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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체제’ 2년 막전막후

북핵 압박과 피해자 의식이 낳은 ‘무오류 신화’의 명과 암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이종석 체제’ 2년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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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안 떠돌던 ‘이종석 낙마설’은 6월 중순에 들어서자 오히려 ‘2기 이종석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바뀌는 형국이다. 그간 NSC는 이번에 알려진 ‘조사’ 이외에도 청와대 내부의 문제 제기에 여러 차례 직면했다. 그러나 논쟁은 별다른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해서 나타난 까닭은 무엇이며, 노무현 대통령은 왜 이처럼 이 차장을 신임하는가. 출범 초기 NSC가 안고 있던 세 가지 부담과 이후 겪은 세 차례의 위기로 풀어본 ‘이종석 체제’ 2년 대해부.
‘이종석 체제’ 2년 막전막후

이종석 NSC 사무차장.

‘조사’와 ‘회의’, 그리고 ‘조사성 회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관련해 4월 청와대에서 두 차례 열렸다는 ‘그 무언가’를 지칭하는 용어들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주재로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이종석 NSC 사무차장, 천호선 국정상황실장 등이 참석했다는 ‘그 무언가’는, 2003년부터 진행되어온 전략적 유연성 관련 한미 당국간 협의에서 문제점이 없었는지 검토하는 자리였다고 청와대측은 공식 설명했다. 언론은 ‘조사’라고 보도했지만 청와대는 ‘회의’라고 했고, 이후 언론에서는 이를 절충해 ‘조사성 회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5월 중순 언론보도를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종석 차장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져 나왔다.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다룬 한미미래동맹정책구상회의(FOTA)를 실질적으로 책임진 것이 NSC이고, 4월의 ‘조사성 회의’는 국정상황실과 민정수석실이 검사 역할을, 정동영 장관이 판사 역할을 맡아 이종석 차장과 서주석 NSC 전략기획실장의 ‘설명’을 듣는 자리였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측은 6월초 청와대가 고영구 국정원장 후임으로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을 내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종석 차장의 신변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국가안보보좌관이 NSC 사무처장을 겸임하는 현재의 시스템상 이종석 차장이 보좌관 자리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큰데, 이렇게 되면 형식적으로는 승진이지만, 내용으로는 좌천이나 다름없다는 관측이었다. 국가안보보좌관은 명목상 수장일 뿐 실질적으로 현안을 조율하고 정보를 총괄하는 책임은 사무차장에게 집중된 것이 현재의 NSC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언론에 후임 NSC 사무차장 내정자가 거론되는 등, 기정사실이돼가던 ‘이종석 좌천설’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6월 들어 급격히 수그러들었다. 우선 이종석 차장이 자리를 옮긴다는 그림이 확정된 게 아닐 뿐더러, 실제로 보좌관으로 승진한다 해도 전임자들과 달리 계속해서 NSC를 총괄하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청와대 인사들의 설명이었다. 후임 사무차장 역시 당초 거론되던 인사는 배제될 공산이 크고, 오히려 NSC 내부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었다. 6월 중순 한 청와대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종석 체제는 계속될 것이다. 어쩌면 이전보다 더욱 강화될 수도 있다. 그간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던 견제그룹이 빠르게 흩어지는 모양새다. 이미 주요쟁점은 모두 테이블 위에 올라와 검증을 거쳤으므로 더 문제를 제기할 것도 마땅치 않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2년여 동안 외교안보 정책결정의 핵심에 이종석 차장과 NSC가 있었음을 부인하는 정부당국자는 없다. 이렇듯 떠들썩하게 알려지기는 앞서의 ‘조사성 회의’와 관련한 언론보도가 처음인 듯하지만, 사실 청와대 내에서는 NSC의 업무수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쉼 없이 나왔다. 그 가운데는 대통령을 포함해 청와대 관계자들이 문제의식을 공유할 만큼 상황이 심각해진 경우도 있었고, 이에 따라 이종석 차장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가 일정부분 흔들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마지막 순간에 이종석 차장을 지켜준 것은 다름아닌 대통령이었다. 제기된 문제는 특별한 ‘결과’ 없이 흐지부지되는 패턴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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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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