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저금리·고령화 시대를 돌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는 주식투자다. 주식은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투자 수단으로 매우 적합하다. 일본, 미국 같은 선진국 주식시장에서도 30~40대가 연금투자를 통해 노후를 준비하면서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다. 우리나라도 경제성장률은 과거처럼 높지 않지만, 기업의 투명성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적립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주식펀드 중 일부는 지난 3년간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제는 주식펀드를 잘 골라야 노후를 편안하게 살 수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성장주 펀드, 가치주 펀드, 대형주 펀드, 중소형주 펀드 등 주식펀드의 종류는 다양하다(그림 1 참조). 이런 분류는 특별하게 법률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펀드산업에서 통용되는 방법이다. 성장주와 가치주는 ‘Part 7’에 소개했다. 대형주와 소형주는 시가총액에 따라 구분한다. 대형주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주식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이다. 이들 회사는 많은 정보를 발표하지만 사업이 복잡해 주가를 평가하기가 어렵다. 중소형주는 기업 정보가 풍부하지 않으며 기업분석가들이 관심을 덜 갖는 규모가 작은 주식이다. 사업 내용이 복잡하지 않아 주가를 평가하기가 대형주보다 쉽다. 하지만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매매가 쉽지 않다.
철학도 중요하고, 비용도 중요하다
국내 주식펀드는 투자 대상과 전략을 공식적으로 구분하고 있지 않다. 가령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는 모두 주식펀드라고 한다. 대형주, 중소형주, 가치주, 성장주와 같은 구분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다. 따라서 주식펀드를 선택할 때는 먼저 펀드의 운용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적립식 투자로 주식펀드를 이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참고해야 한다.
첫째, 주식펀드는 대형 기금으로서 코스피지수처럼 시장 평균 수익률을 지향할 뿐이지 엄청난 고수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국내외 성과평가를 분석한 결과 주식펀드 전체의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지수의 등락폭과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일부 주식펀드를 제외한 주식펀드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과 비슷할 것으로 보면 된다.
둘째, 주식펀드는 자산운용회사의 운용 철학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 운용 철학은 여러 명의 펀드매니저를 지배하는 행동원칙을 말한다. 최근 일부 자산운용회사들이 배당주 펀드, 중소형주 펀드 등으로 업계에서 최상위권의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룩한 성과가 아니다. 지난 수년간 배당주 펀드와 중소형 펀드를 육성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한 결과다.

먼 미래를 보고 투자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신념을 ‘투자 철학’이라고 한다. 그래서 펀드를 고를 때는 무엇보다 그 회사의 투자 철학을 봐야 한다. 물론 상당수의 자산운용회사가 투자 자세보다는 고객만족, 리스크 강화 같은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망스러운 경우도 많다.
셋째, 주식펀드는 가능하면 주가지수선물이나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을 사용하지 않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 파생상품을 사용하는 펀드보다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해 오랫동안 보유하는 펀드가 좋다. 2000년 이후로 주식펀드가 매우 선진화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파생상품을 이용한 주식펀드들이 운용되고 있는데, 이런 펀드들은 장기 투자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단기간 안전하게 투자할 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펀드의 비용도 살펴보자. 펀드에서 받는 비용은 판매비용, 운용비용, 수탁자비용, 기타비용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주식펀드 중 적립식 투자용 펀드의 경우 총비용은 대략 자산 평가액의 2.5%다. 이중에서 판매보수는 1.8%. 비용은 자산의 평가액에서 차감하므로 장기간 투자해서 평가액이 높아질수록 펀드에서 지출하는 비용부담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