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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와의 전쟁’ 벌이는 성무용 천안시장

“평당 900만원이라니, 누가 지방에 오겠습니까?”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아파트 분양가와의 전쟁’ 벌이는 성무용 천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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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무용 시장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법원의 지적에 발끈했다. 성 시장은 “법원이 오히려 공공의 이익을 외면하고 기업의 이익을 위한 판결을 내렸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다수 국민의 관심이 아파트에 쏠려 있는데, 재판부가 그런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천안시는 9월11일, 법원에 항소했다.

“3년째 이 제도를 시행해오고 있지만 지금껏 한 번도 문제가 없었어요. 건설업자들이 가이드라인을 잘 따라줬습니다. 올해도 2건, 1200가구가 가이드라인에 맞게 분양을 했어요. 덕분에 다른 지역에 비해 천안은 아파트 값이 비교적 안정됐죠. 이번 판결이 잘못되면 파장이 엄청날 겁니다. 현재 600만원대인 분양가가 갑자기 1000만원 안팎으로 치솟으면 부동산 투기하는 사람들이야 재미를 보겠지만 내 집 갖고 싶어 하는 서민은 언제 아파트를 살 수 있겠습니까?”

천안시에 따르면 불과 3∼4년 전만 해도 대전의 아파트 값이 천안보다 쌌다. 그러나 현재 대전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850만원인 데 비해 천안은 65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평택도 천안의 평균 분양가가 600만원일 때 55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평당 850만∼900만원에 분양되고 있다고 한다.

입주자 모집 승인, 기속행위인가?

그러나 정작 천안시민들은 천안시가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온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번 소송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민들도 알게 됐고, 1심에서 천안시가 패소하자 아파트 분양가가 갑자기 오를 것을 염려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안에 천안에서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던 업체들이 재판 결과에 따라 분양가를 높일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분양 시기를 늦추고 관망하는 형편이다.



성 시장은 “천안 지역 아파트 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정된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자체적으로 가이드라인 제도를 검토,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었다”고 말한다. 1, 2월에 분양하는 경우와 12월에 분양하는 경우 같은 해라도 1년 가까이 시차가 있기 때문에 연초에 정한 가이드라인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등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는 것. 그런데 “이번 소송으로 인해 가이드라인 자체가 무너져버리게 생겼다”며 우려를 표했다.

▼ 1심 판결에 따르면 지자체가 분양가를 통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데, 항소심에서 승산이 있겠습니까.

“주택법 38조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보면 엄연히 사업주체가 입주자를 모집하고자 할 때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돼 있는데, 그보다 더 뚜렷한 법적 근거가 어디 있습니까?”

▼ 입주자모집 승인제도를 말씀하시는 건데, 그것이 분양가 통제 수단으로 쓰여선 안 된다는 게 법원의 판단 아닙니까.

“사업주체가 입주자를 모집하기 위해선 입주자모집공고안에 사업주체, 시공업체, 주택 건설 위치 및 공급가구수, 가구당 주택공급 면적 및 대지면적, 주택공급신청자격, 신청일시 및 장소, 분양가격 및 임대보증금, 임대료와 청약금·계약금·중도금 등의 납부시기 및 납부방법 등을 명시해서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된다고 돼 있습니다. 그 여러 항목 중에서 주민에게 가장 크게 와 닿는 게 분양가이고, 따라서 면밀히 검토해 주민들에게 적정한 가격이라고 판단되면 승인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조정을 권고해왔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입주자모집 승인을 기속(羈束)행위라고 규정하지 않았습니까. 신청자가 서류만 제대로 갖추면 행정처가 승인을 거부할 수 없는 기속행위라고. 법원 판결대로 행정처의 재량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왜 ‘승인’이라고 합니까, ‘신고’라고 해야 맞지.”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려는 건설업자는 관할 지자체에 서류를 제출하고, 지자체장으로부터 사업계획 승인, 감리자지정공고 승인,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택법 38조는 이 가운데 아파트를 분양하기 전 받아야 할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에 관한 것. 그런데 법원은 입주자모집공고에 대한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이 “입주자 공개모집을 보장하고, 수(受)분양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절차적 통제 방안”이며 “입주자모집공고안이 관계법령의 소정의 요건에 합치되는 한 승인권자가 그 승인을 거부할 수 없는 기속행위”라고 규정했다. 입주자모집공고안의 고유 목적은 공개모집을 통해 입주 희망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고, 계약 및 입주금 납부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으므로 관련 사항을 충족시켜 서류를 갖추면 지자체장이 승인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입주자모집 승인제도를 분양가 통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제도의 오용 내지 남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법 해석엔 공공택지가 아닌, 민간자본으로 토지를 매입해 조성한 부지 위에 건설·공급되는 공동주택의 분양가는 자유경쟁 및 시장원리를 통해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며 분양가를 제한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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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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