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列國志 兵法 ⑧

오(吳)·초(楚) 전쟁의 희비 쌍곡선

전략전술로 압승, ‘복수무정’에 자멸

  • 박동운 언론인

오(吳)·초(楚) 전쟁의 희비 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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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하여 오군은 오·초 접경지대에서 소규모의 무력충돌을 자주 일으켰다. 물론 초군을 피폐시키려는 기도가 깔려 있었다. 나아가 초군 수뇌부의 주의를 오·초 접경지대로 이끌어 이를 고착화함으로써 앞으로 실시할 전략적 우회의 기습 효과를 한층 높이려 한 것이다.

한편, 아무리 부패했다 해도 초군 수뇌부가 무위도식만 일삼은 것은 아니었다. 그들도 오자서와 백비 등이 잇따라 탈출해 오나라로 가서 복수전을 획책한다는 정보를 접하고는 그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했다.

결국 원인이 간신 비무기의 참언과 군신(君臣) 이간의 부정적 작용에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군부의 요청에 따라 비무기와 그 가족 연루자들을 일망타진하고 숙청했다. 또 오자서를 따라 오나라로 망명했던 옛 태자 건의 아들 승(勝)을 비밀리에 설득해 다시 초나라로 귀환케 했다. 그러나 전쟁 준비 차원에서는 그다지 의미 있는 조치가 되지 못했다.

백거(柏擧)의 결전

드디어 기원전 506년 겨울, 결전을 위한 대진군이 개시됐다. 오군을 주력으로 당나라와 채나라 군대가 합세한 연합군은 오왕 합려의 호령에 일사분란하게 따랐다. 목표는 초나라 서울인 영(텽).



그러나 동원 가능한 총병력 면에서 초나라가 우세했다. 이에 대해 오나라는 탁월한 전략·전술과 병력의 질적 우세로 맞서 이기려 했다. 우선 오군 주력은 ‘전략적 대(大)우회’를 감행, 동맹 약소국 영토를 통과하여 수로를 타고 대별산(大別山)을 돌아 초나라가 예기치 못한 측배(側背)에 갑자기 출현했다. 남부전선에 전면 포진한 초군의 주력부대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주동적으로 새 북부전선을 형성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오군의 주력은 함선으로 회하(淮河)를 서진하다 그 흐름이 크게 물굽이를 이루는 곳, 즉 회예(淮汭)에 집결한 다음 하선하여 강을 따라 행군, 한수(漢水)의 기슭에 도달했다.

초군 수뇌부는 깜짝 놀라 대책회의를 열었다. 수도 방위를 위해 오군 격퇴가 급선무였다. 총사령관은 부패하고 무능한 영윤(令尹)인 자상(子常)이었으나 부사령관은 군사를 아는 똑똑한 좌사마(左司馬) 심윤술(沈尹戌)이었다.

심윤술의 정세판단에 따르면 당시 초군의 약점은 병력 분산이고 오군의 약점은 전략적 우회에 따른 길고 방만한 보급선이었다. 그러므로 초군은 분진합격(分進合擊) 방식으로 병력을 집중해야 하며 이를 위해 우선 심윤술 자신이 북방을 돌아 그곳 병력을 모아서 오군 함선이 집결해 있는 회예를 화공으로 소각하겠다. 한편 본대는 한수 우안에 포진해 수도를 방어하면서 당분간 단독 출격을 삼가고 자기의 화공 성공을 협공 개시의 신호로 삼아 오군을 합격, 섬멸하자고 제의했다.

뛰어난 작전 구상이다. 총사령관 자상도 처음에는 그 건의에 동의해 심윤술이 북쪽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대기 중 사황(史皇)이란 심복 부하가 자상의 귀에 속삭거렸다.

“심윤술의 작전을 따르면 이기더라도 큰 공은 심윤술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병력도 적지 않으니 화공을 기다릴 것 없이 강을 건너 적군을 칩시다.”

결국 자상은 사황의 유혹에 넘어갔다. 완전한 승리를 위한 조건 형성을 기다리지 않고, 단독 출격을 결심한 것이다. 한수를 건너 진을 쳤다가 소별산과 대별산 사이에서 세 차례나 공격해봤으나 이기지 못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시일이 갈수록 초군은 밀리고 말았다. 11월19일에는 백자산(柏子山)과 거수(擧手) 사이의 평야에서 대진하게 됐다. 이것이 백거의 결전이다.

수도를 점령하다

아침에 왕제인 부개(夫槪)가 합려왕을 찾아와서 말했다.

“적의 대장군 자상은 비겁하고 탐욕스러운 놈이어서 도대체 장병 사이에 위신이 서지 않습니다. 사기가 엉망입니다. 그러니 제가 선봉에 서서 자상의 본군으로 뚫고 들어가겠습니다. 그러면 먼저 보병이 도망칠 것이고 따라서 전군이 동요할 것입니다. 그때 국왕께서 전군을 들어 공격하세요. 적군 궤멸은 틀림없습니다. 오늘은 제가 선봉에 서겠으니 하명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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