이다. ‘똑부’는 절대 실패하는 법은 없지만 부하들을 닦달하고 업무량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사실 인기는 없다.
김사장은 일에 관해서는 철저하고 완벽하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들은 가차없이 처벌하는 그는 ‘기업은 적자를 내서는 안 된다’는 지론을 가진 수리파 경영인이다. 그래서 성과, 퍼모먼스를 가장 중요시한다.
“어떻게 전직원이 똑같은 보너스를 받을 수 있습니까? 인센티브란 노력하고 성과를 낸 데 따른 보상인데…. 우리 회사는 부서별로도 보너스가 다르고, 가장 성과가 좋은 부서라 해도 부서원마다 보상이 다릅니다. 저 역시 열심히 일한 만큼 포철에서 승진이 빨랐습니다(그는 32살에 과장이 됐다). 성과가 좋은 사람은 승진도 빨리 돼야죠. 우리 회사는 30세에 팀장이 된 사람도 있고, 40대보다 연봉이 더 많은 30대도 꽤 있습니다.”
성과에 따른 보상을 철저히 하려면 평가기준이 공정하고 정확해야 한다. 포스데이타는 현재 자신이 상급자와 하급자로부터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네트워크를 통해 알 수 있다. 김사장은 상급자들이 제대로 평가했는지 알기 위해 항상 e-메일을 열고 전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포스데이타가 해마다 연봉협상을 통해서 상위 클래스에 대해서는 10%+α를 인상하고, 하위 클래스에 대해서는 5% 정도를 감봉해도 별로 불만이 없는 것은 바로 철저한 평가 덕분이다.
업무와 성과에 대해선 가혹한 김사장이지만 근무환경에 대해선 최대한 자율을 보장해준다. 영업직이나 개발실 직원들에게는 출퇴근 자유, 전직원에게 복장 자유를 선포한 지 오래다. 게다가 회사에서 일하든 놀든 개의치 않는다. 아무리 놀아도 성과만 좋으면 된다는 것이 김사장의 지론이다.
최근 김사장은 어떤 조그만 벤처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투자를 결정한 계기가 남다르다.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취사도구와 침구가 한쪽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직원들이 출퇴근이라는 개념이 없이 일에 미쳐 사무실에서 일하고 먹고 자는 것을 보고 ‘아, 이렇게 열심히 하는구나’ 했다는 것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유롭게 일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고 설명한다.
“포철은 진취를 추구하지만 사실 보수적인 기업이지요. 그러나 포스데이타는 정보화기업, 첨단기업 아닙니까. 이런 기업환경에 맞게 저도 생각을 바꾼 거지요. 하지만 자율도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전 이런 합리성에서 벗어나면 아주 못마땅합니다.”
자율이란 것도 기본이 돼 있어야 가능한 것이고, 바로 그것이 합리주의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미국이란 나라가 겉으로 보기에는 자유분방하고 어수선해도 그 밑바닥에는 합리주의가 완벽히 깔려 있어 세계 최강국이 된 거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와 같은 그의 사고방식은 포스데이타의 기업문화를 자유로우면서도 일에 대해서는 철저한 벤처식으로 바꿨고, 기업문화대상을 받는 등 업계의 벤치마킹 사례가 됐다. 기업문화대상 평가위원이던 모 대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포스데이타의 사례를 연구하게 해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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