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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청계천 복원사업 시작한 이명박 서울시장

“강북 개발로 강남 투기 막겠다”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청계천 복원사업 시작한 이명박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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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방관하던 노무현 정부는 6월5일 국무회의 보고를 계기로 적극 지원으로 돌아섰다. 노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복원된 청계천이 문화재가 될 수 있도록 고건 총리를 중심으로 관계 장관들이 긴밀히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무회의에서 이시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나서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을 소개해주겠습니까.

“노대통령은 논의과정에서 반대하던 사람들도 힘을 합쳐 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자동차 문화를 바꿔 대중교통체계로 나가자는 지시를 했어요.”

얼마 전까지도 경찰이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청계천 복원과 관련한 업무 협조를 안 해줘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서울시장의 당적이 여당이었다면 경찰의 태도가 달랐을 것이다.

-청계고가도로가 수명이 다해서 매우 낡고 위험하기 때문에 철거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차량을 통행시키면서 보강공사를 해나가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청계고가도로는 2001년 안전진단 결과 위험하다는 결론이 나와 전임 고건 시장이 1029억원을 들여 3.8km를 긴급 보수공사하기로 결정해놓았습니다. 공사기간이 2년10개월입니다. 보수공사를 하자면 상판을 모두 뜯어내고 새롭게 만들어야 됩니다. 구조물의 복원이지요. 교량처럼 한쪽으로 차량을 통행시키며 할 수 있는 보수공사가 아닙니다. 어차피 뜯어야 한다면 그 기회에 청계천을 복원하자는 구상입니다.

청계천 복원은 환경의 복원이며 문화와 역사의 복원이기도 합니다. 600년 가까이 된 광교와 수표교 등 살아 있는 문화재를 복원하고 환경도 살리는 시대적인 소명입니다.

내가 취임한 후 1일 점검 1일 보수팀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매일 안전도를 검사하고 그때그때 보수를 하는 데 하루 700만원을 쓰고 있습니다. 7월에 공사를 시작하려는 것은 7, 8월이 1년 중 가장 교통이 한산한 때이기 때문입니다. 학교가 방학하고 직장인은 휴가를 떠나 교통량이 10% 가량 줄어들어 청계천을 막더라도 교통 혼잡도가 10% 이상 올라가지 않습니다. 7, 8월에 공사를 시작해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휴가철이 끝나는 9월 이후에도 큰 교통혼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치적 목적은 없다

-도심의 빌딩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고 노천 카페에서 연인들이 정담을 나누는 그림은 무척 아름답습니다. 초·중·고교생들까지 포함해 성금을 걷어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21개의 고풍스런 다리를 건설하자는 아이디어도 환경 퍼포먼스로는 멋져 보입니다. 그러나 주요 간선도로를 차단하기 전에 먼저 서울시 교통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나 수술을 하는 것이 순서 아니겠습니까. 시장이 임기중에 서둘러 하려는 것은 개인적인 야심, 즉 서울시장 재선이나 혹은 다른 꿈을 바라보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 질의한 시의원이 있더군요.

“정치적인 성향을 가진 분들 중에 그렇게 오해하는 분들이 있지요. 독일과 프랑스 전문가들이 와서 현장을 둘러본 뒤 ‘청계천 고가도로 같은 구조물이 독일이나 프랑스에 있었다면 지금 이 시간부터 교통을 차단해야 한다’고 심각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사고가 터져야만 비로소 깨달을 정도로 안전의식이 둔감합니다.

성수대교 경우만 봐도 보수만 했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끊어진 것 아니겠습니까. 나는 다른 관료 출신이나 정치인보다 이러한 일에 경험이 많은 사람입니다.”

-광화문 종로 청계천 을지로에는 중앙 정부부처·금융기관·대기업 본사·언론사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 경제 활동의 중심지로 진입하는 도로 용량이 갑자기 줄어든다면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강북이 더 쇠퇴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청계천은 복원돼야 합니다. 청계고가도로 주변은 청계천 복개공사가 시작된 1960년대의 모습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저개발 지역입니다.

서울은 상하이·도쿄·싱가포르와 경쟁해야 하는데 도심에 방치된 지역이 있어서는 안 되지요. 동북아의 경제·금융 중심지는 막연한 구호만으론 이룰 수 없습니다. 도심에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됩니다. 뉴욕·런던·프랑크푸르트에 가보면 모두 도심에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본부가 있어요.

강남의 아파트 지역과 주변 상업지역으로는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없습니다. 여의도, 복원된 청계천 지역, 상암지역 이렇게 삼각형 안에서 새롭게 틀이 짜여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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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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