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호

커피 마시면 전화번호 잘 기억한다?

  •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입력2005-12-30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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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마시면 전화번호 잘 기억한다?
    요즘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은 ‘별다방(스타벅스)’ ‘콩다방(커피빈)’ 등 한국어 ‘애칭’이 생길 정도로 인기다.

    시내 중심가에는 몇 집 건너 하나씩 들어서 있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싼값에 점심을 해결하고, 커피전문점에서 점심값의 몇 배나 되는 커피를 마시는 직장인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런데 커피에 관한 이런저런 ‘루머’는 커피를 마음놓고 즐기는 것을 방해한다. 카페인이 심장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염색체에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 임산부가 하루에 8잔 이상 마시면 유산할 확률이 두 배로 높아진다….

    최근 커피 애호가들에게 반가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커피가 단기 기억력을 향상시킨다는 것.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의대 플로리안 코펠슈태터 박사는 지원자 15명에게 카페인 100mg이 함유된 커피와 카페인이 없는 커피 중 하나를 마시게 했다.



    그리고 지원자들이 여러 개의 알파벳 대문자로 이뤄진 단어를 본 다음 어떤 문자가 있었는지 ‘예’ ‘아니오’로 대답하는 기억력 테스트를 치르는 동안 뇌의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찍었다.

    며칠 뒤 코펠슈태터 박사는 지원자들에게 커피를 바꿔 마시게 한 다음 다시 한 번 기억력 테스트를 하며 fMRI를 찍었다.

    두 실험을 비교한 결과 코펠슈태터 박사는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마시면 뇌의 전두엽이 매우 활발히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뇌에서 이 영역은 특정 기억이나 주의, 집중, 계획 등에 관련된 부분”이라며 “전화기에서 숫자 버튼을 누르기 전에 재빨리 전화번호를 보고 기억해놓을 때도 이 영역이 사용된다”고 밝혔다.

    지난 11월에는 미국 애틀랜타의 피드먼트-머서 건강학습센터의 로버트 슈퍼코 박사의 연구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그에 따르면,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보다 카페인이 제거된 디카페인 커피를 마실 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심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 카페인이 없는 커피는 지방 함량이 높은 원두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도 1999년 발족한 이래 운동선수에게 공식적으로 커피 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 음용을 금지해오다 2004년 올림픽부터 관련 규정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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