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호

컴퓨터에 빼앗긴 아이 되찾으려면?

‘같은 곳’에서 ‘다른 것’ 보는, 그들의 세계를 인정하라

  •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 swhang@yonsei.ac.kr

    입력2005-02-23 1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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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 10시. 간식거리를 들고 중학생 아들 방으로 들어간 엄마는 화들짝 놀라고 만다. 아들의 컴퓨터에선 전라의 남녀가 뒤얽혀 거친 숨소리를 내뱉고 있다. 이뿐인가. 아이는 아바타를 꾸미는 데 수십만원을 쓰고 인터넷 게임에 빠져 밤을 새우기 일쑤다. 야단을 치면 아이는 오히려 “왜 우리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느냐”며 반항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컴퓨터에 빼앗긴 아이 되찾으려면?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정보화 시대에 뒤떨어지면 안 될 것 같아 컴퓨터를 장만해줬는데, 이젠 정말 그놈의 컴퓨터를 없애버리고 싶어요.”

    “아이가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하는데, 가능성이 있을까요? 시켜도 괜찮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됐다. 이렇게 컴퓨터, 인터넷, 온라인 게임 등에 대해 하소연하는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필자는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 툭 던진다.

    “그냥 내버려두세요.”

    “아니, 아이가 공부도 하지 않고 빈둥빈둥 노는데 그냥 두라고요?”



    하소연은 순식간에 항의로 바뀐다.

    “그럼 ‘컴퓨터 그만하라’고 야단을 치면 아이가 말을 잘 듣던가요?”

    이렇게 되물으면 대부분의 부모는 움찔한다.

    “그렇다고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요. 어떻게든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명색이 부모인데.”

    그렇다. 우리는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뭔가를 해줘야 한다.

    대한민국의 부모 세대들은 세계 최고의 인터넷망과 컴퓨터 보급이라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 이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일이었다. 하지만 정작 부모 세대는 자신이 실현해낸 그 일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모른다. 또 변화된 환경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

    컴퓨터와 관련해 부모들이 고민하는 일차적인 문제는 이것이 그들에게 낯선 활동이라는 점이다. 부모가 컴퓨터나 인터넷을 모른다는 말이 아니라, 그 의미가 다르다는 뜻이다. 컴퓨터를 생활환경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아이들과 달리 부모 세대는 컴퓨터를 대단한 것으로 봤다. 또 인터넷은 정보사회를 앞서 나가기 위한 최첨단 기술이자 무기로 여겼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컴퓨터는 그저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불과하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교구라고 믿던 부모는 차츰 이것이 시간이나 때우고 쓸데없는 짓을 하는 도구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한번 게임을 시작하면 몇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벗어날 줄 모른다. 심지어 밤을 새우기도 한다. 그러다 아이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부모는 컴퓨터를 탓한다. 컴퓨터가 쓸데없는 장난에 불과하다고 믿기에 걱정은 커져만 간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부모와 자녀의 갈등은 ‘제대로 잘 자란 아이’ 또는 ‘제대로 된 부모 노릇’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의 충돌이다. 즉 우리 사회에서 기성세대가 가진 교육, 인성 또는 올바른 교육에 대한 생각과, 사이버 신인류(디지털 인프라가 발달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한국의 10대 또는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의 영향력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사람들. 이들은 자아형성, 사회화, 타인과 관계 맺기, 학습방법, 사회적 역할 수행에서 기성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의 가치관 갈등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충돌과 갈등의 해결책은 부모가 가진 의문을 사이버 신인류의 시각으로 풀어보는 데 있다. 부모 세대와 사이버 신인류는 서로 다른 인생의 숙제를 가지고 있다. 부모는 자신이 아주 당연하다고 여기던 대답을 자녀에게서 들을 수 없다.

    컴퓨터 세계는 제2의 생활공간

    한국의 아이들은 평균 4세에 인터넷을 처음 접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인터넷은 단지 놀이터일 뿐이다. 부모 세대가 동네 골목에서 놀았다면 요즘 아이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논다. 하지만 놀이에 대한 가치관은 부모와 자녀 세대가 크게 다르다.

    1970∼80년대 입시지옥을 거친 부모에게는 놀이보다 공부가 중요했다. ‘인생의 목표는 공부’라는 맹목적인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무엇을 위해 공부했는지 물으면 대개 돈 때문이라고 답한다. 즉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공부한 것이다. 그렇다면 산업사회가 아닌 정보사회에서 공부는 어떤 의미일까. 산업사회의 가치와는 분명 다를 것이다.

    부모 세대에게 학교교육은 성공의 지름길이자 모든 학습의 기본이었다. 학교교육이 산업사회의 산물이라고 볼 때 학교의 제도들은 인간 행동을 통제하고 관리하면서 산업사회에 적합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시간을 철저하게 통제했다. 현재 부모 세대에겐 컴퓨터와 인터넷도 통제와 관리의 대상이다. 그러기에 정작 아이가 하는 컴퓨터 놀이가 어떤 내용인지는 잘 모른다.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아이의 세계를 무시하는 ‘폭거’를 행하는 것이다.

