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공산 북쪽 기슭의 치산계곡에 자리한 팔공폭포
계곡 아래 치산리 마을과 치산저수지 사이에는 왕복 2차선의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잘 닦여 있다. 저수지 바로 아래에는 영천시에서 치산관광지 개발사업 일환으로 조성한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을 지나면서부터 비포장 산길이 이어지는데, 치산계곡의 진면목을 감상하려면 적어도 수도사를 지나야 한다.
치산저수지에서 1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수도사는 신라 진덕여왕 14년(647)에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천년고찰이다. 창건 당시에는 금당사라 불렸다가 큰 화재로 소실되어 다시 세워진 뒤 수도사라 명명됐다. 하지만 괘불탱화(보물 제1271호) 이외에는 눈길을 끌 만한 문화재도 별로 없고, 고찰다운 예스러움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치산계곡의 맑고 시원한 물가를 찾은 피서객들
수도사에서 계곡을 따라 1.6km 가량 올라가면 팔공산의 여러 폭포 가운데 가장 낙차가 크고 수량도 풍부한 3단 폭포를 만난다. 그러나 웅장함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멋을 풍기는 폭포이다. 이 폭포 주변 풍광이 총 6km에 달하는 치산계곡에서 가장 수려하다.
팔공폭포 위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갈림길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팔공산 능선의 신령재를 너머 동화사까지 갈 수 있다. 오른쪽 길은 진불암으로 이어진다. 진불암은 고려 문종 때 혼수대사가 창건했다는 고찰인데, 팔공산 연봉(連峰) 중 하나인 동봉과 염불봉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치산계곡 입구에서 팔공폭포까지는 비포장 찻길이 있지만 길이 비좁아서 마주 오는 차와 교행하기도 불편하고 흙먼지 때문에 다른 등산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므로 가급적이면 느긋하게 걷는 게 좋다.
◆ 숙식
치산계곡 입구의 치산리에 소원식당(054-337-4748)과 치산식당(337-2199)이 있다. 소원식당에선 토종닭백숙, 산채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고, 치산식당은 칼칼하게 끓여내는 고디(다슬기)탕을 잘하는 집이다. 그밖에 신령면 소재지에는 장성숯불가든(한우숯불구이, 333-8885), 느티나무식당(찌개류, 332-0987) 등의 맛집이 있다. 숙박은 소원식당이나 치산방갈로가든(337-3702)에서 가능하다.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영천IC→영천(28번 국도, 군위 방면)→신령 사거리(좌회전, 919번 지방도)→치산리→치산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