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노화를 방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최신 회춘치료가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까닭에 경제적 여력이 있는 이른바 ‘잘나가는 5060’ 세대가 아니면 넘보기 어렵다. 이들의 회춘 개념은 세 가지로 축약된다. 우선 피부와 몸집에 붙은 나잇살을 제거하는 미용 치료이고, 둘째는 심장병, 당뇨병 등 수명을 단축하는 질병을 예방하는 것, 셋째는 언제까지나 스트레스 없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젊은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항목은 ‘회춘 요법’에서 순서를 정하기 어려울 만큼 하나같이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지금껏 항노화 작용을 한다고 알려진 요법의 대부분이 이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이러한 요법의 부작용과 실제 효과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여성호르몬 요법 논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젊음이기에 노화현상을 늦출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덤비는 행태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예부터 내려오는 회춘 비법 중에는 엽기적인 것도 많다. 노령의 남성이 젊음을 되찾고자 동녀(童女), 즉 어린 여자아이를 가까이 품는 풍습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류층에서 즐겨 사용된 회춘법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늙은 혈액을 젊은이의 그것으로 교체하는 수혈법을 쓰기도 했다. 지금도 일부 노인들은 불법적인 이런 수혈법에 의존하다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이와는 달리 요즘 5060세대가 열광하는 회춘 요법은 대부분 나름의 과학적 근거에 의존한다. 대표적인 회춘 요법인 호르몬 요법도 인체의 노화가 호르몬 부족에서 온다는 데서 착안됐다. 호르몬을 부족한 만큼 외부에서 보충해주면 호르몬 결핍에서 오는 갱년기 증상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이 원리는 임상에서도 효과를 발휘해 도입 초기부터 여성들의 폐경기증후군에 대한 치료법으로 각광받았다.
50대를 넘어 갱년기가 찾아오면 대부분의 여성은 그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전신증상을 겪게 된다.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증상은 얼굴과 상반신에 열이 나고 붉게 변하는 열감과 홍조 증상이다. 갱년기 증상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에도 영향을 주는데, 일부 여성들은 짜증이 늘어나거나 우울증, 불면증으로 고통받기도 한다. 질 건조증이나 생리불순, 폐경도 이 시기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은 이러한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대안적 치료법이다.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이 갱년기 현상의 치료뿐 아니라 피부미용 효과와 치매, 대장암, 직장암,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갱년기 여성들은 너도나도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