    부모는 무작정 자녀의 컴퓨터 사용 시간을 통제하려고 할 게 아니라 왜 아이가 인터넷과 게임에 매달리는지 알아야 한다. ‘재미있어서’ ‘그냥 좋아서’ 아이가 컴퓨터를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컴퓨터 속 세계는 아이에게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제2의 생활공간이다. 아이는 부모가 행동을 평가하고 조절하는 존재가 아니다. 자신만의 행동방식과 의미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독립적인 존재다. 아이는 부모와는 다른 시간과 행동의 규범을 만들어 이용한다. 이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보내는 1시간은 현실 세계의 1시간과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컴퓨터를 둘러싸고 자녀와 갈등이 생겼다면 자녀가 컴퓨터를 바라보는 시각이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한 다음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갈등이 빚어졌을 때 부모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예를 들어 살펴보자.

    [음란물에 빠진 아이]

    인터넷은 음란물을 아주 쉽게, 원하지 않아도 보게 만든다. 부모는 성인 사이트를 선전하는 스팸 메일이 아이를 사이버 홍등가로 유인하지 않을지 걱정한다. 그래서 성인 사이트는 성인 인증제를 받게 했고 부모들은 컴퓨터에 성인 사이트들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안타깝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성인 인증제나 차단 프로그램이 음란물의 유통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컴퓨터와 관련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성 가치관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한 정부와 시민단체는 본질을 외면한 채 해결방법으로 편하고 쉬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인터넷의 음란물 문제는 ‘아이들에게 음란 사이트를 보게 할 것이냐, 보지 못하게 할 것이냐’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성에 대해 어떤 가치를 갖고 살아가게 할 것인가’ 하는 성 가치관과 성 도덕의 시각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진정으로 음란물의 유포와 범람을 고민한다면 아이로 하여금 무작정 못 보게 할 것이 아니라 자녀와 함께 성의 가치와 도덕에 대해 대화를 나눠야 한다. 음란물과 관련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규제와 통제가 아니라 자녀에게 어떤 성적 가치와 도덕성을 제공할지를 냉철하게 검토하는 것이다.

    음란물을 어떻게 차단할지 고민하기 전에 우리는 기성세대가 성에 대해 제대로 된 가치관과 규범을 정립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현재 아이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성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접하고 있다. 심지어 어른들이 상상하지 못할 수준으로 성과 관련된 장난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어른들이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기존의 성 가치관 위에 인터넷 음란물의 영향으로 더욱 왜곡된 그들만의 성 가치관을 더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아바타 구입에 돈을 쓰는 아이]

    아이들이 아바타를 구입하는 바람에 전화요금이 수십만원씩 나왔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꾸미기 위한 도토리 구입에 지출되는 돈이 전국적으로 한 달에 수억원을 넘는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 또는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돈을 쓰는 행위도 놀랍지만 돈의 규모를 알고 나선 더욱 놀라워한다. 수백원이나 수천원 수준이 아니라 수만원, 심지어 수십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돈의 액수가 아니라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이미 이해할 수 없는 가치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현실 세계에서 멋진 옷과 신발 등으로 자녀를 빛내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소망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가 챙겨주지 않아도 이미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을 멋지게 꾸미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부모 세대는 현실의 물질적 대상에만 가치를 부여하지만, 아이들은 사이버 세상에서 표현되는 자신의 이미지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아이들에게는 아바타나 게임 아이템이 유명 메이커 신발이나 옷 못지않게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 세대는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은 것이기에 아이들에게도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이버 신인류는 현물을 중시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본능적인 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꼭 손에 만져지지 않더라도 비싼 값을 치르고 그것을 사려 한다. 이는 현실세계에서 어른들이 명품을 통해 자신을 꾸미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어찌 보면 가상의 것에도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사이버 신인류가 기성세대보다 낫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게임이 없던 어린 시절을 보낸 부모로서는 게임에 빠져드는 아이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이 그렇다고 해서 아이의 행동을 막을 수는 없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들이 왜 게임에 빠지는지 원인도 모르고 무작정 ‘하지 말라’고 강요한다.

    아이들에게 인터넷 게임을 ‘하지 말라’고 명령하는 교육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왜 그것을 하면 안 되는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보다는 ‘일단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라는 즉흥적 대응방식만을 키운다. 컴퓨터와 게임에 빠진 아이들에게 단순히 하지 말라고 강요하기보다는, 호기심을 가지고 탐색하면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또 아이가 좀 더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학습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한 세부적인 방법은 개인마다 다르다. 즉 아이의 성향에 따라, 또 아이가 직면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이 존재한다. 그러기에 부모는 이 문제를 새마을운동이나 개혁운동을 하듯 하나의 규범이나 제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게임중독은 이상한 병이 아니다.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빠질 수 있는 유혹 같은 것이다.

    아이들이 컴퓨터에 빠지는 것은 재미있어서다. 생존 에너지를 채우는 행위이기도 하고, 친구와 갈등이 있거나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등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상황을 회피하거나 극복하는 데도 좋은 도구다. 문제는 자녀가 일정 정도를 넘어 컴퓨터에 매달릴 때 발생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접근해보자.

