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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시대의 국정원 개혁

고영구, 국내파트 대신 ‘對共’과 ‘工作’에 주력해야

  • 글·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oon@donga.com

노무현 시대의 국정원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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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관과 분석관은 정보의 객관성에 대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교육받은 사람들이다. 더구나 국정원은 기밀 유지에 있어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잘 훈련된 조직이다. 따라서 청와대가 뭔가를 신속·정확하고 은밀하게 알아보려고 할 때 제격이다. 이런 이유로 국정원 국내파트는 대통령부라는 별명을 얻었다.

섀도 캐비닛은 원래 의원 내각제를 하는 나라에서 야당이 집권을 대비해 미리 만들어둔 내각을 뜻한다. 그러나 국정원의 별명으로 쓰이는 섀도 캐비닛은 다른 뉘앙스를 갖고 있다.

섀도(Shadow)는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실물을 따라다니는 ‘그림자’이다. 국정원 국내파트는 국무총리가 이끄는 진짜 캐비닛(내각)을 24시간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며 스크린 하기 때문에 ‘섀도 캐비닛’으로 불리고 있다.

분단이 가져온 정책 스크린 기능

내각을 출입하는 국정원 정보관은 크게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첫째는 분석관과 함께 그 부처에서 결정한 정책이 올바른지를 검토하는 ‘정책 스크린’ 기능이다. 둘째는 그 부처에서 다루는 기밀이 누출되지 않는가를 체크하는 ‘보안(保安)’ 기능이다.



전문가들은 남북대치라는 분단 현실 때문에 국정원 국내파트가 각 부처에서 다루는 정책을 스크린하는 것이생겨났다고 한다.

국정원은 1961년 6월10일 ‘중앙정보부(중정)’라는 이름으로 창설됐는데 이때 한국은 보안이 엉망이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은 때라 곳곳에 북한 공작원이 박혀 있었다. 기무사의 전신인 육군 CIC의 대공수사관 명부가 통째로 북한에 넘어가고, 육군 사단장의 부인이 북한 공작 조직에 포섭되기도 했다. 따라서 중정을 창설했을 때는 국가 정보가 북한에 넘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때문에 중정은 각 부처에서 하는 일을 ‘보안’과 ‘안보’라는 측면에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각 부처에서 내놓은 정책이 안보 면에서 허점은 없는지, 또는 밖으로 누설되지 않는지 감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무게 중심이 실린 것은 안보 측면에서 각 부서의 정책을 스크린하는 것이었다.

이 일은 주로 분석관이 담당했는데 분석관의 정책 분석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었다. 분석은 자유롭게 하되 비판을 할 때는 반드시 대안(代案)을 함께 내놓아야 했다. 그리고 그 대안은 예산 증액을 전제로 하지 말아야 했다. 예산을 증액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할 수 있다. 중정의 분석관은 예산 증액 없이 허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찾아야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이 시기 분석관의 최대 영예는 그가 작성한 보고서가 대통령에게 보고돼 ‘중정의 대안대로 정책을 바꿔라’는 지시가 행정부처로 내려가는 것이다. 분석관 세계에서는 이를 ‘홈런’으로 표현했다. 홈런을 자주 치는 분석관일수록 유능하다고 인정받았으니 정책 스크린은 ‘대통령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중의 하나가 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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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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