    첫 번째 단계에선 아이가 언제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지, 그리고 컴퓨터로 무엇을 하는지를 확인한다. 이는 아이에게 컴퓨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탐색하는 단계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부모는 아이와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긴다. 이 단계에서는 절대 아이에게 컴퓨터를 자제하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같은 배를 탔다는 공감대나 동료의식을 느낄 수 없다.

    두 번째 단계는 아이에게 컴퓨터만큼 흥미 있는 소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습관적이거나 중독적인 행동에 대해 이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것을 소개해주는 것이다. 실연당해 절망에 빠진 총각에게 더 나은 여성을 소개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 여자친구가 생기면 대개는 옛사랑에 대한 미련이 없어진다. 그런데도 옛사랑에 매달린다면 3단계 ‘극약처방’으로 넘어가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상황이 심각해져서 부모와 자식 사이에 공유할 만한 기본적인 신뢰가 없어지고 아이는 습관적으로 컴퓨터에 몰입할 때의 대처법이다. 이 때는 아주 독한 마음을 먹어야 한다. 아이를 볼 때마다 “너 왜 게임하지 않니?”라고 채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 게임을 했으면 레벨이 50은 돼야 하는데, 왜 아직 30밖에 안 되니?” 하는 식으로 계속 컴퓨터를 하라고 하는 것이다. 정작 하고 싶은 것도 남이 하라고 강요하면 오히려 흥미를 잃어버리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단계는 정말 극약처방이기 때문에 1, 2단계를 충분히 거친 다음 시도해야 한다.

    종아리 때리기를 바라보는 시각

    우리 사회의 원로라는 분들이 수능 부정이나 교사 시험 대리사건 등 일련의 사회문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자신들의 잘못이라며 스스로 종아리를 때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기성세대의 자기반성을 촉구하는 윤리회복운동’의 일환으로 기획됐다는 이 행사에는 ‘어른’ ‘윤리’ ‘인성’ ‘모범’ ‘책임’ ‘자성’ ‘성숙’이라는 말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하지만 이 행사는 결국 ‘그들만의 이벤트’였다.

    사이버 신인류가 보기에 이 퍼포먼스는 무척 이상한 일이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그저 자신의 잘못을 자학적인 행위를 통해 해소하려는 행동으로 보일 뿐이다.

    현실 문제에 부딪히면 기성세대는 미신과 당위성에 기초한 사고를 하지만, 사이버 신인류는 행동의 이유를 물으면서 그것의 정당성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예전에는 제자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스승이 자신의 불찰이라며 매를 들어 자신을 치라고 하면 제자는 너무도 황망하여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믿고 뉘우치며 빌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정말 ‘생뚱맞은 일’이 된다. 무엇이 잘못이고, 누가 잘못을 저질렀으며, 왜 그 잘못에 대해 타인이 대신 종아리를 맞아야 하는지를 당연히 묻는다. 직접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고 또 종아리를 맞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런 행동은 정말 웃기는 일이 된다. 물론 잘못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공통적인 신뢰가 있다면 나름의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신뢰가 붕괴되고 권위가 상실됐으며 공유하는 믿음 체계가 실종된 이 시대에 기성세대가 벌이는 이런 퍼포먼스는 사이버 신인류에게 단지 기득권 집단의 ‘개그콘서트’로 여겨질 뿐이다.

    기성세대는 제자에게 회초리를 들어 자신의 종아리를 때리게 하는 퍼포먼스 대신 제자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으며 그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것이 제자로 상징되는 사이버 신인류 세대가 스스로 가치관을 정립하고 앞으로 행동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기성세대는 자신이 당연하게 여기던 윤리규범이 왜 지금 아이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과정 없이 어른들의 생각이 옳으니 너희는 반성하고 무조건 우리를 따르라는 것은 사이버 신인류에게는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부모 세대를 떠올리게 할 뿐이다.

    오프라인의 규범 강요하면 안돼

    부모 세대와 사이버 신인류 집단은 비록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어도 서로 다른 세계에서 서로 다른 것을 본다. 인터넷 중독이 만들어내는 부모와 자녀의 갈등도 이런 차이를 인정해야만 풀어나갈 수 있다.

    사이버 윤리교육을 예로 들어보자. 여기에는 자기 종아리를 치는 사회원로의 퍼포먼스와 유사한 활동이 있다. 바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 그리고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의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정보통신윤리교육이 그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부모 세대가 가진 윤리규범을 자녀 세대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비록 이 교육에서 사이버 명예훼손, 인터넷 범죄, 해킹의 불법성 등 인터넷의 특성을 부각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사이버 공간에서 지켜야 할 윤리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윤리교육은 오프라인의 규범을 강요하는 것과 같다. 이런 사이버 윤리교육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어떤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정보사회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지도하려 하기보다는 더 큰 애정을 보여주고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즉 컴퓨터를 하지 못하게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자신의 삶을 나름대로 잘 꾸려나가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또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컴퓨터와 관련해 아이와 겪는 갈등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교육&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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